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상 11:41-12:20

예전에. TV 드라마에서 이런 이야기를 본 적이 있다.

결혼한 지 얼마되지 않은 신랑에게.
어떻게 하면 존경받는 남편이 되는지 알려주겠다며.
자신의 경험담을 자랑스럽게 늘여놓던 사람들.

그들은. 한결같이.
결혼 생활에서 '주도권'을 갖는 게 중요하다고 말하였으며.
그러기 위해서는 처음부터 강하게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그래서. 초보 신랑은. 그 말만 믿고. 아내에게 어처구니 없는 행동을 쏟아내었다.

그 결과. 어떤 일이 벌어졌을까?
우리가 예상하다시피. 남자는 본전도 건지지 못했고.
도리어 된통 혼만 나고. 쭈구리가 되어 버렸다.

그런 측면에서. 잘못된 훈수/충고는. 아니 들은만 못하고.
누구의 얘기를. 어떻게 듣느냐가.
우리 인생에 너무 중요하다는 것을 다시 깨닫게 된다.


오늘 본문을 보면서도. 동일한 생각/마음을 갖게 된다.

솔로몬이 죽고. 르호보암이 왕이 된 다음.
이스라엘 백성들은. 르호보암을 찾아가 이렇게 요청한다.

"왕이시여. 당신의 아버지께서. 우리에게 너무나 무거운 멍에를 메우셨습니다.
지난 십수년 동안. 건축하는 일에 우리를 매진하게 하였고.
때문에. 우리가 너무 힘들어 죽겠습니다.
하오니. 이 멍에를 조금만 가볍게 하여 주십시오.
그러면. 우리가 임금님을 잘 섬기겠습니다."

어찌보면. 너무 당연하고. 정상적인 요청이다.
르호보암 왕에게 반항하겠다는 것도 아니고.
우리의 부담을 조금만 줄여주시면. 우리가 당신을 더 잘 섬기겠다고 말하는데.
어찌 이것을 거부할 수 있단 말인가.

하지만. 르호보암 왕은. 백성들의 이야기를 듣지 않고.
또 원로들과. 어른들의 이야기를 듣지 않고.
자기와 함께 자란. 자기를 받드는. 젊은 신하들의 이야기를 듣게 된다.

앞서 얘기했던 것처럼.
"백성들의 요청을 들어주기 시작하면. 밑도 끝도 없다"고 말하며.
"오히려. 초장에. 확실히 때려 잡아야 한다"고 말하는.
신하들의 이야기를 듣게 된 것이다.

하지만. 이게 왠 걸.
르호보암은. 이렇게 세게/강하게 나가면. 백성들이 알아서 길 줄 알았는데.
도리어. 이 일 때문에.
이스라엘 백성들은. 큰 소리를 치며. 왕을 떠나갔고.
강제노동 감독관 아도니람을 보고. 화가 치밀어 올라.
그를 돌로 쳐 죽이는 일을 벌이게 되었다.

한순간의 잘못된 선택이. 그들을 파국으로 몰고 간 것이다.


그런 측면에서.
나 역시 말씀을 보며. 많은 생각과 고민을 하게 된다.

"나는. 누구의 말을 듣고. 어떤 결정을 해야 할까?"

사실. 어떤 결정을 하기까지. 많은 사람의 이야기를 듣는 편인데.
그들의 의견이. 하나로 합하여 질 때는. 사실 아무런 문제가 없다.

하지만. 문제는.
각자 다른 관점에서. 다른 의견을 쏟아낼 때면.
이 얘기를 듣는 나로서는. 많이 혼란스럽고. 어려운 게 사실이다.

하지만. 선택을 해야 한다.
A를 선택하든. B를 선택하든. 아무것도 선택하지 않든.
이 모든 것이. 나의 결정에 달려 있고.
그때마다 나는. 많은 생각과 고민을 하게 된다.

"과연 무엇이 옳은 선택인지.
과연 무엇이 옳은 결정인지 고민하게 되고.
이 과정 속에서. 내가 잘 선택하고. 잘 분별하였는지.
다시 확인하고. 되묻게 된다."

그리고. 선택에 따른. 결과에 대해서도 책임을 져야 한다.
잘한 결정은. 당연한 것이고.
잘못한 결정은. 치명적인 내상을 미치기 마련이다.
10번 잘하다가도. 1번 잘못하면. 그게 리더십에 상처를 내기 마련이고.
그런 측면에서. 리더십의 자리는. 무겁고.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그렇기에. 기도하게 된다.

주께서. 나의 마음에. 평강과 확신을 더해주시길 소원하며.
무수히 많은 사람들의 말 속에서. 무엇이 하나님의 뜻인지. 하나님의 음성인지.
분별하며. 깨달을 수 있게 해달라고 말이다.

그리고. 때때로.
내 나름대로 기도하며. 잘 선택했다고 생각했지만.
내 예상과 빗나가며. 예기치 못한 일들이 찾아올 때.
주께서 나를 긍휼히 여겨 주시고.
주께서 우리에게. 피할 길/살 길을 마련해 달라고 말이다.


그런 측면에서. 오늘 하루를 마무리 하며.
오늘 내가 했던 많은 말과 행동들에 대해서도.
많은 생각과 자기 검열을 하게 된다.
"내가 잘 한 걸까? 내가 잘 선택/결정한 걸까?"

결과는. 잘 모르겠다.

하지만. 오늘 밤만큼은.
주께서. 우리 모두에게. 당신의 평강과 깊은 안식을 허락해 주시면 좋겠다.

그래서. 오늘 하루를 마무리 하며.
주님 앞에. 조금은 무례하게(?) 기도해 본다.

"주님. 에라 모르겠습니다~^^
저는 오늘 최선을 다해 산 것 같은데. 그게 잘 한건지는 모르겠습니다.
혹시 주님. 잘한 일이 있다면. 주님 영광 받아 주시고.
혹시. 내가 잘못한 일이 있다면. 주님. 뒷일을 부탁드려요.
저는 당신만 믿고. 두다리 뻗고 자겠습니다. 굿나잇~^^"

posted by The Sabbat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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