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상_시냇가에 심은 나무/창세기

2022.03.17(목) 창 27:18-29

The Sabbath 2022. 3. 17. 08:37

창 27:18-29

오늘 본문을 보면.
야곱의 모습이. 오늘 우리를 2번이나. 민망케 한다.
하나는. 부정적인 것이고.
또 다른 하나는. 긍정적인 것이다.

부정적이라 함은. 이런 것이다.
그는 어머니 리브가의 제안을 따라.
엄마가 만들어준. 맛있는 염소고기를 가지고. 아버지 이삭에게 나아갔다.

근데. 이 과정에서 보여주는 야곱의 모습이 심상치 않다.
"네가 누구냐?"라는 아버지의 질문에.
야곱은 서슴치 않고. "저는 아버지의 맏아들. 에서입니다."라고 말한다.

하지만. 생각해 보라.
평생을 자식들과 함께 살아온 아버지가. 자식의 목소리를 구분하지 못하겠는가.
그래서. 아버지는. 미심쩍은 목소리로. 이삭에게 이렇게 물어본다.
"아니. 어떻게 이리 빨리. 사냥거리를 찾을 수가 있지?"
그러자. 야곱은. 대범하게. 거짓말을 늘어놓기 시작한다.
그것도. 하나님의 이름을 팔면서 말이다.

그러자. 이삭이. 이번에는 야곱에게 자기 곁으로 좀 더 가까이 오라고 말한다.
야곱의 두 손을 만지고. 그의 냄새를 맡고.
그가 정말 내 아들. 에서가 맞는지. 계속 확인하고 또 확인한다.
이 과정에서. 야곱의 목소리가 얼마나 떨렸을까.
야곱의 심장은. 얼마나 터질듯이 쿵쾅거렸을까.

하지만. 야곱은 끝까지 거짓말로. 아버지를 속이려 한다.
하나님의 이름을 팔고. 하나님의 이름을 두고 맹세하며.
거짓에 거짓을 더해. 자기가 에서라고 말한다.

우리는. 이런 야곱의 모습을. 차마 받아들일 수가 없다.
그렇게까지.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정당하지 않은 방식으로. 공정하지 않은 모습으로 살아가는 야곱의 모습이.
참으로. 이기적이고 파렴치하게 느껴진다.

그런 측면에서. 야곱의 모습이. 오늘 우리를 부끄럽게/민망하게 한다.
그가 우리의 선조/믿음의 선배라는 것이. 참으로 부끄럽고.
어떻게든 그와 선을 긋고. 그와 거리를 두고 싶다.


하지만. 또 다른 한편으로는.
야곱 안에 있는 욕심. 하나님 나라를 향한 그 갈망이.
뜨뜨미지근한 삶을 살아가는. 우리를 부끄럽게 한다.

마치. 안도현 선생님이.
"연탄재 함부로 발로 차지 마라.
너는 누구에게 한번이라도 뜨거운 사람이었냐"라고 물어보는 것처럼.
오늘 우리에게. 그런 뜨거움/갈망/욕심이 있는지 되물어 보게 된다.

실제로. 야곱은 그런 사람이었다.
그는. 태어날 때부터. 속임수에 능한 사람이었지만.
그는. 그 마음에. 하나님 나라를 향한 욕심과 갈망을 안고.
처음부터 지금까지. 한결같은 마음으로 살아왔다.

형 에서에게 장자권을 얻기 위해.
하루 종일. 열심히 팥죽을 쑤었으며.
오늘도. 아버지의 축복을 받기 위해.
자기 딴에/자기 나름대로. 최선을 다해. 몸부림치며.
하나님 앞으로 나아가고 있다.

물론. 하나님도 그런 야곱의 악함/약함을 너무나 잘 알고 계신다.
그렇기에. 주님은. 평생 동안 야곱을 다뤄가신다.
뛰는 놈 위에. 나는 놈 있다고.
뛰는 놈 야곱 위에. 나는 놈 라반을 만나게 하시고.
자식 새끼들의 속임수와 거짓에 휘말려.
평생 동안. 자식을 잃은 아픔과 슬픔 가운데 살아야 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야곱에게. 한가지 칭찬 받을만한 것이 있다면.
그가. 하나님 나라를 향한. 욕심/갈망을 가지고 있었다는 것이다.

그런 측면에서. 야곱은 연탄재 같은 인생이었다.
한번쯕. 정말 뜨거운 인생을 살았고.
한번쯤. 정말 끝까지.
끝이 닿는데까지 한번 밀어붙이는 인생을 살았고.
한번쯤. 정말. 죽어도 한이 없다며.
여기서 정말 끝을 보고 싶다며.
으스러지고. 으깨지는 인생을. 살아온 것이다.

그렇기에. 오늘 야곱의 모습은. 오늘 우리를 2번 부끄럽게 한다.
한번은. 야곱의 거짓과 속임수가. 오늘 우리를 민망하게 하고.
한번은. 야곱의 욕심과 갈망이. 오늘 우리를 또 다른 모습으로. 부끄럽게 하는 것이다.


하지만. 주님은. 그런 야곱을 사랑하셨다.
야곱 안에 있는. 불순함과 찌끼는.
주께서 인생의 고난과 시련을 통해. 주께서 다루시고 연단할 수는 있지만.
그 마음의 갈망은. 주께서 억지로 심어 넣어줄 수 없기 때문에.
그 마음의 갈망을 받으시고. 그 마음을 귀히 여겨 주신 것이다.

어쩌면 오늘 우리 인생도 그렇다.
어찌 오늘 우리 인생이. 100% 완벽할 수 있겠는가.
우리는 누구나. 인생의 모순과 흠집과 결함을 갖고. 오늘을 살아간다.

하지만. 그런 걸로. 낙심할 필요는 없다.
주께서. 우리의 연약함을 누구보다 잘 알고 계시며.
주께서. 그런 우리를.
당신의 때에. 당신의 방식으로. 다뤄가고 만져가실 것이다.

오히려 더 중요한 것은. 우리의 마음이다.
우리가 정말 주님 앞에. 나아가고자 하는 마음/갈망이 있는지.
우리가 정말 하나님 나라 백성이 되고 싶은. 욕망이 있는지.
우리가 정말 하나님의 손에 다뤄지고.
주께서 우리를 빚어가고. 만져가실 수 있도록.
우리의 몸과 마음을. 온전히 주께 의탁하고자 하는 마음이 있는지.
오히려. 그것이 훨씬 더 중요하고. 훨씬 더 소중하다.

그런 측면에서. 에서와 야곱의 한가지 차이가 있다면 바로 이것이다.
둘 다. 인간적인 모순과 결함으로 가득찬 사람이었지만.
한 사람은. 하나님 나라를 향한 갈망과 욕심으로 똘똘 뭉쳐져 있었다면.
또 다른 한 사람은. 그것 마저도 없었던 것이다.


그런 측면에서. 오늘 우리 인생도. 야곱의 인생과 같길 소원한다.
비록. 우리 안에. 인간적인 모순과. 한계와. 결핍과. 여러 어려움이 있지만.
주께서 그런 우리를 불쌍히 여기시고. 긍휼히 여겨 주시길 소원한다.
주께서 그런 우리를. 아름답게 빚으시고. 성숙시켜 가시길 소원한다.

하지만. 우리 안에. 한 가지 결코 변함이 없었으면 하는 것은.
우리가 하나님 나라를 향한. 욕심/갈망을 잃어버리지 않았으면 하는 것이며.
주께서 우리의 손을 붙들고. 주께서 우리의 인생을 빚어가실 때.
주님을 신뢰하며. 주님을 사모하는 마음으로.
온전히 그분께 내 삶을 의탁하는. 그런 우리가 되었으면 좋겠다.

그렇기에. 이 아침. 주님 앞에 나아가며. 이 찬양을 올려드린다.

"이 세상의 그 무엇으로. 내게 만족함을 주나.
잠시 스치고. 지나가는 그림자와 같은 삶.
오직 주님이 채워 주시는. 의와 신령한 것들이.
내 영혼에 참된 의미. 또한 기쁨 되나니.
내가 구하는 것은. 단 하나. 주님 계신 나라. 들어갈 수 있는. 정결함이며.
내 영혼 온전한 빛이 되어. 날마다 주님을.
깊이 체험하며. 만나는 그것. 내 한 가지 소원"

오늘 하루. 주께서 내 삶을.
연탄재처럼. 만지시고 빚어주시길 소원하며.
오늘 하루를 겸손히 주께 내어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