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09.08(수) 왕상 2:36-46
왕상 2:36-46
시므이가 죽었다.
그는 베냐민 지파 사람으로서. 반 다윗 인사의 대표 주자였다.
다윗이 하는 일이라면. 무엇이든 기를 쓰고 반대하려 하였고.
다윗이 압살롬의 칼을 피해. 피난 길에 올랐을 때에는.
'쌤통이다' 하며. 끝까지 다윗을 쫓아와. 그를 저주하고 비난하였다.
그렇기에. 다윗은. 솔로몬에게 이런 유언을 남긴다.
"시므이를 조심해라.
그가 지금은 고개를 납짝 숙이고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언제. 어디서. 어떻게 배반할지 모르는 인간이다.
그러니. 너를 위해서라도. 그를 제거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
그게. 너와 이스라엘의 앞날을 위해서도 좋을 것이다."
이에. 솔로몬은. 시므이에게 마지막 기회를 준다.
"예루살렘에 집을 짓고. 거기서 조용히 살라"고 말한다.
"기드론 시내를 건너는 날에는. 반드시 죽을 거"라고 말하며.
베냐민 사람들을 불러 모으고. 혹시라도 아무도 몰래 꿍꿍이를 벌리다가는.
한순간에 목숨이 날아갈 것이라고 경고한다.
하지만. 3년 뒤. 시므이는 그 약속을 깨뜨리고 말았다.
어찌보면. 시므이로서는. 자기 나름대로의 명분과 이유가 있었을 것이다.
"아니. 내 수하에 있던 종들이. 가드 왕 아기스에게 도망치지 않았소.
내 어찌 그들을 가만 둘 수 있단 말이오.
내 직접 그들을 찾아 와야겠소.
그게 주인으로서의 마땅한 도리 아니겠소."
그렇게 시므이는. '선한 목자' 코스프레를 하며. 문밖을 나섰다.
이를 위해서. 자기 나름대로의 논리. 교활한 계략까지 곁들인다.
"왕이 말하기를. 기드론 시내를 건너는 날에는.
반드시 죽을 거라고 말하지 않았소.
그러면. 기드론 시내를 건너지 않고. 가드로 가면 될 것 아니오.
이게 뭔 잘못이란 말이오. 나는 왕의 명을 잘 따르고 있소."
그는.
예루살렘을 떠나지 말고. 집 안에서 조용히 찌그러져 있으라는. 왕의 명령을 무시하고.
자기 나름대로. 아전인수격으로.
왕의 명령을 해석하고. 그에 따라 자기 행동을 합리화하였다.
솔로몬 왕과 약속한 지도. 어느덧 3년이 지났고.
"이쯤하면 됐다"라고. 자기 스스로. 면죄부를 주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그게 결국 화근이었다.
시므이가 영내를 벗어났다는 소식이. 왕에게 전해졌고.
그는 그 길로. 자신의 목숨을 잃게 되었다.
이 얼마나 안타까운 처사란 말인가.
왜 자기 마음대로. 해석하고. 판단하고. 행동해다가.
이렇게 비극적인 운명을 맞이한단 말인가.
그런데. 곰곰히 생각해 보면. 그게 오늘 우리의 모습인 것 같다.
실제로 오늘 우리는. 자기 스스로에게 얼마나 많은 면죄부를 부여하는가.
말씀을 읽다가. 자기에게 불편한 부분은 스스로 걷어내고.
자기에게 유리한 부분만. 취사선택하기 위해. 얼마나 애를 쓰는가.
때로는. 문자적 적용을 하기도 하고.
때로는. 해석적 적용을 하기도 하고.
어떻게든. 자기 나름대로의 이유와 명분을 찾기 위해.
애를 쓸 때가 참 많다.
그러다 보니. '내로남불'의 길을 걷기가 참 쉽다.
형제의 눈에 보이는 '티'는 참 잘 발견하면서.
동시에. 내 눈에 들어있는 '들보'는 보지 못하는 경우가 허다한 것이다.
근데. 그게 결국. 우리의 발목을 잡는다.
하나님은 분명. 우리에게.
"선악을 알게 하는 나무를 먹는 날에는. 네가 반드시 죽게 될 것이라"고 경고하셨지만.
사탄은 우리에게.
"니가 그 나무의 열매를 먹는다고. 정말 죽을까? 결코 죽지 않을거"라며.
교묘하게. 물타기하며.
오늘 우리의 마음을 유혹하고. 흔드는 것이다.
그런 측면에서. 우리는.
'자기 나름대로의 신앙'을 주의해야 할 것이다.
내 나름대로. 상황을 판단하고.
내 나름대로. 말씀을 해석하고.
내 나름대로. 말씀을 적용하고.
내 나름대로. 자기 합리화의 길을 걸을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말씀 앞에. 두렵고 떨림으로 나아가며.
그의 말씀을 경외하고.
그의 말씀을 청종하며.
우리의 몸과 마음을. 불의의 무기로 죄에게 내주지 말고.
오직 하나님 앞에. 의의 무기로 자신을 내어드리는 인생(롬 6:12-13).
그 인생 길로. 우리가 나아가야 하는 것이다.
그렇기에. 이 아침.
시므이의 교활하고. 교묘한 모습이.
참 두렵고. 무섭다는 생각을 갖게 된다.
오늘 나와 우리 공동체는 어떠할까?
바라기는. 오늘 하루.
주께서 우리 모두에게. 깨어있는 마음을 허락하사.
주님 앞에서. 바르고 정직하며. 진실한 길을 걸어가는.
우리가 되길 소원한다.
'잠깐. 이쯤하면 됐다. 이 정도쯤이야. 이렇게 하면 되지'라는.
자기 합리화의 교묘한 가면을 벗어버리고.
오직 주님 앞에. 바르고 진실한. 정직한 길을 살아가길 소원하며.
오늘 하루를 겸손히 주께 의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