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터 프랭클의 '죽음의 수용소에서'
2020. 4. 28. 12:22
"우리는 우스꽝스럽게 벌거벗겨진 자신의 몸뚱이 외에 잃을 것이 아무것도 없었다." (p.44)
소지품, 시계, 보석은 물론이며.
프랭클이 평생을 걸쳐 연구해 왔던. 종이 쪼가리까지.
모두 싹! 털어갔다.
이게 끝이 아니었다.
머리털뿐만 아니라. 몸에 나 있는. 털이란 털은 모조리 깎였다.
그들이 가지고 있는 것은. 글자 그대로 '벌거벗은 실존' 뿐이었다.
그렇기에. 서로 부끄러울 것이 없었다.
어떤 측면에서. 부끄러움이란 감정을 가질 여유조차 없었을 테다.
자칫 잘못하였다간. '목이 날아갈' 판국이니 말이다.
그리고 인상적인 이야기가 나온다.
"이것은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일인데, 섬뜩한 농담기가 우리를 찾아왔다.
샤워기에서 물이 쏟아지기 시작했을 때, 우리는... 서로를 재미있게 해주려고 그야말로 안간힘을 썼다.
어쨌든 샤워기에서 정말로 물이 시원하게 쏟아지고 있지 않은가!" (p.44-45)
작은 문틈 사이로 들어오는 햇살.
씻을 수 있는. 물 한줄기에도 그들은 감사했다.
죽지 않고. 살아있다는 이유 하나만으로도. 노래할 이유는 충분했으니까.
그게. 죽음의 문턱 앞에 서 있는. 사람의 웃음(?)인가보다...
'빅터 프랭클의 '죽음의 수용소에서'' 카테고리의 다른 글
빅터 프랭클의 '죽음의 수용소에서' (10) - 절망이 오히려 자살을 보류하게 만든다 (0) | 2020.05.14 |
---|---|
빅터 프랭클의 '죽음의 수용소에서' (9) - 냉담한 궁금증 & 인간은 어떤 환경에도 적응할 수 있다. (0) | 2020.04.28 |
빅터 프랭클의 '죽음의 수용소에서' (7) - 삶과 죽음의 갈림길 (0) | 2020.04.25 |
빅터 프랭클의 '죽음의 수용소에서' (6) - 집행유예 망상 (0) | 2020.04.25 |
빅터 프랭클의 '죽음의 수용소에서' (5) - 도살장 아우슈비츠에 수용되다 (0) | 2020.04.2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