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전 15:12-34

신앙생활을 하며. 우리는 때때로 '선'을 긋는다.

"그건. 그 사람이니까 할 수 있는 거야. 난 못 해"
"그건. 그 친구니까 할 수 있는 거라니까.
난 절대로. 죽었다 깨어나도 못 해. 난 절대로 할 수 없다니까"

길고 짧은 건 대봐야 안다고 했지만.
그럴 만한 힘도. 마음도 없다.
오르지 못할 나무는 쳐다 보지도 말아야 한다며.
쉽게 포기하고. 쉽게 단념하기로 한다.
그래야 상처 받지 않는 법이니까.


2000년전 고린도교회 성도들도 그랬던 것 같다.

사도는. 예수 그리스도의 부활을 전하며.
그가 죽음 자들 가운데서 다시 살아났던 것처럼.
우리도 다시 살아날 것이라고 말하였지만.
사람들은 귓등으로도 듣지 않았던 것 같다.

"예수께서 부활하셨다고? 에이 설마. 거짓말"이라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는가 하면.

어떤 사람들은.
"그건 예수님이니까 가능한 거지. 우리한테는 불가능한 일"이라고 말하며.
예수님의 부활을. 자신과는 무관한 일.
아무런 상관이 없는 일로 규정하는 사람들도 있었다.

그렇기에 그들은.
주님의 가르침 가운데 받아들일 만한 것만 받아들였다.
인간적인 생각으로. 납득 가능한 것은 받아들이고.
납득하지 못할 만한 것은. 자신들과 상관 없는 것으로 열외로 둔 것이다.


이 생각에. 사도는 열변을 토하며. 그를 반대한다.

"아니. 어떻게 그리스도와 우리를 구분할 수 있습니까.
주님께서. 모든 죽은 자들의 첫 열매가 되셨고.
우리도 그리스도 안에서 새 생명을 얻고. 영원한 부활을 얻게 될 것인데.
어찌 그것을. "주님"과 "우리"로 구분하여 생각할 수 있습니까.
그건 말도 안되는 일입니다.

제가 듣기론. 여러분 가운데 거짓 진리를 설파하며.
자신들의 말빨로. 자신들의 생각으로 사람들을 현혹시키는 사람이 있다고 하던데.

여러분 그런 친구랑 사귀지 마십시오.
정신을 똑바로 차리고. 절대로 그들에게 속지 마십시오.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이. 모든 사람에게 주어져 있듯이.
그리스도의 생명 또한. 우리 모두에게 주어져 있습니다.

복음이 문제가 아니라. 우리 마음판/밭이 문제이며.
복음에 능력이 없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믿지도 않고. 바라지도 않고. 구하지도 않기 때문에.
그렇기 때문에. 주님의 능력이 나타날 공간이 없습니다.

여러분은. 정말 예수 그리스도의 사심을 믿고.
그 주님을 의지하여 오늘을 살아가고 있습니까.
이 복음의 말씀이. 모든 사람에게 주어져 있는. 생명의 말씀임을 믿고.
그 진리의 말씀이. 오늘도 우리에게 역동하고 있음을 믿고 있습니까.

진리는. 시공간을 초월하여. 언제 어디서나 동일한 결과를 낳는 법이니.
여러분. 진리의 말씀을 결코. 외면하고 축소하지 마십시오.
하나님은. 죽은 자의 하나님이 아니라.
산 자의 하나님. 생명의 주님. 부활의 주님입니다."


그런 측면에서. 오늘 말씀은 우리에게 이렇게 물어보는 것 같다.
"나는. 정말 주님의 가르침을 믿고. 따르고. 신뢰하고 있는가?"

실제로. 사람들은 이렇게 말한다.

"주님의 가르침은 너무 고상하고. 수준이 높아서.
나같은 인간은. 절대로 그렇게 살 수가 없어.
산상수훈에 기록된 말씀을 봐. 이건 우리가 도저히 할 수 없는 거야.
그냥 그렇다는 거지. 그걸 문자적으로 봐서는 안 돼."

물론. 그들이 왜 이렇게 말하는지. 그 마음은 잘 안다.
하지만. 그렇게 진리를 외면하고 축소하기 시작하면.
우리는 어디까지를 마지노선/경계로 삼을 수 있겠는가.

그리고 그 경계는 누가 정할 수 있겠는가.
저마다 다른 선을 그어놓고. 저마다 다른 경계를 지어 놓는다면.
그것이 어찌 진리라고 말할 수 있으며.
그것이 어찌 복음/하나님의 말씀이라 할 수 있겠는가.


그런 측면에서. 주님은 우리에게. 선을 긋지 않길 원하신다.

너무 바빠서. 너무 정신이 없어서 기도하지 않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생각과 마음이 없어서. 그래서 기도하지 않는 것이며.

말씀이 재미없고. 말씀이 어려워서 말씀을 보지 않는 것이 아니라.
아무 생각도 하지 않고. 그냥 쉽게 즐거움을 맛보고. 재밌게 살아가고 싶어서.
우리는 말씀이 아닌 다른 것을 찾아. 헤매이는 것이다.

형제자매를 사랑하는 것도 마찬가지다.
내 힘으로 도무지 그 사람을 사랑할 수 없어서.
어쩔 수 없이. 한계 밖에 있기 때문이 아니라.
그 사람을 향한 내 마음의 벽과 생각이 너무 강해서.
그 사람에게 도무지 손을 뻗을 수 없으며.

나의 안전과 평안에 대한 욕구가 너무 강해서.
우리는 주님의 부르심과 주님의 소망을 따라 길을 나서길 두려워한다.


그런 측면에서. 우리는.
'제자'가 되기 보다. '팬'이 되기를 자초하며 살아온 것은 아닐까.
'제자'가 되는 것은. 너무 위험하고 두려워서.
'제자'가 되기를 쉽게 포기하고.
'팬'이 되어서. 그저 소리지르고. 열광하고. 환호하며 살아가는 것으로.
만족하며. 자리에 앉아 있는 것은 아닐까.


크리스마스. 복되고 즐거운 성탄절 저녁.
말씀이 우리에게. 정직한 질문을 던져온다.

우리는. 예수 그리스도를. 종교로/문화로 대하고 있는가.
아니면. 살아있는 진리/생명의 말씀으로 대하고 있는가?

바라기는. 이 진리의 말씀이.
오늘 우리 삶에. 살아 숨쉬고. 생명처럼 꿈틀거리길 소원한다.

복음은 '선을 긋는 것'이 아니라. '선을 확장하는 것'이며.
우리가 믿는 하나님은. 밑도 끝도 없이.
점점 작아지고. 축소되는 하나님이 아니라.
크고 광대하신. 생명의 주/역사의 주님이시다.

이 시간. 그 주님의 말씀이.
오늘 우리 가슴 속에 살아숨쉬길 소원하며.
오늘 하루를 주께 의탁한다.

posted by The Sabbat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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