2021.06.09(수) 삼하 16:1-14
삼하 16:1-14
#_다윗과 시바. 그리고 므비보셋.
피난 길에. 힘겨운 소식이 계속 들려온다.
그중에 하나는. 므비보셋이. 다윗을 배신하였다는 소식이다.
실제로 오늘 본문을 보면.
시바가 다윗 왕에게. 피난 길에 먹을 음식을 가져다 주며 이렇게 말한다.
"므비보셋은. 지금 예루살렘에 머물러 있습니다.
그는 이제야 이스라엘 사람이. 자기 할아버지(사울)의 나라를.
자기에게 되돌려 준다고 생각하고. 기뻐하고 있습니다(삼하 16:3)"
다윗 입장에선. 충격에 빠졌을 것이다.
"내가 지금까지. 므비보셋에게 베풀어준 은혜가 얼마인데.
므비보셋이. 어찌 나를 버리고. 배반할 수 있는지?"
그야말로. 기가 막히고. 코가 막힌다는 생각을 하였을 것이다.
그래서. 다윗은.
사실 확인도 하지 않고. 시바의 말을 믿어버린다.
어떤 측면에선. 사실 확인을 할 마음의 겨를 또한 없었을 것이고.
시바의 선물(?) 앞에. 다윗의 마음이 녹아버렸을지도 모른다.
그래서. 다윗은 지킬 수 없는 약속을 하게 된다.
잘못된 판단이다.
다윗은 시바에게. "므비보셋의 재산을. 네가 모두 가져라(삼하 16:4)"는 말만 남기고.
또 다시 피난길에 나서게 된다.
어떤 측면에선. 허탈한 고백이었을 것이다.
세상 모든 일에. 낙심하고. 체념한 듯한 마음으로.
무심코. 아무 생각 없이. 그냥 허탈하게 한 고백이었을 것이다.
그렇게 말씀을 계속 보는 중에. '시바'의 말이 계속 마음에 걸린다.
Q. 시바의 말이 사실이었을까? 므비보셋은 정말 다윗 왕을 버린 것이었을까?
Q. 시바는 도대체 어떤 목적과 이유로. 다윗에게 나아온 것일까?
Q. 다윗은. 왜 사실 확인도 하지 않은 체. 시바의 말을 믿어버린 걸까?
다윗은 왜 이렇게. 무책임한 태도로. 무모한 약속을 해 버린 것일까?
그래서. 사무엘하 19장에 기록된 이야기를 먼저 살펴보았다.
실제로 사무엘하 19장 24절부터 30절까지를 보면.
궁으로 돌아온 다윗과. 므비모셋이 재회하는 장면이 나오는데.
그때 다윗은 므비보셋에게 이렇게 묻는다.
Q. (다윗) 그대는. 왜 나와 함께 떠나지 않았소?
내가 전해듣기론.
이스라엘 백성이. 이제서야 할아버지의 나라를. 당신의 손에 돌려주었다며.
기뻐하고 즐거워하였다던데. 그게 사실이오?
A. (므비보셋) 왕이시여. 그것은 새빨간 거짓말입니다.
저는 분명. 시바에게. 나귀에 안장을 싣고. 저를 거기에 태우라고 말하였습니다.
임금님과 함께 떠나기 위해서였습니다.
하지만. 시바가 저를 속였습니다.
그리고. 그 길로 왕에게 가서. 저를 모함하는 말을 일삼았습니다.
시바와 므비보셋. 두 사람의 말이. 충돌한다.
누구의 말이 사실일까?
므비보셋의 말이 사실인 것 같다.
실제로. 사무엘하 19장 24절을 보면. 나레이터는 이렇게 말한다.
"므비보셋은. 왕이 떠나간 날부터. 평안하게 다시 돌아오는 날까지.
발도 씻지 않고. 수염도 깎지 않고. 옷도 빨아 입지 않았다"
성경 기자가. 왜 이렇게 말하는 것일까?
그것은. 므비보셋의 말이 진짜이기 때문이다.
그는. 다윗 왕이 궁을 떠난 날부터.
왕에 대한 걱정과 수심으로 밤잠을 설치고 있었기 때문에.
그가 발도 씻지 않고. 수염도 깎지 않고. 옷도 빨아입지 않았다고 말하는 것이다.
그런 므비보셋의 진심 앞에. 다윗은 할 말을 잃고 머쓱해 졌을 것이다.
"내가 섣불렀구나" 하는 생각과 함께.
"시간을 되돌릴수만 있다면. 시바에게 한 약속을 돌이킬텐데"
라는 생각 또한. 들었을 것이다.
그렇기에. 다윗은. 어쩔 수 없이. 므비보셋에게 이렇게 말한다.
"미안한데. 내가 시바에게 한 약속이 있어..
내가 전에는. 시바에게. '므비보셋의 땅을 네가 모두 가져라'고 말했는데.
네가. 시바와 땅을 나눠 가지면 좋겠어..(삼하 19:29)"
그러자. 므비보셋은 이렇게 답한다.
"높으신 임금님께서. 안전하게 왕궁으로 돌아오시게 되었는데.
이제 그가 그 밭을 다 차지한들. 뭐가 문제겠습니까?
아무런 상관 없습니다.
저는. 그저 왕이 궁으로 돌아온 것 하나만으로. 족합니다. 충분합니다.(삼하 19:30)"
므비보셋의 진심과 충성 앞에. 나 역시 할 말을 잃어버린다.
어쩜 이렇게. 평온할 수 있을까.
시바의 거짓말과. 파렴치한 행동 앞에서도.
그는. 어쩜 이렇게 마음의 평온함을 잃어버리지 않을 수 있을까!
정말 대단한 것 같다.
그런 측면에서.
오늘 므비보셋의 모습이. 마음에 참 많이 남는다.
사람들의 거짓과. 권모술수. 그들의 야비함에도 불구하고.
흔들림 없이. 자신의 마음/이야기를 전하는. 므비보셋이 존경스럽고.
물질적인 보상/손실에도 불구하고. 마음이 흔들리지 않으며.
오직 주군을 향한 충성과. 진실함으로 살아가는.
므비보셋이 너무 대단하게 느껴진다.
마치. 다윗이 시므이를 향해 하는 고백과 같다.
"시므이가 나를 욕하고. 조롱하고. 비방하지만. 내가 어찌 하겠소.
혹시 주께서 그에게 그렇게 하라고 시킨 것이라면.
내가 어찌 그것을 막을 수 있겠소.
혹시라도 주께서 이런 나의 비참한 모습을 보시고.
주께서 오히려 나에게 좋은 것으로 갚아주실지. 누가 알겠소?(삼하 16:12)"
라고. 다윗이 고백하였던 것처럼.
므비보셋도 동일하게. 삶으로 말하고 있는 것이다.
"시바가 나에 대해 거짓말을 일삼는다고 해서. 내가 무엇하겠습니까.
주께서. 그에게 그런 말을 하도록 하셨다면.
내가 어찌 그것을 막을 수 있겠습니까.
하지만. 진실은 살아있고. 진리는 변함이 없습니다.
주께서. 그런 나의 진심을 아신다면.
주께서. 분명 나에게 은혜를 베푸시고. 나를 기억하실 것입니다.
그렇기에. 나는. 나의 의로움을 나 스스로 입증하지 않고.
오직 하나님의 손에. 하나님의 심판에 맡기길 원합니다.
이것이. 내가 사는 법입니다."
그런 측면에서.
오늘 나의 삶도. 므비보셋과 같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갖게 된다.
정치적 야합과. 권모술수를 꿈꾸는 시바의 거짓에도 불구하고.
다윗의 어리석고 섣부른 판단에도 불구하고.
므비보셋이. 하나님 나라를 향한 믿음과 소망을 잃어버리지 않고.
오직 한 길 가는 순례자로. 살았던 것처럼.
오늘 나와 우리 공동체도.
하나님 나라를 향한 진실한 믿음으로 살아가길 소원한다.
그렇기에. 오늘 하루를 시작하며. 이렇게 기도한다.
“주님. 우리가 시바처럼. 거짓과 탐욕에 눈이 멀지 않게 하여 주십시오.
주님. 우리가 다윗처럼. 성급하게 판단하고.
눈 앞에 주어진 상황에. 분별력을 잃지 않게 하여 주십시오.
부디. 주께서. 우리의 심령을 므비보셋과 같이 하여 주사.
우리가 사람들의 생각을 바꿀 수 없고.
사람들의 마음을 바꿀 수도 없고.
그리고 눈 앞에 주어진. 상황과 처지 또한 바꿀 수 없다 하더라도.
오직 하나님 나라를 향한 진실한 마음과 고백으로.
나의 마음을 주장하고.
하나님 앞에서. 범죄하고 실수하지 않게 하여 주시옵소서.
오늘 하루를 주께 의탁드리며.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