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상_시냇가에 심은 나무/누가복음

2023.08.30(수) 눅 15:12-24

The Sabbath 2023. 8. 30. 09:13

눅 15:12-24

 

대구로 내려가는 기차 안이다.

오늘 만나야 할 사람들이 있어서. 하루 종일 대구에 머물다가.

밤 기차를 타고. 막차로 올라올 예정이다.

 

그래서. 오늘 하루의 삶을 생각하며.

말씀으로 하루를 열어가고자. 큐티책을 폈다.

"탕자"이야기다.

우리가 너무나 잘 알고. 우리가 너무나 좋아하는 본문.

 

그래서. 말씀을 묵상하며.

하나님의 넓은 사랑과. 은혜에 대해 생각해 보려 하는데.

갑자기 뒤에서. 욕설이 들려온다.

어떤 승객분이. 승무원에게 욕을 하고 있는 것이다.

 

자초지정을 들어보니. 승무원에게는 아무런 잘못이 없다.

승객이 열차를 잘못 탔고.

승무원은. "여기는 1호차이니. 11호차로 이동해 달라"는 말을 했을 뿐이데.

자기가 기분이 나쁘다고. 욕을 하고. 지랄을 한다.

어처구니가 없다. 미친 것 같다.

 

그리고선 이렇게 말한다. "안내해라!"

승무원은 "저쪽으로 쭉 걸어가시면 됩니다!"라고 했지만.

막무가내로 욕을 하고 지랄을 한다.

"안내해라!@#$*#%!*%"

 

그 소리를 듣고 있는. 내가 다 화가 난다.

정말 미친 걸까. 무슨 이런 사람이 다 있는 걸까.

결국. 승무원은 어쩔 수 없이. 그 사람을 인도한다.

그리고. 승객은 승무원을 따라가며. 계속 욕지꺼리를 퍼붓는다.

 

이 모습을 보는. 나의 마음은. 너무 불편하고. 짜증이 난다.

"도대체. 승무원이 무슨 잘못이 있단 말인가.

저런 사람을 우리가. 도대체 어떻게 사랑하고 용납할 수 있단 말인가.

이것도. 사랑과 은혜라는 말로. 치환할 수 있을까.

탕부 하나님은. 배은망덕한 자식 새끼를.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랑하고 용납해 주셨는데.

오늘 우리도. 정말/과연 그렇게 살 수 있을까?"

 

그래서. 다른 칸으로 건너가는. 승객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하나님 앞에. 이런 질문을 하였다.
“하나님. 우리가 저런 사람도 사랑하고 용납해야 하는 겁니까?
자기 잘못에 대해서 아무런 반성도 없고. 회개도 않는 사람을.
우리가 사랑하고. 용납해야 하는 겁니까? 그게 탕부 하나님의 사랑입니까?”

그런 측면에서. 오늘 말씀을 쉽게 적용하고. 쉽게 받아들일 수 없었다.
하나님의 사랑이. 오늘 우리의 삶과는. 너무 멀리 떨어져 있는 것처럼 보였고.
오늘 우리가. 그 사랑을 받아들이고. 실천하기에는.
오늘 우리에게 주어져 있는 삶의 숙제. 코스트가 너무나 크게 보였기 때문이다.


근데. 그렇게 말씀을 보는 중에.
오늘 본문 17-19절 말씀이 눈에 크게 들어오는 것 같다.

“그제서야. 그는 <제정신이 들어서> 이렇게 말하였다.
내 아버지의 그 많은 품꾼들에게는. 먹을 것이 남아도는데.
나는 여기서. 굶어 죽는구나.
내가 일어나 <아버지에게 돌아가서> 이렇게 말씀드려야 하겠다.
아버지. 내가 하늘과 아버지 앞에. 죄를 지었습니다.
나는 더 이상 아버지의 아들이라고 불릴 자격이 없으니.
나를 품꾼의 하나로 삼아 주십시오.”

그렇다. 은혜는 그저 주어지는 것이 아니다.
은혜는. 회개하여 돌이키는 자에게 주어지는 것이다.

은혜는. 그간 나의 삶이. 정상이 아니었다는 것을 인정하고.
<정신을 차려서> 하나님께 돌아가는 것이며.
은혜는. 이런 나의 삶이. 아무런 소망도 없고. 아무런 희망도 없다는 것을.
절감하고. 절실히 깨닫는 자에게 주어지는 것이다.

그렇기에. 하나님께로 돌이키지 않고. 돌아서지 않는 자들에게는.
은혜가 따로 주어지지 않는다.
그들은 여전히. <내버려둠>의 심판 가운데 살아갈 뿐이며.
그들은 여전히. 배고픔과 굶주림. 절망과 탄식 가운데 살아갈 뿐이다.

<소돔과 고모라 성> 사람들이.
하나님의 경고. 하나님의 말씀을 져버리고.
여전히 자기 마음대로 살아가다가. 하나님의 심판/형벌을 받았던 것처럼.
그들에게는. 하나님의 책망/형벌이 주어질 뿐이다.

오직. 주의 말씀을 듣고. 돌이키고. 회개할 때.
그때 비로소. 주의 은혜가 주어지고. 주의 뜻이 선포되게 되는 것이다.


그런 측면에서. 오늘 말씀을 보며.
<무조건적인 은혜>. <무조건적인 사랑>을 이야기 하고 싶지는 않다.

오늘 우리의 삶이. 하나님 앞에서 어떤 삶을 살아가고 있는지.
반문하고 되묻고 싶으며.
오늘 나의 삶이. 하나님 앞에서. 정상인지. 제정신을 차리고 살아가는지.
반문하고. 되묻고 싶다.

탕자는. <그제서야. 정신이 들어서>
하나님 앞에 나아가고. 하나님 앞에 돌이키게 되었는데.
오늘 나는. 하나님 앞에서.

<제정신으로> 정상적인 생각과 마음으로 살아가고 있을까?

오늘 나는. 아버지의 집을 떠나.
내 마음대로. 내가 하고 싶은대로 살아가고 있는가.

아니면. 아버지의 집으로 돌아가.

아버지의 말씀을 듣고. 아버지의 뜻대로 살아가고 있는가?

 

바라기는. 오늘 나와 우리 공동체가.

아버지의 집을 떠나. 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제 멋대로 살아가지 않았으면 좋겠고.

오늘 우리가 아버지의 뜻과 음성을 듣고.

그분께로 돌이키고. 그분께로 나아가는 공동체 되었으면 좋겠다.

 

혹시라도 오늘 우리 마음이.

아버지의 집을 떠나. 내 마음대로. 정신을 차리지 못하는 삶을 살고 있다면.

주께서 오늘 우리 가운데. <돌이키는 마음. 돌이키는 은혜>를 허락해 주시면 좋겠고.

 

오늘 우리가. 하나님 앞에서. 얼마나 부족하고. 타락한 죄인인지.

절실히 깨닫고. 절실히 절감하는.

그런 내가 되고. 그런 하루 되었으면 좋겠다.

 

 

그렇기에. 오늘 하루를 살아가며.

이 찬양의 고백이. 마음 가운데 계속 생각나는 것 같다.

“오늘 이 자리에 모인 우리. 어린양 예수 따라가는. 무리 되게 하소서.
성령의 충만한 임재 안에. 어둡던 우리 눈 밝아져서. 주를 보게 하소서.

당신의 겸손함. 당신의 거룩함. 당신의 정직함 우리에게 보이사.

내 안에 교만함. 내 안의 천박함. 내 안의 거짓됨 모두 벗어버리고.

어린 양 예수 따라가는 무리되게 하소서”

 

오늘 하루. 주께서 우리 가운데.

당신의 은혜와 자비 베풀어 주시길 간절히 사모하며.

오늘 하루를 겸손히 주께 의탁한다.

 

(Feat. 오늘 자리에 모인 우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