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07.22(수) 잠 27:1-16

잠 27:1-16

"적정"이란는 것은. "알맞고 올바른 정도"를 뜻하는 말이다.
그런 측면에서. 과하지도 부족하지 않은.
"적정한" 무언가를 찾는다는 것은. 우리에게 너무나 중요한 일이다.

예를 들면. 이런 거다.
우리에게 많은 신발이 있지만. 그 쓸모와 용도는 다 다르다.
험한 산을 가기엔. 발이 편한 운동화가 "적정"하다.
아무리 예쁘다 하더라도. 아무리 삐까뻔쩍한 신발이라 하더라도.
구두를 신고. 험한 산을 오르다간. 구두도 망가지고. 발도 까질 수밖에 없다.
반대로. 아무리 편한 복장이 좋다하더라도.
격식을 갖춰야 할 자리에. 샌달이나 슬리퍼를 신고간다면.
그것 또한 어리석은 행동이다.
자신은 괜찮을지 몰라도. 주변은 살피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적정"이라는 말은. "대충/뜨뜨미지근한 모습"과 어울리지 않는다.
"적정"이라는 단어에는. 끊임없이 자신과 주변을 살펴서.
"바르고. 올바른 정도"가 무엇인지. 고민하고. 씨름한다.
우리는 그것을 '지혜/분별력'이라 말하며.
그 길을 찾아가는 삶의 자리에는. 언제나 고뇌의 흔적이 남기 마련이다.
적정 온도, 적정 기술, 적정 행동, 적정 거리...
이 모든 것은. 요술 방망이처럼. 그냥 뚝딱 나온 것이 아니다.
오히려. 많은 연구와 테스트를 통해서. 끊임없이 관찰하고. 씨름한 결과물이다.
축적의 기술. 지혜의 창고라 할 수 있는 것이다.

그렇기에. 우리는 "적정함"을 배워야 한다.
그것이 지혜이며. 절제의 미덕이기 때문이다.
"때를 따라" 바르게 행동하는 것이. 사람을 살리는 덕이 되기 때문이다.


그런 측면에서. 오늘 말씀도 우리에게 "적정함"을 가르친다.
특별히. 12절 말씀이. 마음에 남는다.
"슬기로운 사람은. 재앙을 보면 숨어 피하지만.
어수룩한 사람은. 고집을 부리고 나아가다가 화를 입습니다.
그것은. 용기가 아니라. 객기입니다.
나의 한계를 알고. 내가 할 수 있는 것과 할 수 없는 것을 구분하여야 합니다.
'때'를 살피고. 지혜롭게 살지 않는 사람은.
불 속으로 뛰어드는 불나방과 같습니다.
부디. 여러분은 그러지 않기를 바랍니다. 그것은 순교가 아니라. 객사입니다.ㅠ"

어쩌면 오늘 우리도 그러지 않을까?..
젊은 날에는. 열정이 넘쳐서. 내가 뭐라도 다 할 수 있을 것만 같았다.
이상이 높고. 큰 그룹일수록. '우리가' 모든 것을 다해야 한다.
'온전함'이 아닌. '완벽함'을 추구하고.
자신이 감당하지 못 할. 더한 십자가/짐을 지우면서.
혼자 끙끙앓고. 시름하는 우리의 모습을 본다.

그런 우리의 모습을 보며. 주님이 뭐라 하실까?
"얘들아. 그렇게까지 안 해도 되는데...
내가 원하는 건. 그런 게 아닌데..."
안타까운 마음에. 주님이 우리의 짐을 덜어주려  손을 내미신다.
그때 우리는 또 이렇게 얘기한다.
"건들지 말어. 손모가지 날라가붕게...
이건 내 꺼여. 이건 내가 해야한단 말이여.."

그렇게. 지나친 책임감과 부담 속에서.
다른 사람에게 위임하지도 못하고. 짐을 덜지도 못하고.
혼자 끙끙앓고 살아가는 건 아닐까...

하지만. 안타까운 건. 우리는 말로해서는 잘 알아듣지 못한다는 것이다.
우리가 직접 몸으로 겪어봐야. 그제서야 그 말을 받아들인다.
그렇기에. 우리는 우둔하고. 어리석은 백성인가 보다.ㅠㅠ


바라기는. 나와 우리 공동체가. 하나님 앞에서. '적정함'이 무엇인지 배워가길 소원한다.
대충 살자는 것이 아니다.
술에 술 탄 듯. 물에 물 탄 듯. 생각이나 줏대없이. 어리숙하게 살자는 것도 아니다.
끊임없이 고민하고. 씨름하되.
한쪽편으로 편중되고. 과잉되는 것이 아니라.
균형과 절제 속에서.
우리의 연약함과 한계 또한 겸손히 받아들이길 소원한다.

그래서. 제 풀에 지쳐 나가 떨어지지 않도록.
우리의 고집 때문에. 우리의 어리숙함 때문에. 우리가 화를 입지 않도록.
서로 권하고. 서로의 손을 붙잡아 주는.
그런 관계/공동체 되기를 소원한다.

"적정 기술" 그게. 우리에게 필요하다...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