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 27:13-26
바람이 심하고. 상황이 좋지 않자. 바울은 그들에게 이렇게 말하였다.
"여러분. 제가 보기에. 지금 항해를 하다간 도리어 큰 일 날 것 같습니다.
잠시 멈추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우리의 생명까지 잃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아무도 바울의 말을 귀담아 듣지 않았다.
사실. 어느 누가. 찌끄러기 같은. 죄수 바울의 말을 신경쓰겠는가?
오히려 지중해 바다를 잘 알고. 오랜 뱃사공으로서 경험과 노하우가 있는.
선장과 선주의 말을 듣는 것이. 훨씬 상식적인 판단이었다.
그렇기에 백부장 뿐만 아니라. 모든 사람이 선장의 의견에 찬성표를 던진다.
"이 항구는 겨울을 나기게 적합하지 못합니다.
할 수 있으면. 뵈닉스로 가서 겨울을 나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선장의 말을 따라. 뵈닉스로 가서 겨울을 납시다."
게다가. 때마침 순풍이 불어왔다.
그들은 뜻을 이룬 것이나 다름 없다고 생각했다.
"선장의 경험과 노하우(전문지식)"
"사람들의 합리적인 선택(대다수의 선택/의견)"
"때마침. 불어오는 바람(환경적인 부분/조건)"
3박자가 모두 이뤄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결과는 어떠한가? 이 모든 것을 한방에 뒤집어 놓으셨다.
한마디로 '풍비박산'이 나버린 것이다.
그들이 좋아했던 순풍은. 얼마 못 되어 '유라굴로'라는 광풍으로 돌변하였고.
그들의 배는. 폭풍에 갇히게 되었다.
선장의 경험과 노하우, 뱃사공로서의 전문지식은 아무런 짝에도. 쓸모 없고.
사람들도. 아비규환에 빠져버렸다.
뭐라도 붙잡고. 자기 목숨 건사하는데. 집중할 뿐이다.
하지만. 며칠이 지나도. 좀처럼 바람이 그치질 않는다.
오히려 해도 보이지 않고, 별도 보이지 않고.
그저 칠흑같은 어둠만이. 그들 앞에 놓여 있을 뿐이다.
결국. 그들은 체념하기 시작했다. 도무지 감당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바람에 밀려. 떠내려 가면서. 그저 요행만 바랄 뿐이다.
솔직히 말하면. 그조차도 헛된 기대/바람처럼 느껴졌다.
어느 누구도 살아남으리라는 희망을 가지지 못했다.
"이제 곧 죽겠구나"라는. 절망만이. 사람들의 마음에 가득했다.
그런데. 바로 그 때. 사도가 입을 연다.
"여러분. 제가 뭐라고 했습니까. 길을 나서면 안 된다고 하지 않았습니까.
내 말을 들었다면. 이런 재난과 손실을 당하지 않았을텐데.
왜 내 말을 안 들었습니까!"
여기까지만 보면. 딱 밉상 꼬라지다.
바울의 입을 틀어막고. 바다에 집어 던지고 싶다.
하지만. 바울은. 환난 가운데. 리더로서의 면모를 여실히 보여준다.
"여러분 기운을 내십시오.
여러분 가운데 어느 한 사람도 목숨을 잃지 않을 것입니다.
어젯밤. 내가 섬기는 하나님이 저에게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너는 반드시 황제 앞에 설 것이다. 내가 너와 함께 가겠다.
너와 이 배에 있는 모든 사람의 안전을 내가 지켜주겠다'
여러분. 그러니. 힘을 내십시오.
나는 하나님의 말씀이. 그대로 되리라고 믿습니다."
환난 가운데. 그들의 손을 붙잡아 주며.
절망 가운데. 소망의 위로를 건내며.
낙심 가운데. 평강을 심어주는. 사도 바울의 모습이.
얼마나. 아름답고 귀한가...
실로 그렇다.
상황을 바라보며. 절망하고 낙심하는 것은 누구나 할 수 있다.
게다가. 어려운 때일수록. '누군가에게 책임을 전가하고, 비판하고, 비난하는 것'은.
누구든지 할 수 있는 일이다.
하지만. 그것은. 문제 해결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
내부 분열을 심화시킬 뿐이다.
오히려. 주님이. 원하는 것은.
주님의 말씀으로. 그들을 위로하고. 세우는 것이다.
1) 눈 앞에 보이는 환경에. 절망하고 낙심하는 것이 아니라.
눈에 보이진 않지만. 살아계신 하나님을 바라보는 것이다.
2) 사람들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소리/그분의 말씀에 귀를 기울이는 것이다.
3) 변화되는 상황에. 일희일비 하는 것이 아니라.
변함없이 신실한. 주님의 약속에 우리의 마음을 고정하는 것이다.
: 이것이 '산 소망'을 가지고 살아가는. 하나님 나라 백성의 삶인 것이다.
그런 측면에서. 나와 우리 공동체는.
무엇을 바라보며. 무엇을 들으며. 무엇에 우리의 소망을 두고 있는가?
나는. 실낙원의 세상을 살아가는 이들에게.
어떤 말씀으로. 그들을 위로하고 격려하며. 그들을 세우고 있는가?
오늘 우리에게도. 그런 선한 교제. 위로의 만남이 있기를 소망한다.
"여러분 힘을 내십시오. 여러분 기운을 내십시오.
우리 가운데 어느 한 사람도 목숨을 잃지 않을 것입니다.
하나님이 우리와 함께 하시며. 하나님이 우리를 안전한 포구로 인도하실 것입니다."
그렇기에. 오늘도 이렇게 인사를 건낸다.
"주님의 평화가 여러분과 함께 하기를"
"Peace be with yo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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