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11.04(금) 마 15:21-31
마 15:21-31
어제. 잘잘법이라는 프로그램에서.
"사무엘 백(samuel bak)"의 그림 하나를 보게 되었다.
<책 읽기>라는 작품이었는데.
그 그림이 참 인상적이면서도. 가슴 아프게 느껴졌다.
왜냐하면. 그 그림 가운데는.
머리가 깨지고. 상한 사람이 자리를 잡고 있는데.
그 사람의 얼굴 표정이. 너무 슬프고. 힘겹기 때문이다.
그 곁에 있는 천사도 마찬가지다.
날개가 접히고. 날개가 찢겨져 있으며.
천사의 얼굴도. 평온하고. 감사하기 보다는.
뭔가 지치고. 상한 듯한 마음이 드는 것 같다.
책을 들고 있는. 한쪽 손은. 파랗고. 창백해 보이며.
마치 죽은 것처럼 생기가 없다.
근데. 참 인상적인 것은.
그 옆에 있는 한 사람이. 빨간 외투로. 그를 덮어주려고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책을 붙들어 주는 또 다른 한 손은.
온기와 생명으로 가득차 있다는 것이다.
그림의 구도/위치를 봤을 때. 깨지고 상한 사람의 손은 아닌 것 같다.
마치 외부에서. 누군가가. 그를 도와주는 것 같고.
이 사람이 책을 읽을 수 있도록. 어떻게든 그를 도와주는 것 같다.
근데. 이 그림이. 내 기억 속에서. 지워지지 않는다.
왜냐하면. 이 그림에 나오는. 이 사람의 모습이.
오늘 우리의 모습과 너무 유사해 보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우리는 얼마전. 이태원 참사로. 큰 아픔을 겪게 되었다.
세월호의 아픔과 상처가. 아직도 우리 가슴 속에. 커다란 멍으로 남아 있는데.
얼마 지나지 않아. 똑같은/비슷한 상처가. 오늘 우리에게 반복되고 되풀이 되게 된 것이다.
그래서. 마음이 아프다. 마음이 쓰리다.
이 사람의 모습이. 사랑하는 가족/친구를 잃어버린. 오늘 유가족들의 모습과 같은 것 같고.
이 사람의 모습이. 오늘 이 땅에서. 고통받고. 상처받고. 깨진 자들의 모습과 같은 것 같다.
그래서. 우리는. 주님 앞에 나아가.
당신이. 우리의 상처를 어루만지고 치유해 주시길 기도한다.
물론. 때때로. 주님이. 침묵하고. 외면하는 것 같은 경우도 있다.
마치. 오늘 본문에 나오는. 수로보니게 여인을 향해서.
우리 주님이. 대답도 하지 않으시고. 그를 무시하는 것처럼 생각할 때 말이다.
그러면. 그때마다 우리는. 주님 앞에. 상하고. 원망스러운 마음이 든다.
"왜" 우리 주님이. 우리의 목소리를 듣지 않으시는가. 하는 생각이 들고.
"왜" 우리 주님이. 우리를 살펴보지 않으시는가. 하는 생각이 들고.
"왜" 오늘 나에게. "왜" 오늘 우리에게. 이런 고통/아픔이 생겨나는가 하는.
의문/질문들을 가지게 되는 것이다.
하지만. 이 탄식과 원망 이면에는.
정말 우리 주님이. 우리의 아픔과 고통을 헤아려 주셨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주님이 아니면. 우리가 다른 어디서도. 도움을 받을 수 없기 때문에.
그 주님이. 오늘 우리 마음을. 위로해 주고. 헤아려 주기를 바라는 것이다.
그렇기에. 오늘 우리는.
그 주님 앞에 나아가. 탄식하며. 외치며. 소리칠 따름이다.
"다윗의 자손. 예수여. 나를 불쌍히여 여기소서"라고 말하며.
사람들이 아무리 우리를 향해서. "조용히 하라"고 말할 지라도.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 주님 앞에 나아가.
절박한 마음으로. 주를 찾고. 그를 간구할 따름이다.
"주님. 제발. 나를 도와 달라"고. "주님 제발. 우리를 불쌍히 여겨달라"고 말이다.
그런 측면에서. 오늘 나와 우리 공동체가.
우는 자들과 함께 울며. 아파하는 자들과. 함께 아파하는 공동체 되길 소원한다.
이사야 선지자가.
"위로하여라. 위로하여라. 나의 백성을 위로하여라(사 40:1)"라고 고백하였던 것처럼.
오늘 나와 우리 공동체의 삶이.
우리 곁에 있는. 깨지고 상한 자들을. 위로하고 돌보는 공동체 되길 소원하며.
오늘 우리 가운데. 하나님의 정의와 평화가. 온전히 이뤄지는.
그런 복된 공동체 되고. 그런 복된. 이 땅 되길 기도한다.
그래서. 오늘 우리 가운데. 깨지고 상한 사람이 한 명도 없이.
모두가 주님 앞에서. 평안과 복을 누렸으면 좋겠고.
오늘 우리 주님이. 산에 올라가서. 많은 무리를 고쳐주시고. 그들을 회복시켜 주셨던 것처럼.
오늘 우리 가운데도. 그런 일이 있고.
우리 모두가. 이 일을 바라보며. 하나님께 영광 돌리는.
그런 우리 공동체 되고. 그런 우리 교회 되면 좋겠다.
그렇기에. 이 시간. 주님 앞에 나아가. 간절히 간구하고. 또 간구할 따름이다.
오늘 하루. 오늘 우리 인생 가운데. 주님의 은혜와 자비가 있길 소원하며.
약할 때 강함 되시는. 우리 주님의 이름을. 간절히 찾고. 또 찾는다.
(feat. Give Thanks / 거룩하신 하나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