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4:13-16

대표를 내려놓고 난 다음. 나는 끊임없는 싸움을 하고 있다.
'나'와의 싸움이다.

어떤 때는. 지난 시간. 나의 삶과 사역을 인정받고 싶은 마음과 싸우기도 하고.
어떤 때는. 형제자매들과 얽힌 관계들을. 마음으로 풀고 용서하는 싸움을 싸우기도 한다.

그래서. 때때로. 마음에 작은 바람/파도가 일기도 한다.
인간이란 존재가. 이렇게 쉬이 잊혀지는가 싶다가도.
내가 뭐라고. 나를 자랑하고. 나를 기억해주길 바라나 싶기도 하다.
사람에 대한 환멸과 두려움으로 가득했던 마음이.
다시금 사람에 대한 그리움과 간절함으로 바뀌기도 하고.
참 재밌는(?) 일이다.

그렇게 나는. 새로운 출구를 찾아가고 있는 것 같다.
'대표'라는 자리에서. '대표'라는 직분을 내려놓고.
'대표'라는 짐과 멍에에 눌려있는 나의 모습이 아니라.
자연인 가운데 한 사람으로서. 나의 모습과 나의 색깔을 찾으며 말이다.


근데. 오늘 아침 말씀을 보는데. 솔로몬이 이렇게 이야기 한다.

"한 왕이 다스리는 수가. 셀 수 없이 많다 하여도.
그가 물러나면. 어느 누구도 그의 업적을 찬양하지 않으니.
왕으로서 통치하는 것도 헛되며. 바람을 잡으려는 것과 다를 바 없다."

참 슬픈 이야기이지 않은가.
그가. 아무리 많은 공을 세우고. 아무리 많은 업적을 세웠다 하더라도.
왕의 자리에서 물러나면. 아무도 그를 기억하지 않고. 헤아리지 않는다는 말이.
왜 이렇게 슬프게 들리고. 처량하게 들릴까.

하지만. 솔로몬은 그것을 알았던 것 같다.
아마도. 아버지 다윗의 말년을 보았기 때문인 것 같고.
레임덕에 빠져 있는 자신의 마지막을 보았기 때문인 것 같다.

세상 여러 군왕들의 흥망성쇠를 보면서.
사람들이 그때마다. 어떻게 반응하고. 대응하는지를 보면서.
인생의 헛헛함과 먹먹함을. 함께 기록한 것이 아닐까 싶다.


그런 측면에서. 삶이란. 끊임없는 자기와의 싸움이 아닐까 싶다.

사람들로부터 인정 받고 싶고.
사람들로부터 칭찬 받고 싶고.
끊임없이 자기 성을 쌓아올리려는 욕심을 내려놓고.
하나님의 인정과 칭찬을 구하는 삶.

손에 잡히지 않는. 세상 권세와 명예를 붙잡으려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칭찬과 인정을 구하며.
하나님 앞에 바르고 정직히 살아가는 것.
그것이 오늘 우리 인생에. 가장 중요한 것이며.
우리가 분명히 기억해야 할 진리가 아닐까 싶다.


그런 측면에서. 오늘 나의 삶이 그랬으면 좋겠다.

사람들의 기억과 환호 소리를 듣기 좋아하는 나에게.
그것이 오늘 우리 인생에. 중요한 것이 아님을 기억하며.
하나님의 칭찬과 인정을 구하는. 그런 나의 삶이 되었으면 좋겠다.

사람들이 우리를 잊어버리고. 기억하지 못한다 하더라도.
하나님은 우리를 잊지 않으시고. 영원히 기억하신다는.
그분의 말씀을 기억하면 좋겠고.

오늘 우리의 삶이.
눈에 보이지 않는. 헛된 바람과 안개를 잡기 위해. 요동치는 것이 아니라.
"이는 내 사랑하는 자요. 기뻐하는 자니라"라는.
주님의 부르심과. 주님의 뜻을 따라가는.
그런 내가 되고. 그런 우리 공동체 되었으면 좋겠다.


그래서인지. 오늘 아침 말씀을 보는데.
이 찬양의 고백이 계속 생각나는 것 같다.

"나를 아나요. 내가 어찌 보이나요.
이 밝은 웃음 뒤엔. 수많은 눈물이 있었단 걸. 그댄 아나요.

그리 쉽진 않았어요. 수많은 나날 견디고 견뎌내.
이렇게 서기까진. 큰 힘이 필요했죠.
오래 전부터 나의 이런 모습. 바라보고 계신 그 분 계시니.

온 세상 날 버려도. 주 예수 날 안 버려.
끝까지 나를 돌아보시니.
온 세상 날 몰라도. 주 예수는 아시니.
그 넓은 품에 날 안아주시니. 나의 친구.

아무도 모르는 풍경 속에서. 눈물과 땀 흘리며.
수고하는 당신을. 그 분은 다 아시죠.
오래 전부터 당신의 그 모습. 바라보고 계신 그 분 계시니.

온 세상 날 버려도. 주 예수 날 안 버려.
끝까지 나를 돌아보시니.
온 세상 날 몰라도. 주 예수는 아시니.
그 넓은 품에 날 안아주시니. 나의 구주"

오늘 하루. 우리의 삶을 기억하시고. 계수하시는.
하나님 앞에 우리의 삶을 온전히 의탁하며.
주님의 이름을 붙잡고. 오늘을 살아간다.

(feat. 온 세상 날 버려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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