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eborgenheit

눅 9:37-50

예수께서. 세상을 떠나 아버지께로 다시 돌아가야 할 때가 이르자.
그의 마음 가운데 심적 갈등이 일어나기 시작했다.

분명 내가 떠나야. 성령께서 임하시게 되고.
분명 내가 십자가에 죽어야. 그래야 이 땅 가운데 하나님의 구원/생명이 임하게 되는데.
남겨진 백성/제자들을 생각하니. 걱정이 구만리다.

"얘네들이 언제쯤 하나님 앞에 독립할까 싶고.
얘네들이 언제쯤 스스로 살아갈까 싶다"

실제로 오늘 본문에서도. 예수께서 산에서 내려오자.
제자들이 간질병으로 고생하는 아이를 고치지 못해서.
이리저리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
이를 두고 예수님이 이렇게 말씀하신다.
"믿음이 없고 패역한 세대여. 내가 얼마나 너희와 함께 있으며.
내가 얼마나 너희를 참으리요"

물론 예수님의 말씀이 조금 거칠긴 하지만.
그 가운데는. 예수님의 여러 감정이 함께 묻어있다.
십자가를 눈 앞에 둔. 당신의 고통과.
제자들을 두고 떠나가야 하는. 당신의 슬픔과.
내가 떠나야 이 땅 가운데 하나님 나라가 임한다는. 막중한 책임과.
여러 생각과 고민이 있기 때문에.
우리 주님이 이렇게 말씀하신 것이다.

오늘 본문 44절에 나오는 말씀도 마찬가지다.
주께서 간질병 환자를 고치고 난 다음. 아버지에게 그 아이를 도로 주시는데.
이 일을 보고 사람들이 이렇게 말한다. "우와! 따봉!"

그런데 이 일에 대해 우리 주님이 이렇게 말씀하신다.
"지금은 기뻐할 때가 아니라. 지금은 슬퍼할 때다.
인자가 장차 사람들의 손에 넘겨지리니. 너희는 이 말을 귀에 담아 두어라(44절)"

갑자기 급정색하시며. 돌변하시는 예수님을 보면서.
사람들은 그 말의 뜻이 무엇인지 묻기도 두려워했는데.
이것이 오늘 우리 주님의 마음 가운데 있는. 여러 생각과 복잡한 마음이다.

"분명 내가 떠나야. 제자들이 자라고 성장하게 될 텐데.
이 친구들이 앞으로 이 일을 잘 감당할 수 있을까?"
예수님의 마음 가운데. 제자들을 향한 믿음과 신뢰. 소망의 마음도 있었지만.
이들이 누구보다 약하고 어리석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인간적인 생각으론. 불안함과 두려움도 있지 않았을까 싶다.

그래서 우리 주님이. 유월절 만찬에서. 하나님 앞에 그 긴긴 기도를 드리는데.
오늘 이것이 우리를 향한. 하나님의 마음이 아닐까 싶다.
"믿고 신뢰하기에. 그래서 이들을 당신의 제자로 불렀지만.
걱정되고 염려되기에. 그래서 하나님 앞에 기도할 수밖에 없는 마음"
이것이 오늘 우리 주님의 마음이고.
이것이 오늘 우리의 마음인 것이다.


실제로 자녀들을 키우며.
이제는 스스로 독립/스스로 서야할 때가 다가오고 있는데.
그때마다 두 마음이 함께 교차하는 것 같다.
지금까지 잘 커줘서 고마운 마음과.
앞으로 그들에게 주어진 험난한 세상 가운데. 이 녀석들이 앞으로 어떻게 살아갈까.

그래서 하나님 앞에 기도하고. 또 간구할 따름이다.
주께서 이 아이들을 불쌍히 여겨주시고 돌봐주시길 간구하며.
오늘 우리의 걱정과 염려. 근심과 불안 또한.
주께서 긍휼히 여겨주시고. 주께서 긍휼히 돌봐주시길 간구할 따름이다.

오늘 우리의 생명이 하나님께로부터 와서. 하나님께로 돌아감을 기억하게 해주시고.
주께서 이들의 영원한 주관자되시고. 주께서 이들의 영원한 생명되시니.
주께서 이들의 인생을 돌봐주시고. 주께서 이들의 인생을 살펴주시길 간절히 소망할 따름이다.


그렇기에. 이 아침. 하나님 앞에 나아가.
하나님 앞에 이 찬양의 고백을 올려드리길 원한다.

"주 안에 있는 나에게 딴 근심 있으랴.
십자가 밑에 나아가 내 짐을 풀었네.
주님을 찬송하면서. 할렐루야 할렐루야.
내 앞 길 멀고 험해도. 나 주님만 따라가리"

오늘 하루 주께서 우리 가운데.
당신의 사랑과 당신의 자비 베풀어 주시길 간절히 소망하며.
오늘 하루를 겸손히 주께 의탁하여 드리길 원한다.

(feat. 주 안에 있는 나에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