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 2:1-24

오늘 본문은. 우리가 잘 아는 ‘라합 이야기’다.
여호수아가 여리고 성에 정탐꾼을 보냈는데.
라합이 그를 살려주고. 구원한 이야기.

그래서 이 일 때문에. 라합은 예수님의 족보에 오르고(마 1:5).
히브리서에 기록된 수많은 믿음의 사람들 가운데. 한 사람으로 등극하게 되는데.
나는 오늘 본문을 보면서. 두 가지 이야기를 함께 나누려 한다.

1) 하나는. ‘라합이 어떻게 이런 믿음의 반응을 할 수 있었는가?’ 하는 것이며.
2) 또 다른 하나는. ‘이 모든 일의 배후(?)와 그 뒷 이야기 속에 누가 있었는가?’ 하는 것이다.

 


실제로 오늘 본문 9~11절을 보면. 성경은 이렇게 말한다.

“여호와께서 이 땅을 너희에게 주신 줄을 <내가> 아노라.
<우리가> 너희를 심히 두려워하고. <이 땅 주민들이> 너희 앞에서 간담이 녹나니.
이는 너희가 애굽에서 나올 때에.
여호와께서 너희 앞에서. 홍해 물을 마르게 하신 일과.
너희가 요단 저쪽에 있는. 아모리 사람의 두 왕. 시혼과 옥에게 행한 일.
곧 그들을 전멸시킨 일을 <우리가> 들었음이니라.
<우리가> 듣자. 곧 마음이 녹았고. 너희로 말미암아 정신을 잃었느니”라고 말하는데…

여기 보면. 주체가. 라합 한 사람이 아니다.
<우리가> 그 소식을 듣고. <이 땅 주민들이> 그 소식을 들었다.
<우리가> 하나님이 행하신 일을 듣고.
<이 땅 주민이> 그 소식을 듣고. 마음에 불안함이 앞서며. 정신을 잃었다고 얘기하는데.
재밌는 것은. <라합 혼자> 믿음의 반응을 했다는 것이다.

<라합 혼자> 이스라엘의 하나님.
살아계신 하나님을 향한 반응/두려움을 얻게 되었고.
다른 사람들은 모두. 이스라엘의 하나님. 그 하나님을 향해서.
적대적이고. 불안한 마음을 얻게 되었다는 것이다.

참 재미있지 않은가.
같은 소식을 듣고도. 어쩜 이렇게 다른 반응을 보일 수 있을까?

한쪽에서는 하나님에 관한 소식을 듣고. 마음이 녹고. 주님 앞에 나아오는.
그런 반응을 보이고 있는데.
왜 다른 한쪽에서는. 하나님을 향한 경계태세를 벌이고. 싸움을 걸어오고 있을까?

그것은 아마도. 진리를 향한. “마음의 반응성/유순함” 때문이 아닐까 싶다.
가지고 있는 게 많은 사람은. 자기 것을 지키고 확보해야 하기 때문에.
끝까지 싸우고 투쟁하지만.
가진 게 없는 사람은. 하나님 앞에서 유순한 마음과 가난한 마음으로 나아갈 수 있다.

“저 하나님이라면 내가 한번 믿어보고 싶고…
다시는 이 지긋지긋한 생활을 하고 싶지 않고.
하나님 나라에서 새로운 삶. 새로운 꿈을 꾸고 싶은” 욕망/간절함이 피어났기 때문이다.

실제로 라합이 들은 소식이 그 소식이 아닐까 싶다.
라합이 어찌. 이스라엘의 하나님이. 그들을 구원한 얘기만 들었겠는가.
라합이 어찌. 시혼 왕과 옥에게 행한 일만 들었겠는가.

라합은 이스라엘의 하나님이.
광야에서 출애굽 여정동안. 그들을 먹이시고 입히시고 채우신 일들도 들었을 것이며.
그 하나님이. 제국의 논리가 아닌. 하나님 나라의 원리로 이끌어 오심도 들었을 것이다.
오늘 우리 삶이. 힘과 능력과. 신분과 지위로 규정받는 것이 아니라.
주께서 우리 모두에게. 동일한 은혜를 주시며. 동일한 위로를 주신다는 소식도 들었을 것이다.

그래서 라합은. 이스라엘의 정탐꾼을 숨겨주며.
“나도 이스라엘의 하나님. 그분의 백성이 되길 원한다”는 말을 전하는데.
이것은 그냥/단순히. 한 순간에 생긴 믿음이 아니다.
그는 오랫동안 이 일을. 간절히 고대해 왔으며.
오늘 주께서 우리 가운데. 이런 만남/기회를 허락하시자.
라합은 그 기회를 붙잡고. 하나님 앞에. 단단히/간절히 고대하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라합은. 이스라엘 정탐꾼이 돌아가고 난 다음에.
“바로/그 길로” 창문에 붉은 줄을 맨다.
그 길로 그의 친족/자기 가족들을 불러모으고.
그 길로. 주께서 오실 날을 기다리고. 새로운 삶을 꿈꾸게 된다.

이것이 라합과. 그 곳 주민들이 가졌던 차이.
<믿음의 요소>다.
누군가는 하나님에 관한 소식을 듣고. 간절한 마음으로. 진실한 마음으로 반응하지만.
누군가는 하나님에 관한 소식을 듣고. 딱딱한 마음으로. 냉랭한 마음으로 반응하게 되는 것이다.

그런 측면에서 오늘 말씀은. 우리에게 이렇게 물어보고 있는 것 같다.
오늘 우리는. <라합처럼> 하나님 앞에 겸손한 마음으로. 유순한 마음으로 반응하고 있는지.
아니면. <그곳 주민들처럼> 딱딱하고 냉랭한 마음으로 반응하고 있는지?


말씀을 보면서 또 한가지 묵상하게 되는 것은.
“이 모든 일의 배후와. 뒷 이야기 속에는 <누가> 있는가?” 하는 것이다.

실제로 오늘 이스라엘 정탐꾼이 여리고 성에 들어가고 난 다음에.
그들은 큰 화를 당하고 위험을 입을뻔 했다.
왜냐하면. 그들의 소식이. 그 땅에 전해졌기 때문이다.

대충/허투루 전해진 것도 아니다.
분명하게/분명한 소식이 전해졌다.
여리고 왕은. 라합에게 사람을 보내어.
“네게로 와서. 네 집에 들어간 사람들을. 끄집어 내라”고 말하는데.
이것은 그 땅의 왕이. 모든 것을 다 알고 있다는 말이다.

절체절명의 시기. 위기의 순간이다.
자칫 잘못하면. 목숨이 위태롭고. 생명이 빼앗길 지경인데.
이 일을 어쩌면 좋단 말인가.

우리는 물론. 이 일에 대해.
라합의 지혜와 그의 용기로. 정탐꾼이 목숨을 구했다고 말하지만.
우리는 이 일의 배후와 그 뒷 이야기에 <하나님이> 계시다는 것을 알고 있다.

<하나님이> 라합을 준비해 놓으셨고.
<하나님이> 정탐꾼과 라합의 만남을 예비해 놓으셨다.
<하나님이> 라합에게 지혜를 주셔서.
이스라엘 정탐꾼들이. 지혜롭게/슬기롭게 그 곳을 떠나도록 해주셨고.
<하나님이> 여리고 사람들의 눈을 멀게 하고. 그들의 눈을 어둡게 했기 때문에.
그래서 그들은. 여리고 성을 빠져 나오고.
여호수아와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그곳 주민들의 상황을 신속히/분명히 전할 수 있었던 것이다.

그런 측면에서. 오늘 본문은 오늘 우리에게.
“역사의 주인. 오늘 이 땅을 다스리고 돌보시는 분이 누군신지?”를 다시 생각하게 한다.

오늘 우리는. 이 땅을 다스리고 돌보시는 하나님을 의지하며.
그분께 엎드리고. 그분께 매달리는 삶을 살고 있는가.
아니면. 나의 힘과 노력으로. 나의 생각과 나의 뜻을 따라 살아가고 있는가?


바라기는. 오늘 나와 우리 공동체가.
라합처럼. 주님의 말씀을 듣고. 하나님 앞에 겸손히 반응하며. 진실히 반응할 수 있는.
그런 믿음. 그런 은혜 주시길 소망하며.

오늘 나와 우리 공동체가.
이 땅을 다스리시고. 이 땅을 통치하시는. 하나님의 은혜와 그분의 사랑 앞에.
겸손히 엎드리고. 겸손히 무릎 꿇는.
그런 내가 되고. 그런 우리 공동체 되었으면 좋겠다.

그래서 오늘 이 땅을 살아가며.
하나님을 향해. 냉소적이고. 비판적인 마음으로.
하나님을 향해. 쓴 마음을 갖는. 어떤 이들과 같이 되지 않았으면 좋겠고.

오늘 우리 삶이. 하나님 안에서 복을 얻고.
하나님 안에서 평안을 누리는.
그런 내가 되고. 그런 우리 공동체 되었으면 좋겠다.

그렇기에. 오늘 하루를 살아가며.
하나님 앞에 이 찬양의 고백으로 나아가길 원한다.

“온 땅의 주인 되신 주님이. 내 이름 아시며. 상한 맘 돌보네.
어둠을 밝히시는 새벽 별. 방황하는 내 맘. 주의 길 비추시네.
나로 인함이 아닌. 주가 행하신 일로.
나의 행함이 아닌. 오직 주로 인하여.

나는 오늘 피었다 지는. 이름 없는 꽃과 같네.
바다에 이는 파도. 안개와 같지만.
주는 나를 붙드시고 부르짖음 들으시며. 날 귀하다 하시네.

나 오직 주의 것. 나 오직 주의 것.
나 오직 주의 것. 나 오직 주의 것”

오늘 하루 나와 우리 공동체가.
살아계신 하나님을 향한. 진실한 믿음. 라합과 같은 믿음으로 살아가길 소원하며.
오늘 우리 삶을 돌보시고. 은혜로 채우시는.
그 하나님을 향한. 믿음/신뢰와 소망으로 살아가는.
그런 우리 공동체. 그런 나의 삶 되길 소망하며.

오늘 하루의 삶을. 겸손히 주께 의탁하길 원한다.

(Feat. 온 땅의 주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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