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03.08(화) 창 25:1-11
창 25:1-11
어렸을 때는. '죽음'이라는 것이. 마냥 무섭기만 했다.
악몽을 꾸는 것이 무서웠고.
내일 아침 일어나지 못하면 어떻게 하나. 그게 두려웠다.
그래서. 매일밤. 자기 전마다 이렇게 기도했다.
"하나님 아버지. 내일 아침에 일어날 수 있게 해 주세요."
근데. 이제는. 죽음을. 내 삶의 일부로 받아들이게 된다.
그래서 이런 생각을 갖게 된다.
"잘 살았으면 좋겠다. 후회 없이 살았으면 좋겠다.
자식들에게 부끄럽지 않은 삶을 살면 좋겠고.
그들에게 좋은 유산을 물려주고 떠나고 싶다."
언젠가 떠나야 할 것을 알기에.
모든 것이 주께로부터 왔다가. 주께로 돌아가야 함을 알기에.
지금 내게 주어진. 삶의 시간/여정 속에서.
유종의 미를 거두고 싶은. 마음이 들기 때문이다.
그런 측면에서. 아브라함의 마지막이. 오늘 내 마음에 남는 것 같다.
비록. 아브라함이 왜 그두라를. 다시 아내로 맞아들였는지.
그리고 이것이. 하나님 앞에서 옳은 일이었는지에 대해서는. 여전히 의문이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브라함은.
자신에게 주어진 마지막 삶의 과제/유업을 마무리하기 위해.
요리조리 애를 쓴다.
자기 재산을 모두 이삭에게 물려주고.
첩에게서 얻은 아들들에게도. 한 몫씩 나눠주고.
그가 죽기 전에. 첩에게서 얻은 아들들은. 동쪽으로 멀리 보내어.
그들을 자기 아들 이식과 멀리 떨어져 지내도록 한 것이다.
혹시라도. 자기가 죽고 난 다음에.
아들 이삭과 그들 사이에서 싸움/다툼/갈등이 생길까봐.
그것을 미연에 방지하고자 한 것이다.
그렇게 아브라함은. 자기가 받은 목숨대로 다 살고.
아주 늙은 나이에/느즈막한 나이에. 기운이 다하여 하나님 곁으로 가게 되었다.
비록 지난 세월이. 결코 평탄했다고 말할 수는 없겠지만.
주님 곁에. 숨을 거둘 때에는.
그는 "모든 것을 다 이루었다"고 말했을 것이다.
인생을 살아가는 동안.
내가 할 수 있는 것이 있고. 내가 할 수 없는 것이 있으며.
내가 비록 모든 것을 다 하지는 못하였다 하더라도.
하나님의 손 안에서. 모든 것이 이뤄져 가고 있음을 믿었기 때문이다.
마치. '릴레이 달리기'와 같다고 할까.
처음에는 이 경주(레이스)를.
처음부터 끝까지. 나 혼자 완주해야 한다고 생각했는데.
그게 아님을 알게 된 것이다.
마치 우리 인생은. 릴레이 경주와 같아서.
내가 달려야 할 시간. 나의 몫이 있고.
이것을 마치고 난 다음에는.
이 바톤을 다음 사람에게 넘겨주는 것이. 우리 인생임을 알았기 때문에.
그는 자기에게 주어진 역할/마지막 소임을 다하고.
하나님 앞에. 고요히/평안히 눈을 감게 되는 것이다.
그런 측면에서. 오늘 나의 삶도 그랬으면 좋겠다.
내가 이 땅을 살아가는 동안. 어찌 나 혼자 모든 일을 할 수 있겠는가.
나는 그저. 내게 주어진 역할/책임을 다하고.
이것을 다음 사람에게. 잘 넘겨주는 것이. 내가 해야 할 일이다.
마치. 주께서. 십자가에 달려 죽기 전에.
"내가 해야 할 일을 다 이루었다" 말씀하시고. 숨을 거두셨던 것처럼.
그리고. 죽기 전에. "어머니(마리아)를 잘 부탁한다"며.
주께서 요한에게 손을 건내셨던 것처럼.
오늘 내 삶도. 누군가로부터. 시험지를 넘겨받고.
내가 풀 수 있는 만큼만/내가 할 수 있는 만큼만 하고.
다음 사람에게 이것을 넘겨주는 것이. 오늘 우리의 인생인 것이다.
그렇기에. 오늘을 살아가며.
조급함과. 부담감으로. 내 마음이 쫓기지 않았으면 좋겠고.
오늘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그저 최선을 다해. 기쁨으로 섬기는 하루가 되면 좋겠다.
그래서. 뒤돌아보아. 아무 것도 하지 않아서.
나의 삶이 초라하고. 부끄럽게 여겨지지도 않았으면 좋겠고.
과한 열심에. 지나친 부담감에.
나의 마음이 상하고. over work 하지도 않았으면 좋겠다.
그저 시므온이. 평생을 성전에 머물며.
의롭고. 경건하여. 이스라엘의 위로를 기다리며 살았던 것처럼.
오늘 나의 삶이 그랬으면 좋겠고.
그가. 아기 예수를 바라보며.
"주께서. 이제 말씀하신 대로. 종을 평안히 놓아주시는도다"라고 말하며.
주님 앞에. 감사함과 고요함으로 나아가는.
오늘 나의 삶이 되었으면 좋겠다.
그렇기에. 이 시간 주님 앞에 나아가며. 이렇게 기도한다.
"주님. 내가 큰 일을 꿈꾸지 아니하고.
그저 주님 앞에서. 젖뗀 아이가 어미 품에 앉긴 것처럼.
주님 안에서. 고요하고. 평온한 삶을 살게 하여 주시옵소서.
주님. 내 평생에 힘쓸 그 큰 의무는.
주 예수의 덕을 늘 그리고. 그 주님을 사랑하는 것이오니.
오 주님. 만유의 주재이신 하나님 앞에.
내 영혼이 겸손히 엎드리게 하여 주시고.
그 주님을 영원히 사모하며.
그 주님을 영원히 섬기게 하여 주시옵소서.
오늘 한날의 삶을. 주께 의탁드리며.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
(feat. 만유의 주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