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상 9:10-28

오늘 본문을 보면. 그 표제를 이렇게 소개하고 있다.
"솔로몬의 업적"

분명. 겉모습을 보면. 솔로몬의 업적이라 칭찬할 만하다.

주님의 전을 짓고. 왕궁을 건설하고(10절).
자기에게 속한 모든 양곡 저장 성읍들과.
군사/병과와 기병을 위한 성읍들을 세우고.
그가 다스리는 모든 지역 안에. 그가 계획한 모든 것을 다 만들었으니(19절).
이 얼마나 훌륭하고 대단한 일인가.

게다가. 히람 왕이 솔로몬에게 보내온 금의 양이. 120 달란트이며.
솔로몬이 오빌에 이르러. 거기서 가져온 금의 양이.
무려 420 달란트였으니.
솔로몬 때. 이스라엘은. 정말 부국강성. 아무 것도 부족할 것이 없는 나라였다.


하지만. 겉모습만 보면.
삐까뻔적 하고. 아무런 부족함/문제점이 없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 솔로몬의 속사람을 들여다 보면.
그가 세속적인 가치에 조금씩 물들어 가고.
하나님의 뜻과 당신의 말씀에 있어서.
조금씩 멀어져 가고 있는 것을 확인하게 된다.

대표적인 예가. 갈릴리 땅 20곳을. 히람에게 선물로 준 일이다.

사실. 히람과 솔로몬의 관계를 생각해 보면.
솔로몬이 히람에게 선물을 준 것은. 그다지 이상한 일이 아니다.
실제로. 성전 건축과. 왕궁을 짓는 일에 있어.
히람 왕으로부터 막대한 지원과 선물을 받았는데.
어찌 나 몰라라 하고. 낼름. 받아 먹기만 할 수 있겠는가.

그런 측면에서. 솔로몬이. 두로 왕 히람에게.
선물을 한 것은.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는다.


그렇다면. 무엇이 문제인가?
그것은. "선물의 종류".
무엇을 히람 왕에게 선물로 주었는가. 하는 점이다.

실제로 오늘 본문을 보면.
솔로몬은. 두로 왕 히람에게.
"갈릴리 땅/이스라엘 성읍 20곳"을. 그에게 선물로 주었는데.
이것은. 그다지/분명. 좋은 선택이 아니었다.

신명기 19장 14절을 보면.
"주 하나님이 당신들에게 유산으로 주어 차지한 땅에서.
이미 조상이 그어 놓은 당신들 이웃의 경계선을 옮기지 말라"고 말하는데.

이것은. 하나님이 우리에게 주신 유업/땅의 중요성을 말하는 것이다.
하나님이 우리에게 약속의 땅으로 허락하신 것을.
함부로 탐내어서도 안 되며.
함부로 넘겨서도 안 된다는 것이다.


하지만. 솔로몬은 갈릴리 성읍 20개를. 히람 왕에게 넘겼다.
왜 넘겼을까? 정말 좋은 땅이어서. 히람 왕에게 선물로 하려고 한 것일까?

그렇다고 생각하기에는. 히람 왕의 반응이 심상찮다.
히람 왕은. 솔로몬이 그에게 준 성을을 보고. 마음에 들지 않아서.
다음과 같이 말한다.
"나의 형제여. 그대가 나에게 준 성읍들이. 겨우 이런 것들이오?(13절)"

쉽게 말해서.
"장난하냐? 날 뭘로 보는 거냐?
니가 갖기는 싫고. 그렇다고 남 주긴 아까우니.
이 땅을 가지고. 생색내기라도 하겠다는 거냐?
참 치사하고. 더럽고. 아니꼬와서 내가 이 땅을 선물로 안 받을란다.
니나 가져라"

그래서. 두로 왕 히람은. 그 성읍들을 솔로몬에게 다시 돌려보낸다(대하 8:2).
그만큼 히람 왕이 볼 때. 쓸모가 없고. 볼품이 없는 땅이었던 것이다.


그런 측면에서. 솔로몬의 마음에도 비슷한 마음이 들었을 것이다.
히람에게 뭐라도 선물을 줘야 할 것 같은데.
좋은 것을 주기는 부담스럽고.
뭐라도 주고. 적당히 퉁 쳐야 할 것 같은데.
그때 눈에 들어온 게. 갈릴리 땅이었던 것이다.

결국. 솔로몬의 눈에 중요한 것은.
하나님이 주신 약속의 땅. 당신의 말씀이 아니라.
눈에 보이는 화려한 재물/금, 은, 보화가 더 소중하게 느껴졌고.

솔로몬의 눈에도. 갈릴리 성읍 20개쯤은 없어도 된다고 생각하였고.
하나님이 그들에게 준 약속의 땅을.
소중하게 생각하지도 않고. 귀하게 여기지도 않았던 것이다.


이처럼. 솔로몬 왕국은. 점점 하나님 나라의 모습이 아니라.
애굽과 같은. 제국의 모습을 점점 따라간다.

자신을 위한 성을 쌓고.
자기 하고 싶은 대로. 모든 것을 다 하며.
힘들고 험한 일을. 강제 노역을 통해. 사람들의 피 땀 눈물을 빨아 먹으며.
신분과 계층을 나누어. 지배층과 피지배층을 구분하며 살아가는.
하나님 나라의 모습과 가치가 아니라.
제국의 모습과 가치를 점점 따라가게 된 것이다.


그렇기에. 겉으로는.
솔로몬 때 이스라엘의 영광이. 너무 화려하고. 멋져 보이는 게 사실이지만.
사실. 속내를 알아가면 알아갈수록.
솔로몬이 하나님과 그의 말씀을. 조금씩 떠나가고 있다는 것을 확인하게 된다.


그런 측면에서. 오늘 우리의 삶을 돌아본다.
나는 어떠한가?
우리 공동체는 어떠한가?

눈에 보일 때는.
아무런 문제도 없고. 아무런 부족함도 없고.
수많은 업적과 명성들을 이어갈 수 있겠지만.

사실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우리의 속사람을 더 아름답고 견고하게 세우는 것이지 않겠는가.

그런 측면에서. 오늘 우리의 모습은.
하나님 나라를 세워가고 있는지.
제국을 세워가고 있는지. 되돌아 볼 필요가 있는 것 같다.


그렇기에 이 시간.
주님 앞에 나아가. 나의 삶과 사역을 돌아본다.

나는. 나의 나라를 세워가고 있는가. 하나님 나라를 세워가고 있는가.
나는 하나님 나라의 가치와 정신을 따라가고 있는가.
나는 세상의 논리. 제국의 가치와 정신을 따라가고 있는가.

바라기는 주께서 우리의 겉사람을 견고케 하실 뿐만 아니라.
우리의 속사람을 더욱 견고케 하시며.
하나님 아버지 앞에서.
부족할 것이 없고. 부끄러울 것이 없으며. 책망할 것이 없는.
아름다운 주의 자녀로. 우리를 빚어주시면 좋겠다.

오늘 하루.
주께서 우리 모두에게 그런 은혜 부어주시길 간절히 소원하며.
오늘 하루를 주께 의탁한다.

posted by The Sabbat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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