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04.07(화) 행 21:27-36
행 21:27-36
바울을 향한 유대인들의 분노는. '지옥 화염'과 같다.
모든 것을 삼키고, 모든 것을 불태우기 때문이다.
야고보 사도의 제안 또한 하루 아침에 물거품이 되버렸다.
바울은 모세의 율법에 따라. 7일 동안 정결 예식을 치뤘지만.
사람들은 그의 진심이 아닌. 겉모습을 보고 욕하고 때리기 때문이다.
그런 그들의 폭동을. 아무도 막을 수 없었다.
심지어 로마 군인들조차. 바울을 데리고. 서둘러 자리를 피하려하니.
그날의 살벌한 모습이. 저절로 눈에 그려진다.
그들은 성난 황소와 같고.
그날(오순절)의 예루살렘은. 성령이 아닌. 광기에 취해있었다.
말씀을 보면서.
어쩜 이렇게 똑같은 일이. 반복되고 있는지. 놀라게 된다.
"그 자를 없애 버리라!"는 무리의 외침은.
"예수를 십자가에 못 박으시오!"라는 선동과 같고.
"유대인/자기 민족을 향한. 애타는 목마름"으로 살아왔던 바울의 사랑은.
이뤄질 수 없는. 외사랑. 짝사랑에 불과한 것 같다.
예수님이. 자기 사람을 사랑하시되. 끝까지 사랑하셨음에도 불구하고.
제자들의 손에 팔리고. 무리들의 손에 죽음을 당하였던 것처럼.
오늘. 사도도 자기 사람들의 손에 팔리고. 넘겨지고 있으니 말이다.
결국. 자신을 향해. 증오로 가득한 사람들의 두 눈을 마주하며.
군대 안으로 끌려 들어가는. 바울의 심정을 헤아려본다.
얼마나 고통스러웠을까. 얼마나 비통했을까?
그리고. 고난주간 둘째날을 맞아.
십자가에 달려 죽으신 예수 그리스도를. 다시 한 번 기억한다.
이사야 선지자의 말씀처럼.
"그가 징계를 받음으로. 우리가 평화를 누리고.
그가 채찍에 맞음으로. 우리가 나음을 입었기에(사 53:5)"
그의 희생과 사랑에 감사하며. 우리도 그 길을 걷는다.
'비아 돌로로사(Via Dolorosa)' - 십자가의 길, 고난의 길 위에서.
우리도 주님의 발자취를 따라. 그분과 함께 이길을 걷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