습 1:1-13

주님이 오신다.
이스라엘은 반갑게 그를 맞이하려 하지만. 그분의 얼굴 표정이 심상치 않다.
인자한 웃음이 아니라. 잔뜩 입술을 깨물고 계신다.
그리고. 한 손에는 채찍을 들고. 엄하고 단호하게 말씀하신다.

"너희가 여호와의 뜰을 황폐하게 만들었도다."
"내가. 땅 위에 있는 모든 것을. 말끔히 쓸어 없애겠다."
"사람도. 짐승도. 공중의 새도. 바다의 고기도.
남을 넘어뜨리는 자들과 악한 자들을. 거꾸러 뜨리며.
땅 위에서 사람의 씨를 말리겠다."

하나님이. 왜 이렇게 화가 나신 걸까?
그것은. 이스라엘의 불의와 부정 때문이다.

그들은. 바알 신전을. 이스라엘 안으로 들이고.
이방 제사장(그마림)을. 그들 가운데 두었다.
일월성신을 섬길 뿐만 아니라. 밀곰을 섬기기도 하였다.
하나님이 그들 곁에 있지만. 그들은 하나님을 찾지도 구하지도 않았다.
오히려 하나님을 향해 등을 돌리고. 다른 이방신들에게 절을 할 뿐이다.

그러니. 하나님이 '빡칠' 수밖에.
왜냐하면. 하나님은 '질투하는 하나님'이시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하나님은. 이스라엘을 향해. 화를 발하신다.
단지 감정적인 반응이 아니다.
오랫동안 참고 기다리시며. 선지자들을 통해 숱하게 경고했지만.
듣고도 돌이키지 않는. 이스라엘의 완악함 때문에.
하나님도 '꼭지'가 도셨다.

그래서. 하나님은. "그 날이 오면".
엄중하게 이스라엘을 꾸짖고 책망하겠다고 말씀하신다.
"그 날이 오면" 만사형통 할 것이라는. 착각에 빠진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그 날이 오면" 너희 안에. 곡소리가 가득할 것이라 경고하신다.


마치. 예수님이 예루살렘과 성전을 바라보시며. 느끼신 마음과 같다.
실제로. 예수님이 예루살렘을 바라보시며. 뭐라 말씀하셨던가?
그는 예루살렘에 임할 심판과 멸망을 바라보며. '슬피 울며' 통곡하셨다.

그리고. 예수님은. 장사꾼의 소굴이 된. 성전을 바라보며. 이렇게 말씀하신다.
"독사의 자식들아. 야이 XXX야..."
그는 한참동안. 욕지거리를 하신 다음. 성전을 뒤집어 엎으신다.
주님의 '거룩한 분노'가 발동하기 때문이다.


말씀을 읽으며. 하나님의 분노/예수님의 분노에 감정이 이입된다.
요즘 나의 마음이 그렇기 때문이다.
지난 주말. 전광훈으로 비롯된 일련의 사건 때문에. 마음이 너무 힘들다.
목사로서. 그리스도인으로서. 너무 부끄럽다.
사람들에게 미안하고. 도무지 고개를 들 수가 없다.

하지만. 더 나를 힘들게 하는 것은.
교계 어느 누구도. '책임있게' 나서지 않는 것이다.
한국 교회의 지도자로서. 한국 사회를 바라보며.
애통함과 통애함으로.
자기 옷을 찢고. 자기 몸을 찢는 사람이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오히려. 여전히. 자기를 돌아보지 않고. 반성하지 않는 모습에. 마음이 답답하다.

주님은 우리를 어떻게 바라보실까?


그래서. 11절에 나오는 말씀이. 나를 소리치게 한다.
"너희는 슬피 울어라"
이 말씀이. 나를 붙들게 한다.

지금은. 슬피 울며. 기도할 때이구나.
이스라엘의 죄 때문에. 선지자들이 슬피 울며. 주님을 마주하였던 것처럼.
우리의 죄 때문에. 그리스도께서 슬피 울며. 하나님을 마주하였던 것처럼.
우리도. 이 땅의 죄와 슬픔을 부여잡고. 하나님 앞에. 엉엉 울어야 할 때다.

그렇기에. 그리스도께서. 자기의 몸을 찢으셨던 것처럼.
우리도. 마음을 찢으며. 하나님께 기도한다.
때로는. '소리 내어' 엉엉 울며.
때로는. '소리를 삼키며' 꺼억꺼억 운다.

주님께서. 우리를 '불쌍히' 여기시길 바랄 뿐이다...ㅠ

(feat. 열어 주소서)

'묵상_시냇가에 심은 나무 > 스바냐' 카테고리의 다른 글

2020.08.22(토) 습 3:9-20  (0) 2020.08.22
2020.08.21(금) 습 3:1-8  (0) 2020.08.21
2020.08.20(목) 습 2:4-15  (0) 2020.08.20
2020.08.19(수) 습 1:14-2:3  (0) 2020.08.19
posted by The Sabbath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