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10.20(금) 눅 22:63-71

눅 22:63-71

오늘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은.
믿고 싶은대로 믿고. 보고 싶은대로 보는 세상이다.
아무리 콩으로 메주를 쑨다 하더라도. 믿지 않는 세상이고.
똥인지 된장인지. 내가 직접 먹어봐야 한다고 말한다.

그렇기에. 우리는. 서로를 향한. 원망과 불신으로 살아간다.
'내가 직접 확인하기 전'까지는. 아무의 말도 믿지 않고.
설령. 그것이 진리라 하더라도.
그것을 말하는 사람이 싫으면.
그것이. 진리가 아니라고. 떼를 쓰고 우기는 경우도 허다하다.

그래서. 우리는. 때때로. 평행선을 그으며. 싸운다.
아무리 대화를 나눈다 하더라도. 서로 안에 접점이 생기지 않으며.
답을 정해 놓고. 대화를 나누기 때문에.
서로 안에서. 의사의 전진/발전이 없게 되는 것이다.


오늘 본문에 기록된 이야기가 그렇다.
가룟 유다의 배신으로. 예수께서 산헤드린 공회로 끌려가시는데.
그 길에. 예수를 비웃고. 예수를 증오하는 사람들로 가득하다.

누군가는 예수를 향해. 침을 뱉기도 하고.
누군가는 예수를 향해. 욕설을 날리기도 한다.
누군가는 예수를 향해. 대놓고 때리기도 하고.
누군가는 예수를 향해. 그의 눈을 가리고. 누가 당신을 때렸는지 맞춰보라고 한다.

심문 과정도 특이하다.
심문이라 함은. 정말 이 사람이 죄가 있는지 없는지. 묻고 따져야 하는데.
오늘 본문을 보면. 이미 답이 정해져 있다.
예수께서 어떤 답을 내놓는다 하더라도. 그들은 들을 마음이 조금도 없다.

그저 예수에게. 죄를 뒤집어 씌우는 게 목적이고.
예수를 없애고. 그를 제거하는 것이 목적이다.
이것은. 그냥 형식/눈에 보이는 절차에 불과하고.
그간 예수님으로부터 당했던(?) 것을. 보복하고. 앙갚음 하는 것이 목적이다.

그렇기에. 우리 주님은. 아무런 이유 없이 매를 맡고 계신다.
내가 무슨 얘기를 한다 하더라도. 그들이 들을 턱이 없기 때문에.
자신에게 주어진 운명을. 있는 모습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이다.


그런 측면에서. 오늘 말씀을 보는데.
우리 주님의 모습이. 너무 안타깝고. 불쌍하게 여겨진다.
마치. 예수님의 십자가 죽음을. 멀리서 바라보던.
여자들의 모습과 같다고 할까?
아무런 죄도 없으시고. 아무런 잘못도 없으신.
예수님의 모습이. 처량하고. 불쌍하게 느껴진다.

근데. 이 모습이. 오늘 이 땅을 살아가는. 우리의 모습이기도 하다.
예수 그리스도에 대해. 사람들이 비아냥거리고 멸시하고.
기독교에 대해. 개독교라 부르며.
수많은 안티 크리스천과. 적대하는 자들이 가득한 세상 속에서.
우리는 어떻게 살아야 할까?

그것은. 우리 주님이 살아가신 길을. 따르는 것이다.
말로 해도 듣지 않는 사람들 속에서. 말로 그들과 싸우는 것이 아니라.
삶으로. 그들에게. 예수 그리스도의 길을 보이는 것이다.

우리 주님이. 말로 그들과 싸워 이기는 것이 아니라.
죽으심과 부활을 통해. 예수 그리스도가 살아계신 하나님의 아들임을 보였던 것처럼.
오늘 우리도. 그와 같은 길을. 걸어가야 하는 것이다.

사람들의 인정과. 사람들의 칭찬을 구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인정과. 하나님의 칭찬을 구하며.
하나님 앞에서. 바르고 정직하며. 겸손한.
그 길을 걸어가며. 그 길 가운데 서야 하는 것이다.


그렇기에. 오늘 하루를 살아가며.
우리 주님이 걸으신 길을 걸으며.
우리 주님이. 걸으신 발자취를 따라가길 소원한다.

"십자가 고통 당하사. 버림받고 외면당하셨네.
짖밟힌 장미꽃처럼. 나를 위해 죽으셨네"라는. 찬양의 가사처럼.
오늘 우리의 삶이. 찢기고. 외면당하고. 고통 당하고. 밟힌다 하더라도.
우리 주님이 걸어가신 그 길을 걸으며.
우리 주님이 걸어가신. 그 발자취를 밟길 원한다.

오늘 하루. 찢기고 밟힌. 꽃잎 가운데.
그 향기가. 가득하게. 진득하게 피어났던 것처럼.
오늘 하루. 나의 삶도. 하나님 앞에서 그렇기를 소망한다.

오늘 하루. 주께서 우리의 삶을 기억하시고. 주목하시길 소망하며.
오늘 하루를. 겸손히 주께 의탁한다.

(feat. 모든 능력과 모든 권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