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2:12-17

솔로몬은. 인생 말기. 지독한 염세주의에 빠졌던 것 같다.
내가 뭘 한다고 한들. 세상은 달라질 것 없고. 다 똑같을 것이기 때문에.
그냥 이렇게 사는 것이. 속 편하고. 좋을 것이라고 말한다.

그래서. 오늘 본문을 보면.
이런 솔로몬의 마음이 많이 담겨 있는 것 같다.

"임금 자리를 이어받은 사람이. 무엇을 할 수 있겠는가.
기껏해야 앞서 다스리던 왕이. 이미 하던 일을 할 뿐이지 않은가.

지혜가 있다 한들. 오래 기억되는 것도 아니며.
지혜가 있다고 해도. 어리석은 사람들과 함께. 사람들의 기억에서 사라질 뿐인데.
내가 뭐 하려고. 수고하고 헛심을 쓰겠는가.

슬기로운 사람도 죽고. 어리석은 사람도 죽으니.
산다는 것은 다 덧없는 것이다.
인생살이에 얽힌 모든 일들이. 나에게는 다 괴로움일 뿐이니.
모든 것이. 바람을 잡는 것처럼. 헛되고 헛된 일일 뿐이다"


어떤 측면에선. 솔로몬이. 이런 마음을 충분히 가질 법 할 것 같다.
자기 딴에는. 정말 최선을 다해서 나라를 섬기고. 백성들을 섬겼는데.
하나도 달라지지 않는 것 같은. 인간의 죄성과 패역함을 볼 때에.
그의 마음이 얼마나 헛헛하고. 휑한 마음이 들었을까.
아무도 자기를 기억해주는 이 하나도 없는 것 같고.
그렇게 자기가 잊혀지고 사라지는 것을 볼 때에.
그의 마음 가운데. 회의적인 마음. 비관적인 마음. 염세적인 마음이 찾아왔을 것 같다.

그래서 그는. 탄식과 한숨 속에. 인생의 노년을 맞이하고 있는 것 같다.
"헛되고 헛되며. 헛되고 헛되니. 모든 것이 헛되도다" 하는. 그 마음말이다.


근데. 이런 모습은. 솔로몬에게서만 발견되는 것이 아니다.
오늘 우리에게서도. 쉽게 발견된다.

실제로. 선거철이 되면. 사람들이 쉽게 하는 말이 무엇인가?
"이놈이나. 저놈이나. 다 똑같은 놈인데.
뭐 하려고 투표하고. 뭐 하려고 정치에 관심을 갖냐"는 말을 하지 않는가.
매번 선거철이 되면. 사람들 앞에 굽신거리고. 한번만 도와달라고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잊혀지고 달라지는 사람들의 모습을 보면서.
또. 이 사람은 안 되겠다 싶어서.
다른 사람을 믿고. 다른 사람을 뽑아줬는데.
이 사람도 전 사람과 똑같은 모습을 보면서.
우리는 회의론에 빠지고. 절망론에 빠지기도 한다.

그래서 선거철이 되면.
선거 무용론/정치 무용론을 말하는 사람이 있는데.
그들의 모습과. 솔로몬의 모습이 무엇 다르겠는가.

그들은 모두 똑같이.
인간의 패역함과 이기심을 보면서. 깊이 절망했었고.
아무리 애를 쓰고. 수고를 하여도.
바뀌지 않고. 달라지지 않는 모습을 보면서. 깊은 탄식과 절망 가운데.
오늘을 살아갔었다.


그런 측면에서. 그들의 마음이. 이해되지 않는 것은 아니다.
공감이 간다. 이해가 된다.
얼마나 절망스럽고. 탄식스러우면. 그렇게 말하겠는가.

하지만. <강한 부정은. 강한 긍정이라>는 말처럼.
솔로몬은. 또 우리네 사람들은.
정말 이 땅 가운데. 하나님이 다스리고. 하나님으로 충만한 세상을 꿈꿨는지도 모른다.

우리가 이렇게 슬퍼하고 절망하고 있을 때.
주께서 우리 인생을 굽어살펴주시고.
주께서 우리 가운데. 참된 지도자/참된 스승을 허락해 주시길 바랐는지도 모른다.

오늘 우리 인생이 너무 헛헛하고. 슬프기 때문에.
주께서 우리 인생을 긍휼히 여겨주시고.
주께서 우리 가운데. 당신의 자비와 은혜를 베푸사.
우리가 다시 한번 주님을 바라보고.
우리가 다시 한번 주님 안에서. 새로운 꿈/소망을 바랐는지도 모른다.


그런 측면에서. 나는.
오늘 솔로몬 기자의 고백을.
있는 모습 그대로/문자 그대로 받아들여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우리가 손을 놓고. 아무 것도 하지 않으면.
세상은 더 악한 방향으로. 악한 곳으로 흘러가기 때문이다.
악은 성실하고. 교묘하기 때문에.
우리가 최선을 다하지 않으면. 어느새 이 땅은 절망으로 가득하게 되고.
그렇게 되면. 약한 자들이 먼저 끊어지고. 그들이 피해를 보게 되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우리는. 탄식과 절망 가운데. 주님을 바라봐야 하고.
하나님 나라가 이 땅 가운데. 오늘 우리 마음 가운데 임하고 부흥하기를.
간절히 바라고. 소망하여야 한다.

시편 기자가. 눈물로 씨를 뿌리는 자는. 기쁨으로 단을 거두리라고 하였던 것처럼.
우리는 절망 가운데. 하나님께 소망을 두고. 기도하여야 하며.
선을 행하되 낙심하지 말 것은.
때가 되면 주께서 우리 가운데 은혜를 베푸시고. 소망의 열매를 주실 것이라는.
믿음과 소망 가운데 오늘을 살아가야 한다.

그래서. 오늘 우리의 마음은.
<현실론자>가 되어서도 안 되고.
<비관주의자>가 되어서도 안 되고.
무조건. 오늘 우리 인생이 달라질 것이라는. <낙관주의>에 빠져서도 안 되고.

오늘 우리 형관과 삶이 아무리 어렵더라도.
주께서 우리 가운데. 일하시며.
주께서 우리 가운데. 소망을 두고 행하신다는.
<비관적 낙관주의>로 살아야 한다.

그것이. 오늘 우리가 살아가는. 성도의 고백이며.
그것이. 오늘 이 땅을 살아가는. <현실에 뿌리 박은 영성>이기 때문이다.


그런 측면에서. 나는 오늘 우리 공동체 가운데.
이와 같은 은혜. 이와 같은 소망이 흘러넘치면 좋겠다.

특별히 오늘. 전국의 대표간사들이 한자리에 모여.
후임 대표를 선출하는 과정과 방식들에 대해 이야기 할 텐데.
오늘 우리 가운데. 주께서 은혜를 주시고 소망을 주시길 기도한다.

대표를 선출해 봐야. 뭐가 달라지겠냐고.
탄식하고. 절망하는 목소리로 가득 차지 않았으면 좋겠고.
오늘 우리 공동체 가운데. 이제 아무런 소망도 없고. 꿈도 없다는.
그런 탄식과 절망의 목소리로 가득 차지 않았으면 좋겠고.
오늘 우리 가운데. 새 소망을 주시고. 꿈을 주시는.
그런 우리 공동체 되고. 그런 오늘 하루 되었으면 좋겠다.

그렇기에. 오늘 하루를 시작하며.
하나님 앞에. 이 찬양의 고백으로 나아가길 소원한다.

"이곳에 임하신 하나님나라. 가난한 맘으로 바라보리라.
먼저 그 나라 그 뜻 구하며 나의 삶 드리리.
주님이 맡기신 하나님 나라. 믿음의 눈으로 바라보리라.
하늘에 뜻이 이 땅 가운데. 완성될 그 날까지.

믿음 다하여 그 위에 서리라. 하나님의 나라는 무너지지 않으리.
믿음 다하여 그 나라 세워가리라. 주님 곧 오실 때 까지"

오늘 하루. 주께서 우리 가운데.
탄식 가운데 소망을. 눈물 가운데 기도를.
절규 가운데. 주의 은혜를 부어주시길 간절히 소망하며.
오늘 하루를 겸손히 주께 의탁한다.

(feat. 이곳에 임하신 하나님 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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