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상_시냇가에 심은 나무/창세기

2022.02.24(목) 창 21:8-21

The Sabbath 2022. 2. 24. 09:46

창 21:8-21

리더로 섬기면서. 가장 힘들 때가 언제냐 묻는다면.
나는 단연코. 어떤 선택/결정을 할 때라고 말하고 싶다.

가능하면. 모든 사람의 필요를 채우고.
모든 사람을 만족케 하고 싶지만.
현실적으로 그러기가 쉽지 않다.

이쪽을 선택 하면. 저쪽에서 힘들어 할 테고.
저쪽을 선택 하면. 이쪽에서 힘들어 할 테니.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이. 더러 발생한다.

평소에. 나와 친분이 있는 사람에 관한.
이야기/결정을 할 때면 마음이 더 힘들다.
개인적인 일이라면. 얼마든지 그를 돕고. 그의 필요를 채워주겠지만.
공동체 전체를 생각하면. 그러기가 참 어렵다.

그래서. 때로는 누군가의 요청을 거절하기도 한다.
정말 미안하고. 또 미안하지만.
이것이 옳기 때문에. 이것이 모두를 위한 결정이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그러한 선택을 해야 할 때/경우가 생기는 것이다.


근데. 오늘 본문을 보니. 아브라함의 마음도 그런 것 같다.

실제로 오늘 본문을 보며.
이삭이. 젖을 뗄 무렵. 아브라함은 동네 사람들을 모두 불러모아 잔치를 벌렸다.
그 당시는. 의학 기술이 발달하지 않아서. 유아 사망률이 높았기 때문에.
아이가 젖 뗄 무렵까지. 건강하게 잘 자라면.
이것을 모든 사람이 모여. 함께 축복하고 함께 기뻐한 것이다.

하지만. 이스마엘은. 이 일이 그다지 기쁘진 않았다.
왜냐하면. 사람들의 모든 관심이. 이삭에게 향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생각해 보면.
지난 13년 동안. 이 집에서. 누가 모든 관심을 받았겠는가?
지난 13년 동안. 누가 사람들의 관심을 받고. 사랑을 받았겠는가?
이스마엘이다.
이스마엘이. 이 집의 중심이었고. 이스마엘이 이 집의 핵심이었다.

근데. 이삭이 태어나고 난 다음. 사람들의 모든 관심이 이삭에게 향해 있다.
사람들이. 이삭만 좋아하는 것 같고. 이삭만 챙기는 것 같다.
그러니. 이스마엘 입장에서는. 얼마나 속이 상하고. 서운했겠는가.

그래서. 이삭이 젖을 뗄 무렵. 이스마엘을 심통이 잔뜩 났다.
이삭 저놈의 새끼만 없었다면.
내가 이런 홀대를 당하지 않을 텐데 하는 마음 때문에.
그의 마음에 심통/뿔이 잔뜩 난 것이다.
그래서. 이스마엘은 이삭을 괴롭혔다.
정말 죽이고 싶은 마음 때문에. 악의로 가득했다기 보다는.
사춘기 소년의. 뿔난 마음이. 그를 충동시킨 것이다.


근데. 이런 상황 속에서.
사라가 그의 마음을 조금이라도 받아주고 이해해주면 좋겠건만.
사라의 마음이 그렇게 여유롭지 못하다.
그래서. 아브라함에게 이렇게 말한다.

"저기요! 하갈과 이스마엘 쫓아 냅시다.
내 새끼랑. 저집 새끼랑. 같이 사는 꼬라지를 내가 못 보겠습니다.
내 새끼랑. 저집 새끼랑. 유산을 나눠가지는 꼬라지도 내가 못 보겠고.
저놈의 집구석이랑 우리 집구석이 더 이상 엮이는 것도 싫습니다.

그러니. 하갈과 이스마엘을. 지금 당장 쫓아내십시오.
만약. 당신이. 이놈들 쫓아내지 않는다면. 내가 쫓아낼 것이고.
만약. 그놈들이 이놈의 집구석을 나가지 않는다면.
내가 나갈 것이니. 그렇게 아시오."


이에 아브라함의 마음이 너무 괴로웠다.

"아니. 그냥 사이좋게 지내면 될 것을. 왜 이렇게 싸우는 걸까?
이삭도 내 아들이고. 이스마엘도 내 아들인데.
내가 어찌 이들을 모른 척 할 수 있단 말인가.
만약 내가 지금 하갈과 이스마엘을 내보낸다면.
그것은. 그냥 나가 죽으라는 얘긴데. 내가 어찌 그럴 수 있단 말인가."

그래서. 아브라함은. 밤새 고민하고. 또 씨름하였다.
도무지. 어떤 선택/결정을 하기가 어려워서.
밤새 고민하고. 또 고심한 것이다.


근데. 그때 하나님이 이렇게 말씀하신다.
"아브라함아. 이 일로 너무 걱정하지 말아라.
내가. 이삭도 잘 살게 할 거고. 이스마엘도 잘 살게 할 거니까.
너무 걱정하지 말아라.
그러니. 너는 사라의 부탁/이야기를 들어주어라.
네가 모든 사람의 필요를 채우고. 도우려는 마음을 내려놓고.
너의 부족함과 한계를 인정하고. 그냥 내게 맡겨라.
그것이 네가 할 수 있는. 모두/전부란다."


그런 측면에서. 하나님의 말씀이. 내게 위로가 된다.

실제로. 앞서 얘기했던 것처럼.
내가 모든 사람의 필요를 채우고. 돕고 싶은 마음은 있지만.
현실은 그럴 수 없을 때가 얼마나 많은가.

근데. 그때마다. 내가 씨름하고 내가 고민할 것이 아니라.
하나님 앞에. 주께서 나의 필요를 맡기길 원하신다는 마음이 들었다.

메시아 증후군처럼.
"내가 모든 것을 해결하고. 내가 직접 이 문제를 풀려는 마음/욕심"을 내려놓고.
주께서. 이 문제를 해결해 주시고.
주께서 그들의 필요를 채워주시고/해결해 주시기를 원하는 것.
그것이. 정말 하나님이 원하시는 길이고.
그것이. 정말 그들에게 도움이 되는 길이라는 것을.
말씀을 통해. 다시금 깨닫게 하는 것이다.


그렇기에. 이 아침.
나도 주님 앞에. 이렇게 기도하며. 오늘 한날을 주께 의탁한다.

"주님.
아브라함이 하갈과 이스마엘을 내보내며.
어쩔 수 없는 선택의 갈등을 겪었던 것처럼.
오늘 제 마음에도. 여러 고민과 선택의 어려움이 있습니다.

이러면. 저것이 걸리고. 저렇게 하면. 또 요것이 걸려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할 때가 참 많이 있습니다.

그때마다. 문제를 잘 해결해 보고 싶지만.
저에게 그럴 만한 지혜와 능력이 없어서. 참 어려울 때가 있고.
때로는. 이 선택으로 인해. 다른 사람이 어려움을 겪지는 않을까.
미안해지고. 또 미안해지는 경우가 있습니다.

하지만. 주님. 이 시간 주님 앞에.
나의 이 고민과 걱정을 주님께 의탁드리길 원합니다.

내 힘으로 해결할 수 없는 일들을.
어떻게든 나 혼자 힘으로 풀어보려고. 끙끙거리고 애쓰지 않게 하여주시고.
내가 할 것은 내가 하고. 또 주님께 내어 맡길 것은 주께 내어맡기고.
그렇게 오늘 내 삶을 살아가게 하여 주십시오.

그래서.  주께서 아브라함의 마음에.
"두려워하지 말아라. 내가 그를 돌볼 테니.
너는 아무런 염려하지 말고. 그를 보내거라"고 말씀하셨던 것처럼.
주님. 오늘 우리 마음에도. 그런 은혜와 평안을 허락하여 주시고.

주님. 저 뿐만 아니라.
오늘 이 땅을 살아가는. 주의 모든 백성들에게.
주께서 당신의 은혜와 평화를 부어주시길 소원합니다.

그래서. 어느 누구도 실족하지 않게 하여 주시고.
어느 누구도 시험에 들지 않게 하여 주시고.
어느 누구도. 마음에 상함과 눌림이 없이.
오직 하나님의 은혜와 사랑 가운데 거하게 하여 주시옵소서.

오직 주님만이 나의 소망. 나의 피난처 되시오니.
오직 주께서. 오늘 우리 삶을.
주님 안에서 만족케 하고. 평안케 하여 주시옵소서.

오늘 한날을 주께 의탁드리며.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


(feat. 나의 주님께 찬양드리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