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03.12(목) 행 16:6-10

행 16:6-10

"길이란. 걷는 것이 아니라. 걸으면서 나아가기 위한 것이다.
나아가기 못하는 길은. 길이 아니다."
윤태호 작가의 작품. <미생> 가운데 한 대목이다.
얼마나 인상적인 말인가. 나아가지 못하는 길은. 길이 아니라니 말이다.

실로. 길이 막히면. 새로운 길이 열리기 마련이다.
막힌 길을. 뚫고자 애를 쓸 것이 아니라.
새로운 길을 찾아야 한다.
거기에. 하나님의 새로운 뜻. 부르심이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오늘 사도 바울의 전도 여행이 그러하다.

바울은 2차 전도여행의 본 목적.
1차 전도여행 때. 세웠던 교회들을 방문해서, 격려하는 일'을. 무사히 잘 마쳤다.
그래서. 바울은 새로운 계획을 세웠다.
그것은. 아시아 지역(오늘날 터키 서부)에 복음을 전하는 것이었다.

하지만. 길이 열리지 않았다.
바울은 다른 길을 모색해 보았지만. 이 또한 쉽지 않았다.
뜻대로 되지 않는 일에. 바울 전도단은. 힘이 빠졌을지도 모른다.

그런데. 그날밤. 바울에게 환상이 나타났다.
"마케도냐 사람 하나가. 바울에게.
마케도냐로 건너와서. 우리를 도우라"는 것이다.
(아재 개그를 하자면. 드로아에 있던 중에. '드로아. 도로아'
마케도냐로 드로아라고. 말한 것이다 ㅎㅎ)

그들은. 이것을 하나님의 부르심이라 확신하였다.
그리고. 그들은 그제서야 알게 되었다.
"우리가 아시아로 가지 못했던 것은. 단지 환경적인 요인이 아니라.
성령께서. 예수의 영이 허락하지 않았던 거구나."

그렇게. 성경을 다시 보는데. 2구절이 대조되어 보인다.
- 7절 : "그들이. 비두니아로 가고자 '애쓰되'
예수의 영이 허락하지 아니하시니라"
- 10절 : "그들이. 곧 마게도냐로 떠나기를 '힘쓰니'
이는 하나님이 우리를 부르신 줄로 인정함이라"

애쓰는 것과. 힘쓰는 것의 차이가 뭘까 궁금했다.
성경의 여러 용례들을 찾아보니. 이렇게 정리된다.
우리말. '애쓰다'고 번역된 헬라어에는. '유혹받다'는 의미가 내포되어 있다.
예수님이 사탄에게 유혹 받았던 것처럼 말이다.

그리고. '힘쓰다'는 말은. seek 찾다로 번역된다.
특별히 누가는. 이 말을 기도와 관련해서 사용하는데(눅 11장)
아나니아가 사울을 찾을 때.
그리고. 고넬료가 베드로를 찾을 때도 동일하게 사용한다.

다시 말해서.
'애쓴다'는 것은. 내 생각/욕심이 투영된지도 모른체.
이것이 하나님의 뜻이라고 착각하고 살아가는. 똥고집.
믿음이라 생각하였지만. 사실은. '스스로에게 유혹 받고 있는 것'을 뜻한다.

반면에. '힘쓴다'는 것은.
우리의 무지를 인정하고. 하나님의 인도하심을 따라. 길을 걷는 것이다.
하나님의 길. 뜻을 찾으며. 그분께 무릎으로 구하는 삶.
그것이 힘쓰는 것이다.

그런 측면에서. 신앙생활은.
'애쓰는 것'이 아니라. '힘쓰는 것'이다.
아니. '애쓸' 뿐만 아니라. '힘쓰기도' 해야 하는 것이다.
어찌. 안달복달. 애만 쓰면서 살아갈 수 있겠는가.
어찌. 그것만 좋은 믿음이라고 말할 수 있겠는가.

말씀을 보면서. 나의 모습 또한 돌아본다.
'나는. 학생들에게/간사들에게.
애쓰고. 믿음으로 살 것만을. 종용하지는 않았을까?'
'이것이 옳은 길이라고. 착각하며 살지는 않았을까?'

어찌보면. 오늘 우리의 사역/우리의 일상 또한 그러하다.
'코로나19'로 인해. 우리 앞에. 길은 가로 막혔다.
하나님은. 우리 앞에 막힌 길을. 뚫기위해 애쓰는 것보다.
어쩌면. 새로운 길로. 우리를 부르는 것은 아닐까?

길이 막힐 때. 새로운 길이 열린다.
막힌 길만 바라보면. 새로운 길을 볼 수 없고.
절망과 탄식으로. 바닥만 쳐다보면. 새로운 길을 찾을 수도 없다.

그렇기에. 오늘 믿음의 눈을 들어. 주를 바라본다.
주님이 우리에게 무엇을 원하시는지. 귀를 열어 듣기 원한다.
주님이 일하시는 것을 보기 원하며. 우리는. 그 음성에 순종하길 원한다.

주님은 우리에게. '애쓰는 것'보다.
주님의 말씀 앞에. '힘써' 그 길을 찾기 원하시기 때문이다.
문제는... 이것을 분별하는 것이 쉽지 않다는. 함정이 있지만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