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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20.09.01 :: 2020.09.01(화) 느 1:1-11

느 1:1-11

느헤미야는. 쉽게 말해서. 성공한 사람이었다.
페르시아(바벨론) 관리로서. 아닥사스다 왕의 인정을 받던. '술관원'이었으니.
그에게는 아무것도 부족한 것이 없었다.
먹고 싶은 것. 하고 싶은 것. 원하는 것이라면. 무엇이든 할 수 있었다.
힘도 있었고. 능력도 있었다. 미래 또한 밝았다.
얼마나 훌륭한/대단한 사람인가.

그렇다고. 그의 인생이 '승승장구/탄탄대로'를 걸어온 것은 아니였다.
그는. 이스라엘 사람으로서. 포로자 신분이었다.
그랬던 그가. 여기까지 올라오기 위해선. 온갖 수모와 고초를 겪어야 했을 것이다.
결코 쉽지 않은 인생길이었다.
하지만. 지금 그는 웃고 있다. 게임에서. 승리하였기 때문이다.
그래서. 지금 그는. 술관원의 자리에 올라있다.
모든 사람이 부러워하고. 모든 사람이 우러러보는. 그런 사람 말이다.


하지만 이것은. 어디까지나 겉으로 보이는 모습일 뿐.
느헤미야의 마음에는 깊은 근심. 한가지가 있었다.
그것은. '자기 조국. 자기 나라. 자기 형제/자매들에' 대한 것이었다.
"나는 이렇게 잘 먹고. 잘 살고 있는데.
내 조국. 내 나라 백성은 어떻게 살고 있을까?"
하는데서 찾아오는 고민이었다.

바로 그때. '하나니'를 통해. 예루살렘의 소식/형편에 관해 듣게 된다.
"사람들의 고생이 아주 심합니다. 업신 여김을 받고 있습니다.
예루살렘 성벽은 허물어지고. 성문은 다 불 탔습니다.
사람들은 갈 곳을 잃어버리고. 삶은 황폐해 졌습니다.
마음 둘 곳도 없습니다.
그들은. 절망과 슬픔에 사로잡혀 있고.
삶에 대한 소망과 기쁨 또한 잃어버렸습니다.
그들의 삶은. 불 타버렸습니다...(느 1:3)"

느헤미야는. 이 소식을 전해 듣고. 주저앉아 울 수밖에 없었다.
슬픔에 잠겨 금식하며. 기도하였다. 울며 또 울었다.
How long? 얼마 동안?
기슬르월에서. 니산월까지. 무려 4개월 동안. 그렇게 근심하며 울었다.
왜냐하면. 이스라엘 형제/자매들에게 대한 탄식과 연민이.
그의 가슴을 찔렀기 때문이다.

그래서. 느헤미야는 밤마다 잠못 이루며. 괴로운 밤을 보냈다.
사람들이 그토록 부러워했던. '술관원' 자리도. 거추장스럽게 느껴졌다.
오히려. '너 혼자 잘 먹고 잘 사니까. 좋냐?'는 사람들의 시선/수군거리는 소리 때문에.
그의 마음은 더욱 고통스러웠다.
느헤미야는 그렇게. 기슬로월에서 니산월까지.
4개월 동안/100일 여의 밤을. 눈물로 지내왔을 것이다.
눈물로 침상을 적시는. 그런 밤 말이다.


그런데. 이런 느헤미야의 모습이. 남 일처럼 느껴지지 않는다.
나의 지난 시간도 그러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우리 공동체는. 지난 1년 동안. '만신창이'가 되버렸다.
일련의 일들로 인해. 리더십은 모두 자리를 비우게 되었고.
그 일들로 인해. 사람들은 모두 고통을 받고. 쓰러졌다.
무엇 하나 해결된 것도 없었고. 올해는 설상가상. '코로나'까지 겹치게 되었다.
어디로 가야 할 지. 무엇을 해야 할 지. 우리는 길을 잃어버렸다.

간사로서의 자부심과 긍지 또한 땅에 떨어졌고.
삶에 대한 소망과 기쁨 또한 잃어버렸다.
우리는 그렇게. 1년 여의 시간을 보내왔다.
그야말로. '만신창이', '너덜너덜'해진 몸과 마음으로 말이다.

이런 상황 속에서. 나의 마음은 고통스럽고. 복잡하기만 하였다.
공동체를 생각할 때마다. 기도할 때마다. 마음이 무거웠다.
'혹시나 주님이 나를 부르시면 어떡하나?' 하는 걱정 때문에 말이다.

하지만. 솔직히 마주하고 싶진 않았다.
어떻게든 이 자리를 피하고 싶었다.
어떻게든 이 자리를 외면하고 싶었다.
그래서. 성경을 읽다가도. '느헤미야' 이야기가 나오면 성경을 덮어버리곤 했다.
왜? 어떤 내용이 기록되어 있는지 알기 때문이다.
혹시라도. 말씀을 보면서. 내 마음이 변할까봐 두려웠기 때문이다.
그래서. 애써 외면하고. 도망치려 하였다.
"나는 그런 사람이 아니라고. 나는 그럴 깜이 안 된다고.
나는 여기가 좋다고. 나는 여기서 해야 할 일이 있다고"
어떻게든 나를 정당화시키고. 지키려 하였다.

하지만. 그럴수록. 내 마음의 부담은 커져만 갔다.
그리고. 하나님은 나에게 계속 이렇게 물어보시는 것 같았다.
"재식아. 네가 안녕하다고 해서. 그게 괜찮은 거냐?
네가 안녕하고. 네 공동체가 안녕하다고 해서. 정말 괜찮은 거냐?
너 혼자 잘 먹고. 잘 사는 것이 아니라.
우리 모두가 함께. 잘 먹고 잘 살아야 하지 않겠냐?"

그래서. 할 말이 없었다.
하나님이 무엇을 원하시는지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길을 열어 놓기로 하였다.
하나님의 인도하심을 받기로 하였고. 하나님께 뜻을 묻기로 하였다.
결국. 대표 후보 가운데 한명으로 올라가게 되었고.
어제 저녁. 이사회의 공식 인가를 받게 되었다.
한국 IVF 신임대표로서. 막중한 역할과 책임을 받게 된 것이다.

그래서. 두렵고 떨리는 마음으로. 오늘을 살아간다.
밤마다 생각이 끊이지 않고. 계속해서 머리가 돌아간다.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지. 아무것도 모르겠다.
그저. 주님께 구하며. 주님의 도움을 구할 따름이다.

그리고. 오늘.
그렇게 마주하고 싶지 않았던. 느헤미야 이야기를 펴게 되었고.
주님이 나를 그 길로 부르시는 것 같다.
무너진 성벽을 재건하기 위해.
자신의 기득권을 내려놓고. 하나님과 함께 길을 나섰던.
그 느헤미야의 길을 따라서 말이다.

그래서. 이 아침. 하나님 앞에. 눈물로 기도할 뿐이다.

"하나님.
우리를 사랑하시며. 우리를 지키시며. 우리를 돌보시는 하나님 아버지.
이 시간. 눈물로 드리는. 우리의 기도를 들어 주시옵소서.
우리를 불쌍히 여겨 주시고. 우리를 외면하지 말아 주십시오.
우리의 지난 과오와 잘못을 용서하시고.
우리에게 새 날을 허락하여 주십시오.
탄식과 절망 가운데 놓여 있는. 우리를 잊어버리지 마시고.
주님의 사랑과 긍휼로서. 우리를 기억하여 주옵소서.
우리가 주님 앞에. 다시 엎드리며. 주님의 자비를 구하오니.
주님. 우리를 긍휼히 여겨 주시고. 우리를 새롭게 하여 주옵소서."

느헤미야의 기도 소리를 따라. 나도/우리도 무릎을 꿇는다.
주님이 우리를 어디로 부르실까? 주님이 무엇을 원하실까?
아직은 다 알 수는 없지만. 그저 정직히 이 길을 따라나설 뿐이다.
주님이 이끄시는 그 길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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