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상_시냇가에 심은 나무/고린도전서'에 해당되는 글 34건

  1. 2021.12.16 :: 2021.12.16(목) 고전 11:17-34

고전 11:17-34

기독교는. '전체주의'가 아니다.
모든 사람을 통제하고. 억압하고. 획일화시키지 않는다.
서로의 생각을 존중하며. 다양성을 추구하며.
그 가운데 하나됨을 지향한다.
그런 측면에서. 기독교는. '전체주의'와 다르다.

그렇다고. 교회가. '개인주의'를 지향하는 것도 아니다.
개인의 의사와 의결도 중요하지만. 공동체의 덕을 세우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
때로는 공동체의 생각이 나와 다르다 하더라도.
공동체가 함께 합의하고 결정한 일이라면.
나의 생각을 거기에 맞출 필요가 있다.

그렇기에. 교회는. '개인주의'를 지향하지 않는다.
'개교회주의'를 지향하지도 않고. '개공동체주의'를 지향하지도 않는다.
우리는 그리스도 안에서. 한 형제자매요. 한 가족으로 부름 받았으며.
우리는 '나혼자/나 홀로' 이 땅을 살아가는 것이 아니라.
사랑하는 형제자매들과 함께. '더불어 함께' 이 땅을 살아가기 때문이다.

여기까지는. 모든 사람이 동의하는 바다.
대의/큰 방향에 있어서. 누가 이것을 반대하겠는가.

하지만. 문제는. 실제다.
'대의/총론'이 잘못된 것이 아니라.
'실제/각론'에 있어서. 저마다 생각이 갈라지고. 트러지기 때문이다.


오늘 고린도교회도 그렇다.
그들이. 그리스도 안에서 한 몸이요. 한 가족/한 지체인 것을 누가 모르겠는가.
모든 사람이 아는 바다.

하지만. 문제는 세세한 부분에 들어갔을 때.
작은 것 때문에. 서로의 마음이 틀어지고. 갈라진다.

실제로 오늘 고린도 교회에 다툼이 생긴 이유가 무엇인가?
먹는 것 때문이다.

분명. 함께 모여 식사를 하기로 했는데.
어떤 사람은 늦게 오고. 어떤 사람은 일찍 온다.
요즘처럼 연락체계가 잘 마련된 것이 아니었기에.
누가 언제 올지. 도대체 알 수가 없다.

그래서. 누군가 이렇게 제안한다.
"언제 올지도 모르는데. 우리끼리 먼저 식사 합시다."
결국. 그렇게 식사가 시작되었다.

식사가 시작되자. 그들 안에서도 각기 다른 양상이 벌어졌다.
누군가는 허겁지겁. 밥을 먹는다.
맛있는 음식 위주로. 자기가 좋아하는 음식 위주로. 비싼 음식 위주로.
빠른 속도로. 음식을 비워가기 시작한다.
배려라고는 찾아볼 수가 없다.
'내가 지금 배가 고프고. 내가 지금 중요한데'
다름 사람을 챙기고 돌아볼 여유가 어디있겠는가.

그렇게 허겁지겁 식사를 마치고선. 이렇게 말한다.
"내가 너무 많이 먹었나? 다른 사람들은 어떡하지?"
차라리 말이라도 꺼내지 말지.
그의 말이 야속하고. 얄밉게 느껴진다.

늦게 온 사람은. 속이 더욱 상한다.
이미 난장이 되어버린 식사 자리에서. 도대체 무슨 음식을 먹을 수 있겠는가.
사람들이 자기를 배려하지 않고. 살피지 않았다는 이유로.
마음이 상하고. 속이 상한다.

교회는 그렇게 분열되고. 깨진다.
큰 것 때문에. 마음이 상하고 토라지는 게 아니라.
작은 것들이 쌓이고 쌓여서. 그것 때문에 마음이 토라지고 깨진다.

어찌보면. 부부 관계/친구 관계/직장 동료와의 관계도 마찬가지지 않은가.
큰 것 때문에. 싸우지 않는다.
작은 것들이 쌓이고 쌓여서. 그게 마음의 벽을 쌓고.
서로에 대한 앙금을 갖게 한다.

너무 작은 것이라. 말하기도 조심스럽다.
이걸 얘기 하자니. 내가 좀스럽고/치사한 사람 같고.
얘길 하지 않자니. 내 속만 시커멓게 타들어 가는 것 같다.


이에. 사도 바울은. 구체적인 지침들을.
편지에 추가로 언급한다.
"여러분이 모일 때는. 서로 기다리십시오.
배가 고픈 사람은. 집에서 먹어야 할 것입니다."

하지만 이 또한 미봉책이다.
결국. 우리에게 중요한 것은. 서로를 배려하고 존중하는 문화이며.
서로를 귀히 여기며. 서로를 돌보는 것이 필요하다.

관계의 갈등이 있을 때.
서로 진실하게 이야기 나눌 수 있는. 그런 관계가 필요하며.
서로의 이야기를 귀담아 듣고.
자신의 잘못을 살펴볼 수 있는. 그런 겸손함이 필요한 것이다.


그런 측면에서. 오늘 우리의 삶을 돌아본다.

나는/우리 가족은/우리 공동체는. 어떤 모습일까?
공동체의 하나됨을 방해하는. 눈엣가시는 무엇일까?

바라기는. 주께서 우리를 긍휼히 여겨주시사.
우리 공동체 가운데. 온전한 연합과 사랑이 있길 기도한다.

사랑에 눈이 멀어.
다른 사람의 허물과 연약함이 눈에 들어오지 않는 것처럼.
사랑하기에. 얼마든지 자기를 비우고 낮출 수 있는 것처럼.
오늘 우리 가운데. 그런 사랑과 은혜가 있기를 기도한다.

오늘 하루. 주께서 우리 모두에게.
그런 은혜 베풀어 주시길 소원하며.
오늘 하루를 겸손히 주께 의탁한다.

posted by The Sabbath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