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상 16:8-28

혼란스러운 시대다.

바아사의 아들. 엘라가 왕이 되자.
시므리가 반기를 들었고.
그는 엘라를 비롯하여. 바아사 가문 전부를 몰살 시켜버렸다.

자신의 왕권을 세우기 위함이었다.
바아사 가문 가운데 누군가가.
혹시라도 자신의 정통성을 주장하며. 왕권에 도전할지 모르니.
싹수가 될만한 것은. 애초에 모조리 쓸어버리기로 작정한 것이다.

결국. 바아사의 아들 엘라는.
2년 만에. 왕위에서 내려오게 된 것이다.


시므리가 왕이 되고 난 다음에도.
이스라엘의 혼란스러운 정세는 그치지 않는다.
아니. 오히려 더 큰 혼란과 혼동을 맞이하게 되었다.

시므이가 왕이 되었다는 소식을 듣고.
오므리는 기가 찼을 것이다.
"시므이 따위가 왕이 되었다고? 무슨 말 같지도 않은 말을 하고 있냐?
내가 그 놈 아래서 종노릇 하느니. 차라리 내가 왕이 되고 말겠다!"는 생각을 했을 것이며.
그는 그렇게. 군대를 끌고 와서. 스므리를 포위하였다.

결국 시므리는. 아무것도 해보지 못하고. 왕위에서 내려오게 되었다.
100일 천하도 아니고. 7일 천하였다.
왕이 되고. 일주일도 채 안 되서. 죽음을 맞이하게 된 것이다.


그렇게. 오므리가 북이스라엘의 왕이 될 것처럼 보였는데.
이번에는. 디브니가 반기를 들었다.
앞서. 오므리가 시므이를 향해 가졌던 마음과 같다.
"오므리가 왕이 됐다고? 무슨 말 같지도 않은 소리를 하고 있냐.
내가 그 놈 아래서. 종노릇 할 바에야. 차라리 혀를 깨물고 죽고 말지!"

결국. 디브니 또한 오므리를 반역하고.
"I am a king! 내가 왕이라"고 소리쳤다.

하지만. 디브니는. 오므리만큼 강하지는 못하였다.
결국. 디브니 또한 죽게 되었고.
오므리는. 우여곡절 끝에 자신의 나라를 세우게 되었다.

그런 측면에서. 이스라엘의 정세가 매우 불안정하다.

2년이라는 짧은 시간 동안.
4사람이 자기가 왕이라고. 스스로 소리치며.
서로 물고 뜯고. 죽이는 일을 벌이고 있으니.
이 얼마나 어지럽고 혼탁한 사회란 말인가.


근데. 이 모습이. 낯설게 보이지 않는다.
마치 오늘 우리가 살아가는 사회의 모습과 비슷한 것 같다.
저마다. 자기가 옳고. 자기가 맞다고 말하며.
자기 입장과 다른 편에 놓여 있는 사람들을 향해서는.
눈에 불을 키고. 그에게 달려든다.

저마다. 자기 사람을 세우기 위해 혈안이 되어 있고.
이 과정에서. 서로를 향한 배려와 사랑이라곤 찾아보기 힘들다.
조금이라도 빈틈이 보이면. 득달같이 달려들기 바쁘고.
혹시라도 구설수에 오를만한 일이 생기면. 이 일을 빌미로.
상대방에게 창피를 주고. 망신을 주기 일쑤다.

자기가 하는 행동은. 정당한 행동. 의로운 행동이고.
상대가 하는 행동은. 파렴치한 행동. 비겁한 행동이다.
그러다 보니. 서로 상처만 받고. 돌아서기 마련이다.
어느 누구 하나. 잘못한 사람/책임지는 사람은 찾아보기 힘들고.
저마다 자기가 피해자라고. 내 얘기 좀 들어보라고. 아우성되기 바쁘다.

이런 세상 속에서. 우리는 어떻게 살아가야 할까.
사람에 대한 신뢰가 무너지고.
관계에 대한 소망과 기대가 사라지는 이 세상 속에서.
우리는 그리스도인으로서. 어떤 기대와 소망을 가지고 살아야 할까.
참 어렵고. 힘든 질문들이. 내 마음을 무겁게 짓누르곤 한다.


그렇기에. 이 시간. 주님 앞에 나아가며.
당신의 은혜와 자비를 바랄 뿐이다.

"주께서. 이 땅을 긍휼히 여기시며.
주께서. 우리를 불쌍히 여기셨던 것처럼.
우리 또한 이 땅을 불쌍히 여기고. 긍휼히 여기길 바라며.

주께서. 당신의 백성들을 버리지 않으시고.
당신이. 이 땅을 포기하지 않으셨던 것처럼.
우리 또한 이 땅을 버리지 않고.
당신의 백성들을 포기하지 않기를 바라며.

오늘 우리 마음이 시험에 들어. 낙심하고 좌절하는 것이 아니라.
오늘 우리 가운데. 새 소망과 기대감으로.
오늘을 살아갈 수 있도록. 주께서 우리를 살피시길 바랄 뿐이다."

이것이. 비록 쉽지 않고.
지리멸렬한. 오랜 기다림의 싸움이라 할지라도.
오늘 하루. 그 주님을 향한 기대와 소망함으로.
오늘을 인내하며 살아갈 수 있기를 기도한다.

posted by The Sabbat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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