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11.22(수) 호 6:6-11
호 6:6-11
요즘. "정신병동에도 아침이 와요"라는 프로그램을 하나씩 보고 있다.
이 프로그램을 보면서. 참 많은 생각을 하게 된다.
주변에 아픈 사람들이 생각나기도 하고.
예전에. 이와 유사한 모습으로. 고통받던 친구들도 생각난다.
내 모습이 투영되는 것 같기도 하고.
오늘 많은 사람들이. 그와 같은 모습으로. 힘겨워하고 허덕이는 것 같다.
그래서. 이 드라마를 보면. 마음이 아프다.
이것이 비단 TV 프로그램에서 보여지는 일이 아니라.
오늘 우리 곁에. 실제로 발생하는 일들이기 때문이다.
현실이 너무 고통스러워서. 망상을 하게 되고.
현실이 너무 힘들고 괴로워서. 극단적인 선택을 하게 되고.
현실의 짐이 너무 버겁고. 무거워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모습.
그런데 드라마를 보면서. 더 마음이 아픈 것은.
정신질환을 겪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자기 처지를 부인하고. 자기 상황을 부인한다는 것이다.
실제로 극중에 나오는. 두 간호사의 모습만 봐도 그렇지 않은가.
우울증 환자를 돌보는 간호사에게.
"선생님도. 조심하세요. 위험해 보여요!"라고 했더니.
의사 선생님을 향해서. 화를 내며. 자기를 부인하는 사람.
자기가. 깊은 우울증에 걸렸다는 사실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인정하지 못하는 사람.
그래서. 약을 먹지 않고. 끝끝내 자기 삶을 부정하고 부인하는 사람.
'정신병동 간호사'였던 내가. 내 병 하나 모르겠냐고. 소리치며 저항하던 사람.
그들의 모습을 보면서. 얼마나 안타깝고. 속이 상했는지 모른다.
"나는. 저러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어느새 나도 그들과 같은 모습이 되어 있는 게.
그분들 입장에서도 받아들이기 힘들었겠지.
하지만. 그것이. 정신적 어려움을 겪고 있는 분들의. 공통된/일관된 특징이다.
'자기 객관화'가 되지 않고.
'자기 분별'이 되지 않고.
'자기 처지'를 깨닫지 못하고.
'자기 인식'이 되지 않는 모습.
그래서. 우리는 더 깊이 병들어가고. 더 깊이 망가져 가는 것 같기도 하다.
오늘 본문에 나오는. 이스라엘 종교지도자들의 모습이 그런 것 같다.
그들이. 겉으로는. 하나님 앞에서 예배하고.
이스라엘 백성들을 위한. 속죄의 제사를 드리면서.
그럴듯하고. 나름대로 괜찮은 사람인 척 보일지 몰라도.
그들의 속은. 시커멓게 멍들고. 망가져 있었다.
그들은. 하나님과의 약속을 어기고. 그를 배반하였으며.
길르앗은. 발자국마다 핏자국이 뚜렷한. 폭력의 성읍이었으며.
제사장들은. 강도 떼가 숨어서 사람을 습격하고 목숨을 해하였던 것처럼.
그들과 똑같은 모습을 일삼으며.
하나님이 차마 입에 담을 수 없는 모습으로. 이스라엘이 범죄하고 타락하던 모습.
그래서. 하나님은 이스라엘 백성들을 향해서.
엄중한 심판과 진노의 목소리를 쏟아내셨다.
하지만. 이스라엘 백성들은. 아무런 잘못도 깨닫지 못하였다.
"이 정도면. 충분하지. 뭐가 그렇게 문제냐?"고 말하며.
"내가. 제사장인데. 내 몸 하나 분간하지 못하겠냐?"고 말하였다.
<자기 객관화>가 전혀 되지 않은 모습이다.
<자기 분별>이 전혀 되지 않은 모습이며.
<자기 인식과 자기 돌봄>이 하나도 되지 않는 모습이다.
이런 상황 속에서.
어찌 하나님을 섬기며. 어찌 이스라엘 백성들을 돌볼 수 있겠는가.
그렇기에. 하나님은. 그들을 향해. 애타는 목소리로 이렇게 말씀하신다.
"내가 바라는 것은. 변함 없는 사랑이지. 제사가 아니다.
불살라 바치는 제사보다. 너희가 나 하나님을 사랑하고 알기를 바란다.
너희에게 더 이상 어떠한 소망도. 가능성도 없음을 깨닫고.
나에게 돌아오고. 나에게 돌이키기를 바란다"고 말이다.
그런 측면에서. 오늘 말씀을 읽으며.
오늘 나와 우리 공동체의 모습을. 함께 되돌아 보게 된다.
오늘 나는. 하나님 앞에서. 어떤 모습으로 살아가고 있을까?
오늘 나는. 얼마나 <자기 객관화>를 분명하게 하고 있을까?
나는. 괜찮은 사람인척 살아가지만.
사실 알고보면. 하나도 괜찮지 않고. 멍들어 있는 것은 아닐까?
오늘 나의 모습을. 주변 사람들은. 다 알고 깨닫고 있는데.
나 혼자 깨닫지 못하고. 나 혼자 알지 못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우리가 생각하는 나의 모습과.
사람들이 바라보는 나의 모습 가운데는.
상당한 간격과 괴리가 생기고 있는 것은 아닐까?
그렇기에. 말씀을 읽으며. 겸허히 내 자신을 돌아보게 된다.
그리고 하나님 앞에 기도하게 된다.
오늘 나의 모습이. 하나님 앞에서.
겸손하고 정직하며. 진실하고. 바르길 소망하며.
주께서 오늘 우리 가운데.
우리의 모습을 바르게 깨닫게 해 주시고.
정직히 바라보게 해 주시길 소망하면서 말이다.
그렇기에. 오늘 하루를 시작하며.
주님 앞에. 이 찬양의 고백으로 나아가길 소망한다.
"내 모습 이대로. 사랑하시네. 연약함 그대로 사랑하시네.
나의 모든 발걸음. 주가 아시나니. 날 인도하소서.
내 모습 이대로. 사랑하시네. 연약함 그대로 사랑하시네.
나의 모든 발걸음. 주가 아시나니. 날 인도하소서.
주의 날개 안에 거하는 것. 주의 임재 안에 거하는 것.
나의 가장 큰 소망. 나의 가장 큰 은혜. 주와 함께 동행하는 일.
주의 날개 안에 거하는 것. 주의 임재 안에 거하는 것.
나의 가장 큰 소망. 나의 가장 큰 은혜. 주와 함께 동행하는 일."
오늘 하루. 우리의 모습을.
있는 모습 그대로 사랑하시고. 받아주시는 하나님 앞에.
우리가 정직히 나아가며. 정직히 주님 앞에 무릎 꿇길 소망하며.
오늘 하루를 겸손히 주께 의탁한다.
(feat. 내 모습 이대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