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 15:1-7
"부드러운 대답은. 분노를 가라앉히지만. 거친 말은. 화를 돋운다(잠 15:1)"
"따뜻한 말은. 생명나무와 같지만. 가시돋힌 말은. 마음을 상하게 한다(잠 15:4)"
얼마 전. 아랫집을 다녀왔다.
계속된 실내흡연 때문에. 너무 힘들어서. '컴플레인'하기 위해. 다녀온 것이다.
시간은. 밤 9시 30분. 이미 늦은 시간이었지만. 흥분을 주체할 수 없었다.
왜냐하면. 1년 전부터. 수차례 미안하다는 말과 함께.
그러지 않겠다는 약속을 해 놓고서는.
매번 반복되는 패턴에. 짜증이 났기 때문이다.
그래서. 늦은 밤에도 불구하고. 아랫집 벨을 눌렀다.
그리고. 주인장이 나오기 만을 기다리고 있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아저씨가 나오셨고. 나보고 집으로 들어오라고 하신다.
그리고 나에게 물으신다. "왜 내려오셨어요?"
내가 대답했다. "제가 왜 내려왔는지 모르시나요?"
"아니. 그러니까. 왜 내려오셨냐구요!!"
"선생님. 방금 담배 태우셨죠?"
"아니. 내 집에서. 내 마음대로. 담배도 못 피웁니까? 그게 무슨 잘못입니까?"
그 얘기를 듣는 순간. 꼭지가 돌았다. 제발 그 얘기만은 듣기 싫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내가 쏘아붙였다.
"선생님. 그러면. 우리집 아이들이. 우리 집에서 마음껏 뛰고. 소리지르고 해도 됩니까?
저희는 아이들이 그렇게 하면. '그래선 안 된다'고 가르치는데.
선생님이 담배를 피시면. 누가 통제하십니까?
동장이라는 분이. 그것도 아파트 전체 대표시라는 분이.
아파트 경고문에는 '층간 소음 금지/실내 흡연 금지'를 붙이시는 분이.
'내 집에서. 내 마음대로 하겠다는데. 니가 뭔 상관이야?'라고 말씀하셔도 되는 겁니까?
저랑 단둘이 있을 때만. 그렇게 말하시지 마시고.
공개적인 자리에서도 그렇게. 말씀하실 수 있겠습니까?
공개 토론이라도 한 번 할까요?
공개적인 장소에서도. 그렇게 말씀하실 수 있으시다면.
선생님이 책임질 수 있는 말이라면. 그렇게 말씀하시고.
책임질 수 없는 말이라면. 그렇게 말씀하지 마십시오!!!"
따박따박 쏘아붙이는 말에. 아랫집 주인께서 이렇게 말씀하신다.
"근데. 왜 이렇게 소리를 높여요! 조용히 말씀하시면 안 되요?"
나도 물러서지 않고 말한다.
"선생님이 저를 화나게 하셨잖아요? 잘못했다. 미안하다는 한마디면 되실거를.
내가 뭘 잘못했냐고. 도리어 화를 내셨잖아요!
그러니. 제가 화가 나죠..."
한참 시간이 지나고. 서로 '컴 다운'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제서야 서로의 처지를 나누기 시작했다.
"사실은. 제가 건설업을 하고 있습니다.
근데 1년 전부터. 회사 상황이 너무 안 좋아져서.
안 하던 담배를 다시 시작하기 시작했습니다.
1달만 참아주시면 안 되겠습니까? 6월이면 모든 게 결정납니다.
그때까지만 조금 참아주시면 안 되겠습니까?"
그리고 나도 입을 열었다.
"선생님. 저도 개인적으로 이상하게 생각했습니다.
안 태우신던 담배를 1년 전부터. 그것도 줄담배를 태우시니.
혹시 무슨 일이 있으신가. 염려/걱정이 되기도 했습니다.
그래서. 사실은 선생님이 왜 담배를 태우시는지. 묻고 싶은 마음도 있었습니다.
저 역시. 선생님의 상황을 먼저 듣지 못하고. 화부터 내어서 죄송합니다.
선생님이 무슨 일을 하시는지. 말씀하셨으니. 저도 제가 무슨 일을 하는지 말씀드리겠습니다.
저는. 사실 '목사'입니다."
'목사'라는 말에. 이분의 태도가 180도 돌변한다.
의자 뒷쪽에. 엉덩이를 붙이고. 몸을 뒤로 기울이고 계시더니.
'화들짝' 놀라며. 앞으로 몸을 세우신다.
그리고. 이렇게 말씀하신다.
"정말이세요? 정말 목사님이세요?
아이고. 몰랐습니다. 죄송합니다. 앞으로 담배 안 피겠습니다.
사실은. 전 집사입니다. 제 아내는 권사입니다.
서울 어디어디 교회 다니는데. 제가 예전에는 안 그랬는데. 암튼 죄송합니다.
앞으로 담배를 안 피우겠습니다."
"아니요. 제가 목사니까. 그 이유 때문에. 담배를 끊으시라는 말은 아닙니다.
다만. 선생님이 요즘 힘드신 일 많으신 것 같은데.
담배를 태우실 때면. 저에게 문자 하나면 주시면 안 될까요?
그러면 저희도 그 시간엔 창문을 닫아놓겠습니다.
마음껏 태우십시오.
그리고. 혹시나 너무 힘드시면. 혼자 술/담배 하시며 고민하지 마시고.
저에게 연락이라도 주시면. 제가 내려와서 말벗이라도 해 드리겠습니다.
기도라도 해 드리겠습니다. 힘내시면 좋겠습니다."
그렇게 대화가 풀리기 시작했다.
그리고. 밤 11시가 넘어 집에 들어왔다.
아내는 '혹시나 무슨 일이 생겼을까?' 노심초사 기다리고 있었다.
"왜 이렇게 늦게 왔어? 걱정했잖아!"
"아냐! 얘기 잘 나눴어"
선생님의 상황을 나눠드리고. 아이에게도 주의를 주었다.
아랫집에서 담배 피더라도. 조금만 이해해 주자고..
그리고. 그날을 반성하며. 이런 생각/마음을 가졌다.
"왜 나는. 그분의 상황을 이해하고. 공감하기 보다.
내 감정만 앞세워서. 그분을 몰아세우고. 거친 말을 내뿜었을까?"
"목사라는 사람이. 그렇게 말하고. 행동했으니.
그분은 얼마나. 마음의 상함이 컸을까?"
그래서. 문자를 드렸다.
"선생님. 어려운 일 있으시면. 연락주세요.
하시는 일. 어려움이 잘 해결되시길 바라며. 평안한 밤 되십시오."
그리고. 그분께 이렇게 답이 왔다.
"죄송하고. 감사드립니다. 편안한 시간 보내세요~"
그리고. 오늘 말씀을 읽으며. 그날을 떠올리며. 다시금 마음을 잡는다.
"부드러운 대답은. 분노를 가라앉히지만. 거친 말은 화를 돋운다.
따뜻한 말은. 생명나무와 같지만. 가시돋힌 말은. 마음을 상하게 한다."
나는. 온유한 사람인가. 불같은 사람인가?
나는. 따뜻한 말로. 사람에게 생기를 불어넣는 사람인가?
아니면. 가시돋힌 말로. 사람의 마음을 상하게 하는가?
때로는. '100% 맞는 말'이라 하더라도. 그 말이 듣기 싫을 때가 있다.
'니 잘났다. 니 똥 굻다!"며. 오히려. 화를 내고 떠나가기도 한다.
그렇기에. 말보다 중요한 것은. 말하는 사람의 태도와 자세가 아닐까?
그런 측면에서. 나의 말/입술에. 사랑과 평화가 깃들길 기도한다.
지혜로운 사람. 온유한 사람이 되기를. 두 손모아 기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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