눅 23:44-56

요즘. 몸과 마음이 많이 지쳐있음을 보게 된다.
전국수련회를 마치고. 또 비전 TFT를 마친 다음.
큰 일을 마쳤다는 안도감이 몰려오는 것 같고.
대표 1차 임기를 보내며.
또 복귀 이후 7년 동안의 사역을 마치며.
그간 알게 모르게 쌓였던. 긴장과 피로감들이 몰려드는 것 같다.

추위도 한 몫 하는 것 같다.
갑자기 쌀쌀해진 날씨에. 몸도 마음도 움츠려 드는 것 같고.
쓸쓸한 가을 날씨에. 떨어지는 낙엽 잎을 보면서.
내 마음도 가을에 물들어 가는 것 같다.

그래서. 활기차고. 생기 있는 오늘을 살아가기 보다는.
조금은 울적하고. 조용한 오늘을 살아가고 있다.
어떤 일을 할 때도. 의욕에 차서. 감사함과 소망으로 오늘을 살아가기 보다는.
에너지를 내어서. 힘을 내어서. 오늘을 살아가고 있다.

이것이. 오늘을 살아가는. 솔직한 나의 마음이다.
마음 같아서는. 정말 기쁘게. 감사함으로 오늘을 살아가고 싶은데.
아직은 그게 잘 안 된다.

그래서. 하루를 살아갈 때마다.
하나님 앞에. 엎드리고 기도하게 된다.
"주님. 오늘 하루를 감당할 만한 힘을 주시고.
오늘 하루를 살아갈 수 있는 힘을 주시옵소서.
주님. 나의 빈 잔을 채우시고. 주의 은혜로 내 마음을 채워주시고.
오늘 내가. 주님 안에서 힘을 얻고.
주님 안에서. 새로운 마음과 새로운 소망으로 살아갈 수 있게 해달라"고 기도하면서 말이다.


근데. 오늘 본문을 보면.
어려움과 고난의 순간 속에서도. 끝까지 자기의 일을 감당하고.
끝까지 자기의 길을 걸어가는 사람들이 나온다.
예수님의 모습이 그렇고.
아리마대 사람과. 여자들의 모습이 그렇다.

실제로. 오늘 본문을 보면.
예수님이 십자가에 달려. 숨을 거두시는 장면이 나오는데.
그때 우리 주님이 하신 말씀이 무엇인가?
"아버지. 내 영혼을 아버지 손에 맡깁니다"라고 말한다.
그리고. 다른 복음서의 내용을 보면.
"내가 다 이루었다"라고 말씀하신다.

근데. 주님이 이렇게 말씀하실 수 있는 까닭/이유가 무엇인가?
우리 주님이. 자기에게 주어진 걸음을.
끝까지. 걸어갔기 때문이다.
사람들의 조롱과 비웃음에도 불구하고.
"니가 하나님의 아들이거든. 내려와서 네 스스로를 구원해 보라"는.
사람들의 조롱과 비웃음에도 불구하고.
끝까지 자기 길을 걸어가고. 끝까지 하나님의 길을 걸어갔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 주님은.
"내가 다 이루었다"라고 말씀하시고.
"아버지. 내 영혼을 아버지의 손에 맡깁니다"라고 말씀하실 수 있었다.

아리마대 사람 요셉도 마찬가지다.
산헤드린 공회가. 예수님을 처벌하고. 그를 십자가에 못 박을 때에.
그는. 공회의 결정과 처사에. 찬성하지 않았었다.
그렇기 때문에 그는. 끝까지 예수님의 죽음을 바라보고.
끝까지. 예수님 곁에 머물러 있었다.

빌라도에게 가서. 예수님의 시신을 직접 내어달라고 청하였고.
예수님의 시신을. 십자가에서 내려다가.
삼베로 싸서. 아직 아무도 묻은 적이 없는 무덤에 묻으셨다.
사람들이. 예수님을 증오하고 핍박하였지만.
그는. 울분과 슬픔 속에서도. <끝까지> 이 길을 걸어가며.
<끝까지> 주님 곁에 머문 것이다.

여자들의 모습도 그렇다.
예수께서 십자가에 달리는 모습을 보고. 주의 제자들이 무서워서 도망치고.
예수께서 십자가에 달려 죽으시는 모습을 보고.
사람들이 가슴을 치면서. 집으로 돌아갈 때.
그들은 <끝까지> 예수님 곁에 머무르며.
아리마대 사람 요셉이. 예수님의 장례를 치르는 것을. <끝까지> 지켜보았다.

그리고. 집으로 돌아가서. 향료와 향유를 마련하였다.
오늘은 안식일이어서. 예수님의 장례를 마저 다 치르지는 못하지만.
안식일이 마치는 대로. 날이 밝는 대로.
예수님의 장례를 치르고. 그분의 마지막을 함께 기리고. 그를 추억하기 위해서였다.

이처럼. 오늘 본문을 보면. 어려움과 고난 속에서도.
자기의 길을 끝까지 걸어가며.
예수님의 죽으심과. 그의 뜻하심을.
끝까지 기리며. 끝까지 함께 하는 자들이 있다.

그것이. 성도로서. 우리에게 주어진 역할과 책임이며.
그것이. 하나님 나라 백성으로서. 오늘 우리에게 주어진.
삶의 소망이요. 삶의 길인 것이다.


그런 측면에서. 오늘 나와 우리 공동체가.
<끝까지> 주의 길을 걸어가며.
<끝까지> 이 길을 완주할 수 있는.
그런 내가 되고. 그런 우리 공동체 되었으면 좋겠다.

오늘 내게 주어진 삶의 환경과 처지 속에서.
쉽게 포기하고. 쉽게 돌아가는. 그런 내가 되지 않았으면 좋겠고.
사람들의 반대와 저항에도 불구하고.
이것이 주의 길이라고 생각된다면.
끝까지 이 길을 걸어가고. 끝까지 이 일을 완수할 수 있는.
그런 내가 되고. 그런 우리 공동체 되면 좋겠다.

아리마대 사람 요셉과. 예수를 따라다니던 여자들이.
예수님의 시신을 받아서. 끝까지 장례를 치뤘던 것처럼.
오늘 나와 우리 공동체도. 하나님 안에서 그와 같은 삶을 살아가면 좋겠고.
오늘 우리의 삶 가운데. 예수 그리스도께서 주인되시고. 소망되시는.
그런 우리 공동체 되고. 그런 내가 되었으면 좋겠다.


그렇기에. 오늘 하루를 살아가며.
이 찬양의 고백으로. 주님 앞에 나아가길 소원한다.

"나는 어린 양을 따르리. 온 힘 다해. 온 맘 다해.
그의 명령에 순종하리. 나는 어린 양을 따르리"

오늘 하루. 주께서 우리에게 힘 주시고.
주께서 우리 가운데. 소망과 은혜 더하여 주시길 간절히 소망하며.
오늘 하루를 겸손히 주께 의탁한다.

(feat. 나는 어린 양을 따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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