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 20:17-28

예수께서. 예루살렘으로 가시는 길에.
열두 제자를 따로 불러. 이렇게 말씀하신다.

"인자가. 대제사장과 율법학자들에게 넘겨져 죽을 것이다.
그들이. 그에게 사형을 선고할 것이며.
사람들이. 그를 조롱하고. 십자가에 달아 죽일 것이다.
그러나. 그는 사흘째 되는 날에 살아날 것이다."

아마도 이 말씀을 하시는. 예수님의 표정은. 사뭇 진지했을 것이다.
왜냐? 이건 다른 사람의 일이 아니라. 자기 일이니까!
당신이. 겟세마네 동산에서. 땀이 피가 되어 흘러내릴 정도로.
탄식하며 고통했던 것처럼.
이날도 예수님은. 크게 근심하며. 애통함 가운데 이 말씀을 하셨을 것이다.

근데. 문제가 뭐냐면?
이 얘기를 전해듣는. 제자들의 표정에는. 아무런 비통함과. 아무런 애통도 없다는 것이다.


실제로 그렇지 아니한가?
우리 주님이. 근심하며. 무거운 표정으로 말씀하실 때에.
<그때에> 야고보와 요한의 어머니가 들어와서 이렇게 말씀하신다.

"선생님. 선생님 나라에서.
하나는 선생님 오른쪽에. 또 다른 하나는 선생님 왼쪽에 앉게 해 주십시오."

이에. 우리 주님이.
"너희는 너희가 구하는 것이 뭔지도 모르고 있다. 진정하거라.
내가 마시려는 잔을. 너희가 진정 마실 수 있겠느냐?"라고 말씀하시며.
애둘러. 그들의 요구를 거절해 보지만.
야고보와 요한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당당하게 자기 얘기를 한다.
"주님. 우리가 당신의 잔을 마실 수 있습니다. 맡겨만 주십시오!"

참 웃긴 일이지 않은가?
예수님이 진지한 얘기를 하고 계시고.
당신이. 삶과 죽음에 관한 얘기를 하고 계실 때에.
어머니가 이런 말씀을 하시면. 그 어머니를 뜯어말리고 진정시켜도 모자랄 판에.
야고보와 요한이. 어떻게 이렇게 말할 수 있단 말인가.

그런 측면에서. 오늘 본문에 기록된.
야고보와 요한의 모습은. 많이 아쉽고. 속상한 것이 사실이다.


근데 문제는. 이게 야고보와 요한만 그런 게 아니란 거다.
실제로 오늘 본문을 보면. 야고보와 요한을 제외한. 다른 10명의 제자가.
다같이 화를 내고. 다같이 분개하는 장면을 기록하고 있는데.
이들이 한결같은 마음으로. 화를 내고. 짜증을 부리는 이유가 무엇인가?

다른 게 아니다.
야고보와 요한이 선수를 친 게 짜증이 났고.
자기들에게는. 야고보와 요한처럼. 자기들을 밀어줄 수 있는. 엄마가 없다는 사실에.
그것 때문에 화가 났고. 그것 때문에 짜증이 났다.

그래서. 그들은. 야고보와 요한에게 불같이 화를 낸다.
우리 주님이. 큰 일을 눈 앞에 둔 상황에서.
제자들이 서로 싸우고. 다투고. 여러 갈래로 나눠지게 된 것이다.

이런 상황 속에서. 우리 주님의 마음이 얼마나 아프셨을까?
당신은. 큰 일을 눈 앞에 두고. 마음이 복잡하신데.
제자들은 여전히 자기 자리를 두고. 싸움만 하고 있으니 말이다.

그런 측면에서. 오늘 본문에 나오는 제자들의 모습은.
그야말로. 오합지졸이다.
철부지 어린 아이다.
다른 사람은 모르겠고. 그냥 내가 하고 싶은대로. 자기 마음대로 살아가는.
어린 아이말이다.


그런 측면에서. 오늘 말씀을 보며. 한 가지 기도하는 것은.
오늘 나와 우리 공동체가. 주님의 마음을 헤아리며. 주님의 마음을 본받는 공동체 되면 좋겠다.

예수님이. 십자가를 앞에 두고 있을 때.
제자들이 자기 자리를 탐내며. 싸움에 몰두하고 있을 때.
한 여자가 와서. 예수의 죽음을 기리며. 그에게 향유를 부었던 것처럼.
오늘 나와 우리 공동체가. 그런 공동체 되면 좋겠고.

주님의 아픔과 탄식을 바라보며
당신의 눈과 마음이 어디 있는지.
그것을 바라보고. 그것을 주목하는 나와 우리 공동체 되면 좋겠다.

그래서. 오늘 우리 공동체가. 철부지 어린 아이와 같지 아니하고.
오합지졸처럼. 싸우고 흩어지는 공동체 되지 아니하고.
정말 주님의 마음에 합한 공동체 되면 좋겠고.
주님의 마음을 따라. 주님의 마음을 본받고. 주님의 마음을 헤아리는 공동체 되면 좋겠다.

그렇기에. 이 아침. 이 찬양을 부르며. 주님 앞에 나아간다.

"주님의 마음을 본받는 자. 그맘에 평강이 찾아옴은.
험악한 세상을 이길힘이. 하늘로부터 임함이로다.
주님의 마음 본받아 살면서. 그 거룩하심 나도 이루리."

오늘 하루. 주께서 우리 가운데.
당신의 자비와 은혜 베풀어 주시길 간절히 사모하며.
오늘 하루를. 겸손히 주께 의탁한다.

(feat. 주님의 마음을 본받는 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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