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9.28(토) 막 11:1-6
막 11:1-6
예수께서 예루살렘 가까이 왔을 때에.
제자들에게 이렇게 말씀하신다.
"너희는 맞은 편 마을로 가서. 아직 아무도 탄 적이 없는. 나귀 새끼 하나를 데리고 오너라"
예수께서 예루살렘에 입성하실 때. 타고자 함이다.
근데 생각해 보면. 사실 조금 폼이 나질 않는다.
제자들이 생각하기를.
"예수께서 이스라엘의 왕으로 오시는 분인데. 그렇다면 그에 맞는 급을 타셔야 하는 게 아닌가?
잘 생기고. 품종도 좋고. 신체 늠름한 그런 말을 타도 모자랄 판에.
왜 새끼 나귀 한 마리를 타고 온다는 말인가?
나귀는. 그 당시 짐을 옮기고. 미천한 일에 쓰이던 동물인데.
왜 하필이면 나귀를 타고.
그것도 한 번도 누군가를 태워본 적이 없는. 초짜 동물을 타고 오신다는 말인가?"
제자들 입장에서는. 이 일이 어이 없고. 한심하게 들렸을 것이다.
하지만. 어쩌겠는가.
"주님이 하시겠다"고 하면. 그렇게 해야지.
그래서. 건너편 마을로 들어가. 나귀 새끼 한 마리를 풀고 있는데.
이 모습을 본 사람들이 이렇게 말한다.
"거 뭐하는 짓이요?"
이에 제자들이. 우리 주님이 가르쳐주신 대로 말을 하는데.
그러자 사람들이. 순순히 그의 말을 듣는다.
"주께서 쓰시려고 한다"는 말에. 아무런 저항도 하지 않고.
주의 말씀을 따라. 그저 순복하고. 감사함으로 조용히 반응하고 있다.
그렇게 주님은. 당신의 택함과 당신의 말씀을 따라.
예루살렘으로 조용히 입성하고 계신 것이다.
그런 측면에서. 오늘 아침 말씀을 보는데.
"나귀 새끼 한 마리"에 마음이 이입 되는 것 같다.
아무도 주목하지 않고. 아무도 거들떠 보지 않던 자.
아무도 생각하지 않고. 아무런 경험도 없던 자.
주님은. 그를 통해. 당신의 일을 행하셨고.
주님은 그와 함께. 예루살렘으로. 십자가의 길을 걸어가셨다.
어쩌면 오늘 나의 삶도. 그와 같은 것 같다.
20년 가까이. 캠퍼스 사역을 하며. 파라-처치(Para-church)에 전념해온 나인데.
그런 나를. 한 교회 후임 동사목사로 삼아주다니.
이건 사실. 인간적인 눈으로는. 모험과 다를 바 없다.
교회 사역을 오랫동안 해 온 것도 아니고.
파트 타임으로. 전임 교역자 생활을 해본 적도 없는데.
그런 나를 믿어주고. 신뢰해주다니.
그래서. 이번 일을 진행하면서. 감사한 마음과 고마운 마음이 참 많다.
"한 번도 써 본적 없는 나귀"를 주께서 부르셨고.
아직 아무런 경험이나. 밑천이 없는 나에게.
주께서 당신의 사명을 맡기시고. 양들을 돌보게 하시니.
감사하고. 또 감사할 따름이다.
그렇기에. "주께서 쓰시겠다"는 말씀 앞에.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기쁜 마음으로. 기꺼이 순종하는 것이다.
주께서 쓰시겠다 하면. 기쁜 마음으로 내 삶을 내어드리고.
주께서 쓰시겠다고 하니. 기쁜 마음으로/거룩한 마음으로 순종하고.
아직 아무런 경험이나 노하우가 없다 하더라도.
오히려 이것을 기회삼아. 배우고. 자라고. 익히는 자리에 나아가며.
그렇게 순전한 마음으로 주를 따르고. 순전한 마음으로 주를 섬길 때.
주께서 우리 가운데 은혜 주시고. 복 주실 것을.
믿고 신뢰하며. 확신하는 것이.
오늘 내게 주어진 삶의 길이며.
이것이 오늘 나를 향한. 주님의 부르심인 것이다.
그렇기에. 오늘 하루를 살아가며.
하나님 앞에 기도하고. 또 바라는 한 가지는.
주께서 오늘 내 마음 가운데 두신 소망을.
우리가 잊지 않고. 기억하고. 또 간직해 가는 것이다.
"주께서 쓰시겠다"고 하는 말씀 앞에.
이리 빼고. 저리 빼며. 내빼는 삶을 살아가지 않고.
"아멘"으로 순종하며. 기쁨으로 반응하는. 그런 나의 삶 되었으면 좋겠고.
오늘 우리의 삶을 통해.
하나님 나라가 확장되고. 선포되는.
그런 우리 공동체 되고. 그런 나의 삶 되었으면 좋겠다.
그렇기에. 오늘 하루를 살아가며.
하나님 앞에 이 찬양의 고백으로 나아가길 원한다.
"주님 다시 오실 때까지. 나는 이 길을 가리라.
좁은 문. 좁은 길. 나의 십자가 지고.
나의 가는 이 길 끝에서. 나는 주님을 보리라.
영광의 내 주님. 나를 맞아주시리.
주님 다시 오실 때까지. 나는 일어나 달려가리라.
주의 영광 온 땅 덮을 때. 나는 일어나 노래하리.
내 사모하는 주님. 온 세상 구주시라.
내 사모하는 주님. 영광의 왕이시라"
오늘 하루 나와 우리 공동체가.
주님을 섬기며. 주님을 영접하며.
주께서 쓰시겠다는 말씀 앞에. 감사함으로 기쁨으로 반응하는.
그런 나와 우리 공동체 되길 소망하며.
오늘 하루도 겸손히 주님 앞에 나아가길 원한다.
(feat. 주님 다시 오실 때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