눅 2:1-7

아기 예수가 태어났다.
요셉과 마리아가. 호적을 등록하기 위해. 베들레헴에 갔을 때.
해산의 때가 차올라. 아들이 태어나게 된 것이다.

근데. 그때의 상황을 보면. 여유로운 상황은 아니었다.
1) 예기치 못한 상황에서. 갑자기 진통이 찾아오고.
2) 그곳은. 우리의 홈그라운드/고향도 아니었고. 아는 사람도 손을 내밀 곳도 여의치 않은 곳이었다.
3) 숙소도 여의치 않았다.
호적 등록을 위해. 많은 사람이 베들레헴을 찾았기 때문에.
그들이 머물 수 있는 숙소도 마땅치 않았고.
4) 이런 상황 속에서. 아기 예수가. 갑작스럽게 태어나게 된 것이다.

그래서. 급한 대로. 아기 예수를. <포대기>에 싸서. <구유>에 눕힌다.
이것이. 예수가 태어나던 날. 그날의 풍경이었다.
다급하고. 정신 없고. 아무 것도 준비되어 있지 않고. 아무 것도 마련되어 있지 않던 날.

그런 측면에서. 우리 주님은. 하늘 보좌 영광을 버리고.
이 땅에 가장 낮은 모습으로. 우리를 찾아오셨다.

로마 황제처럼. 세상의 관심과 이목을 집중시키며.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받으며 이 땅에 태어나신 것이 아니라.
조용히. 아주 조용히 이 땅에 태어나신 것이다.
이것이 오늘 본문에 언급되는. 예수의 첫 출발이다.


근데. 오늘 본문을 보며. 내 마음에 드는 생각은.
"초라함"이나. "볼품 없음". 그리고 "황량한" 이미지가 드는 것이 아니라.
"고요함"과 "평온함". 그리고 "안전한" 이미지가 내 마음에 찾아오는 것 같다.

실제로. 오늘 본문 7절을 보면.
아기 예수가. <포대기>에 싸어. 고요히 <구유>에 눕혀 있는데.
성경 기자는. 예수가 그렇게 지낼 수 밖에 없었던 까닭을.
"여관에는. 그들이 들어갈 방이 없었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근데. 이것을 달리 보면.
"여관에는 그들이 들어갈 방이 없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기 예수가 머무르고. 누울 수 있는 곳이 있었다고 볼 수 있지 않을까?

세상이 북새통을 이루고. 세상이 정신 없이 흘러가서.
아무 데도 묵을 수 없고. 아무 데도 머무를 수 없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구유가 있어> 거기에. 아이를 눕히고. 쉬게 할 수 있다니.
이 또한 얼마나 다행이고. 감사한 일인가.

그런 측면에서. 오늘 주님은 나에게.
<여관에 방이 없어>라는 말에. 나의 마음이 머물게 하기 보다는.
<구유가 있어>라는 말에. 내 마음을 더 머물게 하시는 것 같다.

마치. 사람들이. 먹을 것이 <없어>. 마실 것이 <없어>. 머물 곳이 <없어>.
고통하며. 고민하고 있을 때.
주께서. <내가 너의 필요를 알고. 너희에게 이 모든 것을 더하리라>고 말씀하셨던 것처럼.
오늘 주께서. 요셉과 마리아를 돌보시고. 아기 예수를 돌보시고 계신 것이다.

그래서. 오늘 말씀을 보는데. 아기 예수의 탄생이.
초라하고. 황량하고. 쓸쓸하고. 외롭기 보다는.
그의 모습이. 아주 평안하고. 평온해 보이기만 하다.

사람들이 아무도 그를 주목하지 않고.
사람들이 아무도 그에게 관심을 기울이지 않고 있지만.
우리 주님이. 그를 돌보시고. 그를 바라보고 계시기 때문이다.

그래서인지. 오늘 아침 말씀을 묵상하는데. 문득 찬송가 114장이 생각났다.
그리고. 이 말씀의 가사 한 절 한 절이. 오늘 나에게 새롭게 다가오는 것 같았다.
아기 예수를 누일 방이 없어. 그들이 혼비백산. 어려운 상황 가운데 놓여 있을 때.
우리 주님이. 그를 위해. 구유를 예비하시고. 그를 돌보시고. 그를 살피시는 모습 말이다.


그런 측면에서. 오늘 나의 인생도. 어쩌면. 이와 같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대표를 하며. 또 대표 이후의 삶을 생각할 때.
어쩌면. 오늘 내게 준비된 것이 아무 것도 없고.
아무 것도 예비 되어 있지 않을 때.
<우리가 들어갈 방이 없고. 우리가 머무를 곳이 없을 때>.

그때 우리 주님이. 아기 예수를 위해.
<누일 곳>을 마련하시고. <머무를 곳>을 마련해 주셨던 것처럼.
오늘 나의 인생도. 그렇지 않을까?

오늘 나의 인생을. 세상이 몰라주고. 세상이 우리를 품어주지 않을 때.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 하나님이 우리를 품어주시고.
우리 하나님이 우리의 인생을 알아주시고. 기억해 주시지 않을까?

그래서. 이 아침. 말씀을 보는데. 내 마음이 평온하고. 평안해 지는 것 같다.
마치. 말 구유에 누워계신 아기 예수님의 모습을.
우리 하나님이 지켜보시고. 돌보시는 것처럼 말이다.


그렇기에. 오늘 하루를 시작하며.
주님 앞에. 이와 같은 기도로 나아갈 따름이다.

"주님. 아기 예수가. 머무를 곳이 없고. 그가 들어갈 방이 없었을 때.
주님. 아기 예수를 위해. 구유를 준비하시고. 누일 곳을 준비하셨던 것처럼.
오늘 우리 인생 가운데도. 그런 은혜를 허락해 주시옵소서.

오늘 우리 인생이. 갈 곳을 몰라 헤매이고. 어디로 가야 할지 몰라. 불안해 하고 두려워하고 있을 때.
주께서 요셉과 마리아의 인생을 이끄시고. 인도하셨던 것처럼.
오늘 우리의 인생 또한. 주님이 붙들어 주시옵소서.

그래서. 아기 예수가. 당신의 품안에서. 고요히 잠들고 평온히 잠들었던 것처럼.
오늘 우리 인생 가운데도. 주님 그런 은혜를 허락해 주시고.
주님. 우리를 고요히 바라보시고. 주님 오늘 우리를 가만히 안아 주시옵소서.

오늘 우리의 삶을. 주께 의탁드리며.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

(feat. 그 어린 주 예수 눌 자리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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