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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21.11.20 :: 2021.11.20(토) 고전 3:1-9

고전 3:1-9

분파주의에 빠져있는 고린도 교회를 향해.
사도 바울은 이렇게 권면한다.

"아볼로는 무엇이고. 바울은 무엇입니까?
우리는. 주께서 맡기신 대로. 각각 일했을 뿐입니다.
나는 심었을 뿐이며. 아볼로는 물을 주었을 뿐이며.
여러분을. 자라게 하신 것은. 오직 하나님이십니다.
우리는 하나님의 동역자요. 그리스도 안에서 한 가족일 뿐입니다(5-9절)"


그런데.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사도 바울이. 고린도 교회를 향해. 이 말을 건낼 때.
'어떤 뉘앙스로. 어떤 어조'로 이 말을 건냈을까?

다그치는 말투로. 고린도 교회 성도들을 혼내듯이 이 말을 했을까?
아니면. 애타는 마음으로. 긍휼한 마음으로. 이 말을 하였을까?


사실. 직설적이고. 다혈질적인 사도 바울의 성향 상으로는.
'전자 - 다그치며. 따끔히 혼내듯이' 말했을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앞에 기록된 이야기를 보면.
'후자 - 부드럽고. 온유하며. 애타는 마음으로. 긍휼한 마음'으로.
이야기를 건냈을 것 같다.


실제로. 고린도전서 3장 1절을 보면. 이렇게 말하지 않는가?

"형제자매 여러분(시작부터 애절하게. 목놓아 말한다).
나는. 여러분에게 영에 속한 사람에게 하듯이 말할 수 없고.
육에 속한 사람. 곧.
그리스도 안에서. 어린 아이 같은 사람에게 말하듯이 하였습니다.

어찌 어린 아이에게. 단단한 음식을 먹일 수 있었겠습니까?
사실 제가 볼 때는. 지금도 여러분은 어린 아이와 같습니다.
그러니. 제가 어찌 여러분에게. 단단한 음식을 먹일 수 있겠습니까?"


후문맥을 보았을 때. 이 생각은. 더욱 분명해지는 것 같다.
고린도전서 4장 14절을 보면.

"내가 이런 말을 쓰는 것은. 여러분을 부끄럽게 하려는 것이 아니라.
나의 사랑하는 자녀들같이. 훈계하려는 것입니다.
그리스도 안에서. 여러분에게 일만 스승이 있을지 몰라도.
아버지는 여럿이 있을 수 없습니다.
내가.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복음으로. 여러분을 낳았으니.
나의 권함을 들어주십시오(고전 4:14-15)"


그런 측면에서. 사도 바울의 권면은.
"사랑 안에서. 진리를 말하는" 참된 권면이었다.

아비가. 사랑하는 아들에게 말하듯이.
진중하고. 진실하면서도. 따뜻하고. 온유한 마음으로.
고린도교회를 향해. 권면하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사도 바울이. 오늘 우리에게 이렇게 말하는 것 같다.
"여러분. 여러분도. 양무리를 돌보신다면.
저와 같이 하기를 바랍니다…"

사실. 우리가. 누군가와 대화를 할 때면.
특히. 상대방의 의견과 나의 의견이 충돌할 때면.
우리는. '논리로' 상대방을 설득하려 한다.

물론. 어떤 면에서는. 그것이 필요하다.
잘못된 것을 바로잡고. 아닌 것을 맞다고 할 수는 없는 것이다.

하지만. 논리 싸움에서 이긴다고 해서.
상대방이 나의 말을 듣는 것은 아니다.
도리어. 싸움에선 이겼지만. 전쟁에선 지는 경우가 허다하다.

내가 이 말을 했던 이유가.
그 사람을 얻고. 그 사람을 돕고자 한 것인데.
그 사람이 이미. 마음이 상해. 집으로 가버리면.
싸움에서 이긴들. 그게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그렇기에. '논리/논지' 만큼 중요한 것이.
'태도/뉘앙스/어조'다.

상대방을 비난하고. 조롱하고. 멸시하는 것이 아니라.
그를 세우고. 그를 존중하며.
그의 이야기를 귀담아 들어주며. 그를 진실하게 대할 때.
비로소. 그 때. 대화가 시작되게 되는 것이다.


그런 측면에서. 오늘 나에게. 이 마음이 필요하다.

사랑 안에서. 진리를 말할 수 있는. 온유함과 지혜.
한 사람을 마음 다해 사랑하는. 자비.
하나님의 눈으로. 그를 긍휼히 여기는 마음.
하나님 안에. 굳건히 뿌리를 내리고.
주님 안에서. 담대히. 진실하게 살아가는 삶.


바라기는. 오늘 나와 우리 공동체가.
주님 안에서. 이 마음을 배우고. 따르길 소원한다.

사도 바울이. 자신의 인격의 모남과 한계를 극복하고.
그리스도 안에서. 성숙한 삶의 열매를 맺었듯이.

오늘 나와 우리 공동체도.
주님 안에서. 우리의 연약함과 한계를 벗어던지고.
그리스도 안에서. 깊어지고. 성숙해가길 소원한다.

오늘 하루. 주께서 우리 모두에게. 이 마음 주시길 소원하며.
오늘을 주께 의탁한다.

posted by The Sabbat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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