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 53:6-7

"우리는 모두 양처럼 길을 잃고. 각기 제 갈 길로 흩어졌으나.
주님께서 우리 모두의 죄악을. 그에게 지우셨다.
그는 굴욕을 당하고. 고문을 당하였으나.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마치 도살장으로 끌려가는 어린 양처럼.
마치 털 깎는 사람 앞에서 잠잠한 암양처럼.
끌려가기만 할 뿐.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예전에. 선교 여행을 갔을 때. 양을 잡는 모습을 본 적이 있다.
성경을 볼 때면.
양이 아무런 말도 하지 않고. 아무런 저항도 하지 않고.
그냥 잠잠히 죽음을 맞이한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는데.
정말 그러하였다.

주인이. 양을 잡고. 그의 목을 따는데.
그냥 아무런 저항도 하지 않고. 죽음을 맞이하는 양의 모습을 보면서.
얼마나 마음이 아리고. 신경이 쓰이던지.

그래서 그때. 이사야 말씀을. 다시 생각해 봤다.
"그는 마치. 도살장으로 끌려가는 어린 양처럼.
마치 털 깎는 사람 앞에서. 잠잠한 암양처럼.
끌려가기만 할 뿐.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는 이 말씀을 말이다.


근데. 실제로 예수님의 삶과 사역이 그랬다.

그는 본디오 빌라도에게 심문을 받고. 로마 재판에 회부될 때.
자신의 의로움을 입증 받고. 풀려날 수 있었다.
조금만 자신을 변호하였다면. 그는 무죄를 받을 수 있었고.
본디오 빌라도가. "이 사람은 죄가 없다"라고 말할 때.
"고맙습니다. 땡큐!"라고 말하였다면.
그는 당당히 자리를 벗어나서. 사람들 앞을 지나올 수 있었다.

하지만 그는 그러지 않으셨다.
자기를 모함하고 비난하는 사람들 앞에서. 그는 침묵을 지키셨고.
자기의 의로움과 자기의 주장을 하지 않으셨다.

하나님께서 나의 삶과 사역을 아시며.
주께서 나의 의로움을 인정하여 주시고. 세워주시길 바랄 뿐이었다.
그래서 그는 십자가에 달려. 자신의 의로움을 입증하셨다.
주께서. 당신에게 맡기신 삶과 사역이 무엇인지 기억하시고.
그 뜻을 이루기 위해. 침묵하시고. 하나님의 뜻을 받아들이신 것이다.

그래서 우리는.
그 주님의 오래참으심과 사랑으로 말미암아.
나음을 입고. 자유함을 얻게 되었다.
우리 주님이 십자가에 달려 죽으심으로. 우리가 죄사함을 얻고. 평화를 누리게 되었으며.
우리 주님이 십자가에 달리사. 하나님의 뜻을 이룸으로서.
우리가 자유를 얻고. 하나님께로 나아갈 수 있는. 산 길/새로운 길이 열리게 된 것이다.


그런 측면에서.
우리 주님의 "오래 참으심과. 침묵"을 생각해 본다.

때때로. 억울한 일을 당하고. 원망스러운 일을 당할 때에.
얼마나 억울하고. 속이 상하는가.
때때로 나를 변호하고. 나의 의로움을 입증하고 싶은 때도 있고.
때때로 맞서 싸우고. 화를 내고 싶은 때도 있다.
때때로 나를 모함하고 조롱하는 사람들 앞에서.
그들에게 화를 돌리고. 시시비비를 가리고 싶은 마음이 들 때도 있고.
나도 지고 싶지 않고. 참고 싶지 않은 마음이 들 때도 있다.

하지만. 그래선 안 된다.
싸워서 이긴다고 해서. 그게 정말 이긴 것도 아니고.
사람을 잃고. 일을 거스르게 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우리 주님이. 오래 참고. 또 참으셨던 것처럼.
주님께 모든 것을 맡기고. 그분 앞에 잠잠히 머물러 있을 따름이다.
주께서 때가 되면. 모든 것을 밝히 드러내실 것이며.
주께서 당신의 의로운 오른손으로. 나를 붙드시고. 지키실 것을.
기다리고. 또 신뢰하게 되는 것이다.

그렇기에. '오스왈드 챔버스'는.
'비난과 비방'을 다루는 법에 대해서. 다음과 같이 이야기 한다.

"당신은. 당신에 관해 떠도는 비난을. 옷에 묻은 진흙처럼 다루어야 한다.
만일 그것이 젖어 있는 동안에 해결하려고 하면. 그 진흙은 옷에 다 묻게 된다.
그러나 만일. 당신이 그것이 마를 때까지 내버려두면. 당신은 '툭'하고 털어낼 수 있다.
그러면 흔적도 없이 사라진다."


오늘 하루의 삶이. 그랬으면 좋겠다.
나를 둘러싼 수많은 이야기와. 사람들의 목소리 앞에서.
오직 하나님만 바라보고. 하나님만 주목하는 내가 되었으면 좋겠고.
주님께 모든 것을 맡기고. 주님께 모든 것을 의탁하는.
그런 내가 되고. 그런 우리 공동체 되었으면 좋겠다.

한나의 기도처럼.
"여호와는 죽이기도 하시고. 살리기도 하시며.
스올에 내리게도 하시고. 거기에서 올리기도 하시는 분"이심을 기억하면 좋겠고.
"주께서 낮아진 자를 높이시고. 가난한 자를 진토에서 일으시키며.
빈궁한 자를 거름더미에서 올리사. 영광의 자리를 차지하게 하시는 분이심을"
믿고. 기다리며. 또 주님을 의지하는.
그런 내가 되고. 그런 우리 공동체 되었으면 좋겠다.


그렇기에. 오늘 하루를 시작하며.
이 찬양의 고백으로. 주님 앞에 나아가길 원한다.

"하늘에 영광을 다 버리고. 낮은 이 곳에 내려오신 주.
죽기까지 나를 사랑하신. 그 사랑 얼마나 큰지.

우리가 높아지면 그가 낮추시리. 우리가 낮아지면 그가 높이시리.
하나님이 원하시는 세상으로. 나 자신을 낮추는. 섬김으로.

내 발을 닦아주사. 먼저 섬기시고. 서로 사랑하라고 말씀하시었네.
하나님이 원하시는 세상으로. 나 자신을 드리는. 섬김의 모습이 되기를"

오늘 하루. 도살장 앞에서. 침묵을 지키시며.
묵묵히 기다리고. 아무 말도 하지 않으셨던 우리 주님의 모습처럼.
오늘 나에게도. 우리 주님의 사랑과 은혜가 충만히 거하길 소망하며.
오늘 하루를 겸손히 주께 의탁한다.

(feat. 하늘의 영광을 다 버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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