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eborgenheit

왕상 19:1-21

이세벨이 무섭다.

바알 선지자들과의 싸움에서는. 그렇게 용감하게 씩씩하게 싸웠던 엘리야가.
또. 아합 왕 앞에서는. 그렇게 당당하게 자신있게 말했던 엘리야가.
이제는. 이세벨 앞에서. 두려워 떨고 있다.

이전에는. 그 공포와 두려움을 잘 몰랐다.

"에이. 뭐 그런 것 같고 그래…
아무리 이세벨이 표악스럽다고 해도.
방금 전까지만 하더라도. 하나님의 임재를 경험하고.
그렇게 당당하게 바알 선지자와 맞서 싸웠던 엘리야가.
한순간에 이렇게 무너질 수가 있나?"
엘리야의 모습이 너무 초라하고. 한심해 보였다.

그런데 요즘은 조금 알 것만 같다.
사람들이 무섭고. 여론이 무섭고.
나에 대해 아무 것도 모르는 사람들이. 나를 둘러싸고. 하는 말이 무섭다.

그래서. 나도. 엘리야처럼.
두려워 급히 일어나. 도망치고 싶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이렇게 쌔빠지게 고생해봐야. 뭐하나 싶은 생각이 들기도 하고.
이젠 그냥 조용히 살고 싶은 마음이 들기도 한다.


그런데. 그때. 주님이 엘리야에게 찾아와 이렇게 말씀하신다.
"일어나서 먹어라. 갈 길이 아직도 많이 남았다."

로뎀 나무 아래에서. 죽기를 바라다. 지치 잠들었던 엘리야 곁에는.
주님은. 따뜻한 떡/빵 하나와 물 한 병을 준비해 주었고.
그것을 먹고 힘을 내라는 것이었다.

어찌 보면. 주님이 나에게 하시는 말 같기도 하다.
그렇다. 아직 갈 길이 많이 남았다.
해야 할 일도 많고. 세워야 할 일도 많고. 앞으로도 무수히 많은 일이 남아있다.

인간적인 마음 같아서는.
나도 요나처럼. 고집부리고. 도망치고. 주저 앉아버리고 싶지만.
그게 잘 안 된다.
그래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것 같다.
일을 하긴 하지만. 하나도 즐겁지 않고.
어쩔 수 없이. 마지 못해서.
내게 주어진 역할과 책임 때문에. 그 일을 할 때도 있다.

그때마다 주님은. 내게.
"일어나서 먹어라. 아직 갈 길이 많이 남았다"고 말씀하신다.
때때로 나의 몸을 쓰다듬으시며. 위로하곤 하신다.
하나님의 임재. 당신의 증거를 보여주기도 하시고.
내가 해야 할 비전. 소명. 사명을 보여주기도 하신다.
감사한 일이다.

하지만. 지금 내게 필요한 것은. 내 곁에 서서. 나와 함께 일하는 사람들이다.
나 혼자. 몇몇 사람들만 사지로 몰아내는 것이 아니라.
"진짜. 내가 당신과 함께 하고 있다"는 말을 듣기 원하며.
이것이 말뿐인 이야기가 아니라.
실제로 그들이 우리 편에 서서. 함께 깃발을 흔들고. 함께 바리케이트를 세우길 원한다.

관중은 필요없다.
관종도 필요없다.
응원석에 서서. 그저 목청만 높일 것이 아니라.
방구석에 앉아서. 그저 조용이 바라만 볼 것이 아니라.
지금 당장. 운동장에 내려와서. 나와 함께 뛰며. 나와 함께 달릴 사람이 필요하다.

바알에게 무릎 꿇지 않은 7천의 용사를 보았던 것처럼.
엘리야 곁에. 엘리사가 동행하였던 것처럼.
오늘 우리에게 그런 은혜가 필요한 것이다.


그런 측면에서. 오늘 주님께서. 우리에게.
당신의 사람을 보내주시길 소원한다.

주께서. 당신의 사람을 통해서.
우리의 몸과 마음을 어루만지시고. 먹고 마시고. 재우게 하시며.

주께서 당신의 사람을 통해.
우리의 비전과 사명을. 분명하게 인식하게 하시며.

주께서 당신의 사람을 통해.
You are not alone. 너는 혼자가 아니야 말씀하시며.
I will kill you. 라고 말하는 이세벨의 위협/칼날 앞에서.
Don't touch. 라고 당당히 말해줄 수 있는. 당신의 자녀/동역자를 허락해 주시길 소원한다.


그로인해. 피곤하여 낙심한 우리가.
다시 하나님의 은혜와 능력으로. 승리하며. 일어설 수 있기를 소원한다.

오늘 하루. 그 주님의 은혜가.
나와 우리 공동체 가운데. 온전히 흘러 넘치길 소원하며.
오늘 하루를. 겸손히 주께 의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