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상_시냇가에 심은 나무/창세기

2022.03.15(화) 창 26:26-35

The Sabbath 2022. 3. 15. 08:58

창 26:26-35

아비멜렉은. 얄팍한 기회주의자 같다.
처음에는. 이삭이 싫어서.
어떻게든. 이삭을 멀리 쫓아내려고 하더니.
이제는. 이삭에게 가서. 그와 화친을 맺자고 한다.

이삭의 힘이 강해졌기 때문이다.
그가 하는 일마다. 모든 게 잘 되고. 대박나자.
그를 적으로 두는 것 보다. 우리 편으로 두는 것이.
그들에게 좋겠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아비멜렉은.
친구 아훗삭과 군사령관 비골을 데리고 가서.
이삭과. 화친을 맺으려 한다.
"우리가 당신을 건드리지 않고.
당신을 잘 대하여. 당신을 평안히 가게 한 것처럼.
당신도 우리를 해롭게 하지 마십시오.
이것이. 당신과 우리 사이에서 맺을. 약속의 언약입니다."


만약. 내가 그 자리에 있었다면. 나는 어떤 말을 했을까?
아마 결코 좋은 말이 나오진 않았을 것 같다.

"X랄하고 있네. 당신이 우리들한테 잘 대해줬다고?
언제? 도대체 언제 그랬는데?
우리가 잘 되니까. 그게 싫어서. 우리를 쫓아내 놓고서는.
우리가 파놓은 우물을 흙으로 메워버리고.
우리가 수고해서. 우물을 파 놓았더니. 그걸 뺏어가 놓고서.
그래놓고선. 이제 와서. 우리랑 화친을 맺자고?
진짜. 너무한 거 아니요?"

하지만. 이삭은.
"그들을 맞아서. 잔치를 베풀고. 그들과 함께 먹고 마시며.
그들을 평안한 마음으로 보내주었다(30-31절)"

그들이 나를 해하려 하고.
그들이 나를 버리고. 몰아낸 것이 맞지만.
나도 그들처럼 살아갈 수 없기 때문에.
그들이 나에게. '악'으로 대하였다 하더라도.
나는. 그들을. '선'으로 대하며.
하나님의 숯불이. 그들 머리 위에 쌓이도록.
최선을 다해/겸손히 살아간 것이다.

그런 측면에서. 이삭의 모습 속에서. 우리 주님의 모습을 보게 된다.
이스라엘 종교지도자들이. 칼과 창으로 예수님을 잡으러 왔을 때.
베드로는. 칼로 그들과 맞서 싸우길 원했지만.
우리 주님은. 당신의 사랑과 자비로. 그들을 용납하고. 용서하길 원하셨다.

요셉의 삶도 그러하였다.
형들이. 자기를 애굽의 종으로 팔아넘겼을 때.
형들을 향한. 그 마음의 원한과 분노가 얼마나 컸을까.
마치. 영화 '아저씨'에 나오는 대사처럼.
"금 이빨 빼고. 모조리 잘게 잘게 씹어먹어 줄게"라고 말해도.
전혀 이상하지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요셉은.
형들이 자기 발 아래 엎드리며. 곡식을 꾸러왔을 때.
자신의 힘과 권한을 앞세워. 그들에게 복수하지 않았다.
도리어. 형들의 잘못을 감싸주며.
이것이 하나님의 큰 계획/하나님의 섭리 가운데 일부였음을 이야기한다.

지금은 고인이 된. 김대중 대통령의 삶도 그러하였다.
실제로. 그가 박정희 정권 아래에서. 얼마나 혹독한 시련을 당하였는가.
죽을 뻔한 위기를 수차례 겪었고.
평생을 감옥 안에서. 모진 고난과 고통을 당하며 살아왔다.

하지만. 그는. 감옥 안에서. 이렇게 말한다.
"나는 박정권 아래서. 가장 가혹한 박해를 받은 사람이지만.
하느님의 사랑과 용서의 뜻에 따라. 일절 용서할 것을 선언했다.
나는. 지금 나를 이러한 지경에 둔 모든 사람에 대해서도.
어떠한 증오나 보복심을 갖지 않으며. 이를 하나님 앞에. 조석으로 다짐한다."

얼마나 도전되는 말인가.
특별히. 용서라는 것이. 하루 아침에 되는 것이 아니기에.
시간이 지나면. 또 원망과 쓴 뿌리가 솟아나는 게 인간이기에.
"아침 저녁으로/조석으로 하나님 앞에. 이것을 다짐한다"는.
그의 말이. 얼마나 마음 깊이 다가오는가.

그렇기에. 그는 대통령이 되고 난 다음에도.
자기를 음해하였던 사람들에게. 정치 보복을 하며.
원수를 원수로 갚지 않았다.
이것은. 그가 하나님의 은혜와 사랑을. 정말 마음 깊이 받아들였기 때문이며.
그도 하나님 앞에서. 다른 사람들을. 동일하게 사랑하고 용서하기로.
마음에 진실로 결단한 것이다.


그렇기에. 오늘 우리도.
이삭처럼. 예수님처럼. 또 요셉처럼 살아가길 소원한다.

사람들이. 어제는 나를 해하려 하더니.
오늘은 자기가 다급해서. 친한 척 손을 내밀며 다가올 때.
그 손을. 매정하게 뿌리치지 않는 우리가 되길 소원하며.

오히려. 이삭이 그들을 맞아서.
그들과 함께. 먹고 마시며. 그들을 평안한 마음으로 보내주었던 것처럼.
오늘 우리 삶에도. 그런 은혜와. 넓고 너른 마음이 있으면 좋겠다.

오늘 하루. 주께서 우리 가운데.
그 마르지 않는 샘. 사랑의 샘을 터뜨려 주시길 소원하며(32절).
오늘 하루를 겸손히 주께 의탁한다.

(feat. 그런 사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