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04.07(목) 창 34:1-17
창 34:1-17
야곱이 세겜에 이르고. 얼마 지나지 않아.
그 집에 충격적인 일이 벌어졌다.
야곱의 딸. 디나가. 하몰의 아들 세겜에게. 성폭행을 당한 것이다.
나는 그냥 친구를 사귀러. 나갔을 뿐인데…
나는. 그냥 이곳에 사는. 여자 친구들을 찾으러 나갔을 뿐인데…
거기서. 생전 처음 보는 사람에게. 성폭행을 당하고. 집에 돌아왔으니.
디나 입장에선. 이 일이 얼마나 충격적이고 공포스러웠을까.
그렇기에. 디나는.
집으로 돌아와 큰 소리를 내며. 울기 시작한다.
"엄마… 아빠… 무서워요… 나 이제 어떻게 하면 좋아요…."
디나는. 자기에게 있었던 일을. 겨우겨우 털어 놓았고.
그 마음에 수치와 두려움이 물 밀듯이 몰려오는 것 같았다.
근데. 더 충격적인 것은.
이 이야기를 듣고. 난 다음에. 야곱이 아무런 반응도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실제로 오늘 본문. 5절을 보면.
"야곱이. 자기의 딸 디나의 몸을. 세김이 더렵혔다는 말을 들었을 때.
그는. 이 일을 입 밖에 내지 않았다."
야곱의 아들들은. 슬픔과 분노를 이기지 못해서.
그 마음에 슬픔과 울분이 차오르고 있는 이 때에.
야곱은. 아무런 반응도 보이지 않고. 아무런 제스쳐도 취하지 않는다.
그냥. "알겠다. 가만히 있어라"라는 말만 할 뿐이다.
무책임하고. 비겁한 아버지의 모습이다.
야곱의 이런 모습은. 하몰과의 대화에서도 동일하게 이어진다.
하몰이 야곱을 찾아와서.
"나의 아들이 댁의 따님에게 반했습니다.
댁의 따님과 나의 아들을 맺어 주시기 바랍니다"라고 말할 때.
야곱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아무런 반응도 보이지 않는다.
그런 야곱의 모습이 도무지 이해되지 않는다.
하몰과 그 아들 세겜이. 자신의 잘못을 반성하지 않고.
"그냥 사랑해서 그랬습니다.
신부를 데려오는데 있어서. 치러야 할 값을 정해 달라"고 말할 때.
왜 야곱은 화를 내며. 항변하지 않는 걸까?
그것은 사랑이 아니라고.
그것은 폭력이라고.
그것은. 나쁜 짓이고.
그것은 사람이 도무지 해서는 안 될 짓이라고.
왜 화를 내며 따지지 않는 걸까?
근데. 다음 본문을 보면.
아버지 야곱의 속내가. 적날하게 드러나 있다.
실제로. 30절을 보면. 성경이 이렇게 말한다.
"우리는 수가 적은데. 그들이 합세해서. 나를 치고 나를 죽이면.
나와 나의 집안이 다 몰살당할 수밖에 없지 않겠느냐?"
다시 말해서. 야곱은.
자신에게 무슨 일이 일어날까봐. 그게 두려웠다.
그래서. 그는. 디나가 자신에게 일어난 일을 이야기 할 때.
아무런 반응도 보이지 않고. 아무런 제스처도 취하지 않았다.
혹시라도. 우리가 이 일로 시끄럽게 했다가.
우리가 여기서 화를 당하고. 변을 당할까봐. 그게 두려워서.
그냥 아무런 반응도 하지 않고. 아무런 대응도 하지 않았던 것이다.
그래서 이 아침. 말씀을 읽는데.
여러모로 마음이 무거워지는 것 같다.
봄이 오고. 꽃이 피고. 세상은 너무 아름다운데.
꽃다운 나이에. 자신의 목숨을 달리한. 사람들을 생각하면.
마냥 웃고 즐거워 할 수 없기 때문이다.
성경은 우리에게.
"우는 자들과 함께 울라(롬 12:15)"고 말하고 있는데.
오늘 우리는 어떻게 살아야 할까?
그렇기에. 이 시간.
애통함과 슬픔을 안고. 주님 앞으로 나아간다.
주께서 이 땅의 황무함을 보시고.
주께서 이 땅 가운데.
당신의 공의와 정의를 나타내시길 간절히 소원하며.
오늘 우리도. 눈물로 주님 앞에 무릎 꿇는다.
(feat. 이 땅의 황무함을 보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