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07.02(목) 잠 21:1-17
잠 21:1-17
어제. '임계장 이야기'라는 책을 읽었다.
예전부터. 눈여겨 보던 책이었는데. 여차여차 한 이유로. 미뤄 오다가.
어제 결국. 한 자리에서. 다 읽었게 되었다.
멈출 수가 없었다. 그만큼 흡입력이 강했다.
그분의 실제 이야기이며, 오늘 우리 삶의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오늘. 내 주변에도. 수많은 '임계장'이 있다.
우리 부모님도. 임시 계약직 노인장으로. 궂은 일을 하고 계시며.
계약 기간이 끝나면. 또 다른 일자리를 찾아 전전긍긍하신다.
근무 환경이 좋은 것도 아니다.
추위/더위를 피할 길이 없고. 사람들이 하기 싫은 일을 하는 경우가 태반이다.
그것이 우리 사회의 한 모습이다.
"당신은 그 정도 일을 할만한 사람이야. 당신이 뭘 할 수 있겠어?
오히려. 우리 사회가 당신을 고용하고. 당신에게 임금을 주고 있으니.
그 이유 하나만으로도 감지덕지 해야 하는 거 아니야?
당신과 나는 '끕'이 달라. 정신차려!"
그래서. "임.계.장 - 임시 계약직 노인장"을 부르는. 또 다른 말이 있다.
그것은. "고.다.자 - 고르기도 쉽고. 다루기도 쉽고. 자르기도 쉬운 사람".
그것이 오늘 우리 사회의 한 단면이다.
어둡고 습한. 지하 창고에서만 일어날 것 같은. 우리 사회의 부조리한 모습 말이다.
이것은. 비단 어른들만의 문제는 아니다. 청/장년들의 문제이기도 하다.
대기업을 다니다 퇴사하신 형님은. 아직 '노인長'은 아니지만.
일자리 문제로 동일한 어려움을 안고 있다.
넉넉한 밑천이 있는 것도 아니고. 결국엔. 건강한 몸뚱아리 하나 밖에 믿을 게 없다.
이러려고. 서울의 명문 대학을 나온 게 아닌데.
부모님의 한숨과 안타까움이 줄을 잇는다.
사실. 우리 가정의 이야기만은 아닐 것이다.
조금만 관심을 갖고. 살펴보면. 우리 주변에. 수많은 '임.계.장', '고.다.자'가 있다.
하지만. 우리의 관심은 그분들이 아니다.
'나는 그들처럼 되지 않을 것'이라는 모종의 확신이 있으며.
그래서. 오늘 우리는. 유유자적. 내 일에만 관심을 갖고 살아간다.
그래서일까? 유독. 이 책을 읽으며. 마음이 쓰라렸다.
이것은. '예능'이 아니라. '살벌한 다큐'였기 때문이다.
오늘 우리는. 그들을 바라보며. 어떤 마음을 가지고 있을까?
오늘 우리는. 그분들을 바라보며. 소중히 여기며. 존중하는 마음으로 살고 있을까?
오늘 우리는. 그분들을 바라보며. '사람'으로 생각하고 있을까?
아니면. 한번 쓰다 버리는. '소모품'으로 생각하고 있을까?
그러다. 오늘 아침. 말씀을 묵상하며. 이 말씀에 계속 눈길이 머문다.
"악인은. 가까운 이웃에게도 은혜를 베풀지 않습니다.
만약 여러분이. 가난한 사람의 부르짖음에 귀를 막는다면.
여러분이 부르짖을 때에. 누가 여러분을 도와주겠습니까?
여러분의 이웃은 누구입니까? 누가 그들의 이웃이 되어주겠습니까?
하나님은 그런 사람을 간절히 찾으십니다(잠 21:10, 13)."
그런 측면에서. 오늘 우리가.
하나님의 자비하심과. 그 인자하심을. 따라 살기 원한다.
무관심과 게으름으로. '각자 생존'하는 것이 아니라.
'함께' 더불어 살아가는. 주님의 은혜와 지혜가 있기를 기도한다.
이것이. 하나님 나라의 자비와 평화이기 때문이다.
오늘 우리가. 그런 주님의 자녀 되기를 소망하며.
우리의 삶이. 평화의 도구 되기를 갈망하며.
주님 앞에 우리의 삶을 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