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02.14(화) 출 12:1-14
출 12:1-14
"우리. 오늘부터 1일이다."
젊은 연인들이 자주 사용하는 말이다.
누군가를 사랑하고. 누군가와 연애를 하기 시작하면.
그때부터 그들은. 이렇게 말하고.
서로를 기억하고. 서로의 기념일을 챙기기 시작한다.
왜냐하면. 그날을 기점으로. 우리의 삶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이전에는> 내 삶에. 아무런 일이 없고. 아무런 소망이 없었다면.
<이날을>을 기점으로. 내 삶에 새로운 날들이 시작되고.
내 삶에 새로운 해가 뜨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그런 측면에서. "D-day. 그날"이 중요하다.
우리가 처음 만난 날. 우리가 처음 연애를 시작한 날.
우리가 처음 친구가 된 날. 우리가 처음 결혼 생활을 시작한 날.
우리는 "그날"을 기점으로. before and after.
이전과 이후가 달라진 삶을 살아가게 되는 것이다.
오늘 본문도 마찬가지다.
오늘 본문을 보면. 우리 주님이. 이스라엘 백성들을 향해서.
"너희는. 이 달을 한 해의 첫째 달로 삼아서. 한 해를 시작하는 날로 하여라(출 12:2)"라고 말하고 있는데.
이것이 뜻하는 바가 무엇인가?
이스라엘 백성들이. 애굽에서 떠나는 날을.
그들의 첫출발/시작점으로 삼아서.
이날을 기억하고. 이날을 지키라는 것이다.
이스라엘 백성들이. <이전에는>.
애굽의 굴레와 속박 아래. 종살이를 하며. 하루하루 힘겹게 살아가다가.
<이제는>. 하나님의 은혜로 자유를 얻고 구원을 얻었으니.
이날을 기억하여 지키며. 하나님께 감사하고. 그분의 은혜를 노래하라는 것이다.
마치. 우리가. 예수 그리스도의 은혜로.
구원을 얻고. 하나님의 자녀가 된 날을 기억하며.
그날을 기점으로. 오늘 우리의 삶이 달라지는 것처럼.
이스라엘 백성들에게도. 이와 같은 말씀/명령을 하고 있는 것이다.
그런 측면에서. 오늘 말씀은 우리에게 이와 같이 물어본다.
"나는. 그날을 기억하며. 그날을 기점으로. 새로운 삶/새로운 삶의 여정을 걸어가고 있는가?"
"나는. 구원의 하나님을 노래하며. 구원의 감격과. 기쁨 가운데 오늘을 살아가고 있는가?"
"나는. 유월절을 기념하며. 하나님 안에서. 매일 죽고. 매일 사는 삶을 살아가고 있는가?"
근데. 참 부끄럽게도. 이 말씀 앞에/질문 앞에. 자신 있게/당당하게 말할 수가 없는 것 같다.
왜냐하면. 오늘 우리가 살아가는 삶의 형편/정황이. 너무 바쁘고 분주하기 때문이다.
하나님의 은혜는 너무나 쉽게. 잊혀져 가는 것 같고.
하나님의 은혜는. 너무나 당연하게 생각되기 때문이다.
그날에는. 분명. 우리 주님의 은혜와 사랑에 대한. 감격과 기쁨이 있었는데.
어느 순간. 그 은혜가. 메마르고. 딱딱해져 가는 것 같고.
내 안에 곧은 자아와. 굳은 마음이. 하나님의 은혜를 밀어내고.
어떤 측면에서. 내가/또 우리 공동체가.
바리새인처럼. 또 율법학자처럼. 변해가는 것은 아닌가 하는. 두려움이 들 때도 있다.
그래서. 오늘 아침. 이 말씀을 볼 때.
감사함과 기쁨으로 반응하기 보다.
냉랭함과. 건조함으로 반응하는. 내 모습을 보게 된다.
하박국 선지자가.
"나는 구원의 하나님으로 인하여. 매일 같이 기뻐하고 즐거워한다"고 말하였지만.
나는. 그렇지 않은 것 같고.
사도 바울이.
"내 안에 사는 이. 예수 그리스도니. 나의 죽음도 유익함이라"라고 말하며.
"나는. 그리스도 안에서 매일 죽고. 예수로 말미암아 다시 사노라"라고 말했지만.
오늘 나의 삶은. 그것과는 너무 다른. 딱딱하고 굳은 마음으로 살아가는 것은 아닌가 하는.
불안함과 두려움이. 내 마음에 드는 것이다.
그런 측면에서. 오늘 나에게.
"유월절"의 의미를 기억하고. 그것을 지키는 것이.
나에게. 너무나 중요하다는 생각을 다시금 하게 된다.
이스라엘 백성들이. 유월절을 기념하기 위해서.
양을 고르고. 양을 간직하고. 빵을 굽고. 쓴 나물을 준비하였던 것처럼.
오늘 나에게도. 단절과 품을 파는 수고가 필요하고.
하나님의 은혜를 기억하며. 그분 안에 머무르며.
그분의 사랑과 그분의 수고를. 함께 헤아리며. 함께 기억하는 과정이 필요한 것이다.
그렇기에. 오늘 하루를 시작하며.
이 찬양의 고백으로 주님 앞에 나아가길 기도한다.
"주님 보고 싶고. 더 알고 싶고. 함께 하고 싶고. 또 보고 싶고. 만지고 싶어.
주님 보고 싶고. 더 알고 싶고. 함께 하고 싶고. 또 보고 싶고. 만지고 싶어.
호산나. 호산나. 어서 오소서. 호산나. 호산나. 어서 오소서."
오늘 하루. 나와 우리 공동체가.
그 주님의 사랑을 더 깊이 알아가며.
그 주님의 얼굴을 더 깊이 만지는 그런 우리 공동체 되길 소원하며.
오늘 하루를. 겸손히 주께 의탁한다.
(feat. 주님 보고 싶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