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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1.11.10 :: 2021.11.10(수) 왕상 22:1-7
왕상 22:1-7
아합은. '답.정.너(답은 정해져 있어. 너는 대답만 하면 돼)'였다.
나봇의 포도원을 빼앗을 빼도. 그렇고.
오늘 본문에서도 그렇다.
모든 신하가 보는 앞에서.
"길르앗 라못은. 우리 땅엔데. 왜 아무런 조치도 하취하지 않는 것이오!
경들은 이것을 알고 있소?"라고. 역정을 내는데.
어떻게 그 앞에서. 왕의 심기를 거스르는 말을 할 수 있을까…
그러다보니. 행색만 갖추는 일이 벌어지곤 한다.
"전쟁을 하기 전에. 주님의 뜻을 먼저 묻는 것이 필요합니다"라는. 여호사밧의 질문에.
아합 왕은. 이스라엘의 선지자들을. 한자리에 불러 모은다.
하지만. 그중에 진짜 선지자는 아무도 없다.
모두 딸랑이뿐이다.
왕이 무엇을 원하는지. 이미 알고 있는데.
어떻게 그 앞에서. 왕의 심기를 건드리는 말을 할 수 있단 말인가.
괜히 엉뚱한 소리라도 섞었다간. 그 자리에서 목이 날아갈 판이다.
그렇기에. 이스라엘 선지자들은.
왕의 입맛에 맞는/왕의 구미에 맞는 말들만 늘어 놓는다.
"올라가십시오. 주님께서 그 성을 임금님의 손에 넘겨 주실 것입니다(6절)"
시드기야는 한술 더 떠서. 이렇게 말한다.
"여기 철뿔이 있지요. 왕이 이 철뿔입니다.
주께서 말씀하시길. 너 아합은. 사람들을 찌르되.
그들이 모두 파멸될 때까지 그렇게 할 것이다라고. 하십니다.
그러니 아무 걱정하지 말고. 올라가십시오.
승리는 이미 따놓은 당상입니다."
그렇게 왕 앞에서. 철뿔 퍼포먼스를 벌이는데. 왕의 기분이 얼마나 좋았겠는가.
게다가. 왕의 신하들마저. 예언자에게 이렇게 말한다.
"이것 보시오. 다른 예언자들도 한결같이 왕의 승리를 예언하였으니.
당신도 그렇게 하는 것이 좋을 것이오.
괜히 딴 소리 했다간. 큰일 날 줄 아시오."
그러니 이런 상황 속에서.
어찌 바른 말. 옳은 말을 할 수 있을까.
그야말로. 철혈통치/공산당이었다.
그것이. '답.정.너' 아합 시대의 이스라엘의 분위기였던 것이다.
말씀을 읽으며.
오늘날 우리 시대도. 이와 다르지 않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실제로 얼마나 많은 사람이. '답.정.너' 방식으로 살아가는가.
형식적으로 묻기는 묻지만. 이미 결론이 내려진 경우가 허다하다.
자기 입맛에 맞지 않으면. 그게 거짓이고.
자기 입맛/자기 생각에 맞으면. 그게 참이다.
그런 상황 속에서. 바른 말을 하기가 쉽지 않다.
아니. 충고/권면의 말을 해주어도. 듣지 않는 경우가 허다하다.
실제로. 권면이란 그런 것이 아닌가.
내 생각과 다른. 나의 입장과 다른 말이라 하더라도.
귀를 열고. 마음을 열고 듣는 것이. 대화의 첫번째 단계이지 않은가.
하지만. 내가 듣고 싶은 것만 듣고.
내 입장과/내 생각과 반하는 이야기를 들을 때면.
우리는 불편한 기색을 감추지 못한다.
아니. 얘기를 안 듣는 정도로 그치는 것이 아니라.
그 사람과 관계를 끊는 경우도 허다하다.
그러다보니. 오늘 우리 사회에. '답.정.너'가 심화되는 것 같다.
비슷한 사람들의 이야기만 듣고.
비슷한 사람들과 어울리다 보니. 확증편향이 심해지고.
결국. 자기 세계 안에 갇혀버리게 되는. 우를 범하는 것 같다.
그렇기에. 말씀을 읽으며. 두렵고 떨리는 마음을 갖게 된다.
"나는 어떨까?
나는 다른 사람의 이야기에. 얼마나 마음이 열려 있을까?
나는 나의 연약함을 알고. 다른 사람의 도움을 겸손히 구하고 있는가?
나는. 사랑 안에서. 진리를 말하며.
정말 책임지는 관계. 성숙한 관계로 나아가고 있는가?"
그런 측면에서. 나와 우리 공동체에.
'들음'의 은혜가 있기를 소원한다.
속히 듣고. 가려 듣고.
안 듣고. 피상적으로 듣고. 건너 듣는 삶을 살아가는 것이 아니라.
그 사람의 마음에 담겨있는.
진심을 듣고. 받아들이는 우리가 되길 기도한다.
더불어. 나와 우리 공동체 가운데.
'권면'의 은혜가 있길 소원한다.
진실을 숨기고 거짓을 말하며.
사람들의 마음을 사기 위해. 입에 발린 말을 하는 것이 아니라.
누구의 생각과 마음을 부추기는 말만 하는 것이 아니라.
사랑 안에서. 진리를 말하며.
말씀으로. 진리로. 서로를 세우고 권면하는 관계 되길 소원한다.
그래서. 우리 공동체 가운데.
하나님의 은혜가 흐르고. 하나님의 통치가 흐르길 기도한다.
주께서 오늘 하루.
나와 우리 공동체 가운데. 그런 은혜 허락해 주시길 간절히 소원하며.
오늘 하루를 겸손히 주께 의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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