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52편

"그러나, 나는(8절)"
이 말보다 성도의 정체성을 잘 표현하는 말이 있을까.

세상은. 자신의 힘과 능력을 의지하며.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어떻게든. 성공과 부를 얻으려 한다.

수치와 부끄러움을 잊은지도 오래다.
"내가 원하는 결과만 얻으면 되지. 과정이 뭐가 중요해?" 하는 마음으로.
교활한 입과 혀를 놀리며. 사람들을 속이고. 또 속인다.
이것이 세상이 살아가는 삶의 방식이다.


"그러나. 우리는"
주님만 의지하며. 주님만 자랑하며. 주님만 높인다.

악한 일을 자랑하며. 자신의 힘과 지혜를 의지하지 않으며.
오직 공의와 정의를 따라 행하며.
이 땅 가운데 주의 평화와 자비가 임하길 소원한다.

사람들은 그런 우리를 바라보며.
"왜 이렇게 바보처럼 사냐고" 조롱하고 비웃을지 몰라도.
나 편하자고. 다른 사람의 등에 칼을 꽂고.
그 분들 눈에 피눈물 흘리게 할 수는 없지 않겠는가.

우리는. 나 혼자 잘 먹고. 나 혼자 잘 사는.
'적자생존'의 삶을 살아가는 것이 아니라.
더불어 함께 먹고. 더불어 함께 살아가는.
'공존/상생'의 길을 걷는 사람들이기 때문이다.


코로나 시대에도 마찬가지다.

1년 여의 시간을 보내며.
우리는 "코로나 때문에 힘들죠?" 라는 말을 입에 달고 살아간다.
"코로나 때문에 힘들죠? 코로나 때문에. 코로나 때문에"
모든 것을 코로나 잘못으로 여기고. 코로나 탓으로 돌린다.

물론. 사람들이 그렇게 말하는 이유를. 내가 왜 모르겠는가.
알아도 너무 잘 안다.

"하지만. 우리는"
하나님 나라 백성이지 않은가.
세상이 줄 수 없는 평안을 가진 사람들이며.
세상이 줄 수도 없고. 알 수도 없는. 기쁨을 가진 사람들이지 않은가.

그렇기에 사도 바울은.
"우리가 사방으로 욱여쌈을 당하여도. 싸이지 아니하며.
답답한 일을 당하여도. 낙심하지 아니한다(고후 4:8)" 말하였다.

이것은. 내가. 용가리 통뼈여서가 아니라.
우리 주님이 비추시는. 생명의 빛이. 내 영혼을 감싸기 때문이다.
우리 주님이 비추시는. 생명의 빛이. 내 안에 있기 때문에.
우리는. 그 주님과 동행하며.
흑암 가운데서도 길을 잃지 아니한다.

이것이. 성도의 고백.
하나님 나라 백성의 삶의 길/모습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우리는"
너무 쉽게 상황을 탓하고.
너무 쉽게 환경을 탓하고. 뒤로 돌아선다.

그리스도인과 비그리스도인의 차이 또한 모르겠다.
분명. 집 명패에는. "어느어느 교회"라고 적혀져 있지만.
말하는 것과 행동하는 것을 보아서는.
그 사람이 진정 그리스도인인지 모르겠는 경우가 허다하다.

세상의 가치와. 세상의 방식에 물들어서.
'적당히. 적당히' 살아가는 사람들이 점점 많아지는 것 같다.


그런 측면에서. 우리 마음에는. 슬픔과 안타까움이 있다.

"그러나. 나는"이라는 고백을 듣고 싶은.
마음의 허기짐과 갈급함 또한 있다.

세상은 이러이러한 방식으로 살아가지만.
"그러나. 나는"이라는 고백을 듣고 싶은. 마음의 갈망이 있고.

누가 먼저. 부싯돌로 불을 일으켜 주고.
누가 먼저. 주저 앉아 있는 내 영혼을.
다시 한번 일으켜줬으면 좋겠다는. 갈망과 기대를 안고 오늘을 살아간다.

그것이. 이 땅을 살아가는. 주의 백성.
성도의 애타는 기도/외침이지 않을까.


그렇기에. 오늘 하루를 살아가며.
이 고백과 질문을. 마음에 심기 원한다.

세상은. 블라블라.
제 아무리 자기 힘과 능력을 의지한다 하더라도.

"그러나 우리는 / 그러나 나는"
하나님의 집에 있는 푸른 감람나무처럼.
주의 자비하심. 그 인자하심을 의지하며.
주 안에서 기뻐하며. 그와 더불어 함께 살아야 하지 않겠는가.

그리고. 우리 가운데.
"그러나 나는 / 그러나 우리는" 이라는 고백이 흘러 넘쳐서.
우리가 서로를 깨워주며.
우리가 서로서로를 부둥켜안고. 기쁨과 슬픔을 함께 맛보아야 하지 않겠는가.

그것이. 살아있는 성도의 고백이며.
그것이. 살아있는 주의 백성들의 삶의 모습/길이지 않겠는가.


바라기는. 이 고백이.
오늘 우리에게 너무 멀리 있는 것이 아니라.
오늘 우리 곁에. 바로 내 곁에 있기를 소원한다.

하도 오랫동안 주저 앉아 있다 보니.
다리의 근육이 다 빠져서 걸을 수 없는 사람처럼.
하도 말을 하지 않다 보니. 실어증에 걸린 사람처럼.
우리 영혼이 잠들고. 죽어가는 것이 아니라.

오늘 우리가. 그 주님 앞에서.
힘차게 우리의 발을 구르며.
힘차게 우리의 입술을 열어. 주를 고백하기 소원한다.

오늘 하루. 주께서 우리 모두에게.
그런 은혜 주시길 소원하며.
오늘 하루를. 겸손히 주께 의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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