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하 18:1-18

압살롬의 자랑은. 그의 풍성한 머리칼이었다.

머리 숱이 얼마나 많았는지.
한해 동안 기른. 머리카락의 무게를 재어보니.
100세겔이나 되었다고 한다(삼하 14:26)

1세겔의 무게가. 10g쯤 되니.
100세겔이면. 1kg쯤 되겠다.

1년 동안 머리를 길러본 적이 없으니.
게다가. 머리를 깎고. 그 무게를 재어본 적도 없으니.
나로서는. 이 말이. 잘 실감나지는 않는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압살롬은 . 나와 달리. 머리털이 풍성했다는 것이다다.ㅎㅎ
이것은. 고대 근동 사람들에게. 부와 명예. 영광이었을 것이며.
사람들은 물론. 압살롬 또한.
그 머리털을 자랑하며. 애지중지 소중하게 돌봤을 것이다.


그런데. 오늘 본문을 보면.
압살롬의 그 자랑스러운 머리털 때문에.
그가. 수치를 당하게 된다.

실제로. 다윗의 군대와. 압살롬의 군대가 전쟁을 치를 때.
그들 안에 무슨 일이 벌어졌는가?
다윗의 군대가. 이스라엘 백성들을. 크게 무찌르는 일이 벌어진다.

압살롬으로서는. 당혹스러운 순간이었을 것이다.
2만의 군사 정도면. 충분히 승리할 수 있으리라 생각하였을텐데.
추풍낙엽처럼 쓰러지는. 이스라엘 군대를 바라보며.
그는. 어떤 마음을 가졌을까?
분명. 다급하고. 위급한 마음을 가졌을 것이다.


하지만 이게 웬 일인가!
압살롬 입장에선.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더욱 난감한 일이 벌어진다.
막다른 골목에서. 다윗의 부하들을 마주치게 된 것이다.

그래서. 압살롬은. 다급히 도망을 치기 시작하는데.
9절을 보니. 더 당황스러운 일이 벌어지게 되었다.

압살롬이 노새를 타고 지나던 길에.
그의 머리카락이. 상수리 나무에 걸리게 되었고.
그의 노새만. 나무 아래로 쑥 빠져 나가게 된 것이다.

압살롬 입장에선. 얼마나 당황스럽고. 허망했을까.

하지만. 이것은. 우연이 아니다.
성경 기자는. 워드 플레이(Word Play)를 통해. 이것을 풍유적으로 설명하는데.

압살롬이 그토록 자랑하던. 그의 "풍성한 머리칼"이.
큰 상수리 나무의. "번성한 나무 가지"에 걸리게 되었고.
그는. 자신이 그토록 자랑하고. 사람들이 그토록 부러워하던.
그 머리카락 때문에. 자신의 생을 마무리 하게 된 것이다.


그런 측면에서. 이 말씀을 읽다보니.
이것이. 오늘 우리의 인생사와 참 닮았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실제로. 우리 인생을 돌아보면.
믿는 도끼에 발등을 찍힐 때가 얼마나 많은가.

우리 주님께서.
"칼로 흥한 자는 칼로 망한다"고 말씀하셨던 것처럼.

자신의 머리/지식을 믿는 사람은. 때로는. 그 지식 때문에 망하기도 하며.
때로는. 철떡 같이 믿었던 사람에게. 따귀를 찰싹 맞을 때도 있다.

철옹성처럼 믿어왔던. 인생의 진리가 무너지는 경우도 많고.
'이쯤되면 완벽하다. 충분하다' 생각하였던 것도.
한순간에 와르르 무너지는 경우 또한 허다하다.


오늘 우리가 살아가는. 삶만 봐도 그렇다.

코로나 19를 맞이하기 전만 하더라도.
우리는 얼마나 자신만만한 마음으로. 오늘을 살아왔는가.

지식이 발달하고. 사회가 더욱 고도화 될 수록.
우리는. 무엇이든 할 수 있다고 생각하였으며.
그것이. 우리의 "자랑/면류관"이라 생각하였다.

하지만. 작은 바이러스 앞에서.
우리의 무지와 무력함이. 일순간에 드러났다.

하늘 끝에 닿을 것처럼 보였던. 인간의 지식이.
땅 바닥에 내려앉게 되었으며.
우리는. 오늘도 여전히. 불안과 공포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주께서. 인간의 자랑을 내려놓게 하시고.
우리의 허물과 연약함을. 정직히 마주하게 하는 것이다.


우리 공동체의 오늘 또한 마찬가지다.

우리는 얼마나 많은 지식과. 그에 대한 부요함으로 살아왔는가.
정말 부족할 것 하나 없고.
명석한 두뇌와. 냉철한 사고로.
이 시대를 읽고. 이 사회를 비판하는 데. 능숙하였다.

하지만. 뒤돌아 보면.
이 또한 우리의 어리석음과. 연약함이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형제자매의 눈에 있는 티는 보기 빨랐으나.
내 눈에 있는 들보는 보지 못하였으며.
형제자매를 판단하고 비난했던 그 냉혹한 칼날이.
다시금 우리를 향해 돌아오며.
많은 생각과 명석한 두뇌가.
오늘 우리 공동체의 발목을. 함께 잡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 측면에서.
정직하게 하나님 앞에. 돌아보게 된다.

오늘 우리는.
무엇을 자랑하고. 무엇을 의지하고 있는지?
인간의 지식과. 지혜가. 얼마나 부족하고. 어리석은가?
우리의 교만이 얼마나 깊으며.
우리가 얼마나 헛된 영광을 구하며.
우리가 많은 우상을 섬기며. 그것을 자랑하는가?


말씀을 읽으며. 참 두렵고 떨리는 마음이 든다.

그렇기에. 이 시간. 주님 앞에 나아가며.
주님의 자비와 은혜를 구하며. 이렇게 기도한다.


"주님. 압살롬이. 그의 머리털을 자랑하고.
자신의 꾀를 자랑하다가. 망신을 당하고 말았습니다.

주님. 오늘 우리는 어떠할까요.

오늘 우리는.
인간의 지혜와 머리를 자랑하고. 그것을 의지하고 있지는 않나요?

주님. 만약 우리가.
하나님을 향한 두려움과 경외함을 잃어버리고.
인간의 지식과 경험만을 의존하고 있다면.
주님. 우리의 무지함과 어리석음을 깨뜨려 주시고.
하나님 앞에. 다시 돌아오게 하여 주시옵소서.

사도 바울이 고백하였던 것처럼.
십자가의 말씀이 멸망하는 자들에게는. 어리석은 것이지만.
구원을 받는 우리에게는 하나님의 능력이 됨을 곱개하게 하여 주시고.

우리가. 이 세상의 지혜와.
세상의 힘과 능력과. 세상의 자랑을 구하지 않고.
오직 하나님 앞에.
겸손히. 주님만 바라보는 우리가 되게 하여 주십시오.

나의 삶이 그러하길 소원하며.
우리 공동체가. 하나님 앞에 그러하길 소원합니다.

주님. 높아진 우리의 마음을. 주님 낮추어 주시고.
주님. 그리스도 안에서.
오직 주님만 자랑하고. 주님만 증거하는.
우리가 되게 하여 주십시오.

오늘 하루를 주님 앞에. 겸손히 의탁합니다.
주님. 우리를 긍휼히 여기시고.
주님의 은혜와 사랑으로. 우리를 인도하여 주시옵소서.

감사드리며.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

posted by The Sabbat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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