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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25.03.22 :: 2025.03.23(주일) 눅 14:15-24

눅 14:15-24

예수님이 비유를 들어 말씀하신다.
"하나님 나라는. 큰 잔치와 같으니.
사람들이 이 곳에 와서. 먹고 마시고 즐기기를 바란다"

하지만 이 일에. 사람들이 선뜻 응하지 않는다.
다들 제각기. 여러 이유를 둘러댄다.
"어떤 사람은. 나는 밭을 샀으니. 아무래도 나가봐야 하겠다"고 말하며.
"어떤 사람은. 소 다섯 겨리를 샀으니. 시험하러 가야겠다"고 말한다.
"어떤 사람은. 나는 장가 들었으니. 새 색시에게나 가봐야겠다"고 말하며.
제 각기 다른 이유들도. 그 자리를 마다하며. 떠나가기 일쑤다.

그러니. 잔치를 베푼 사람 입장에서는.
얼마나 속이 쓰리고. 아리겠는가.
이 사람들을 생각해서. 기쁨으로 잔치를 열었는데.
아무도 이 일에 응하지 않고.
다 같이 한 마음으로. 일치하여 사양하고 있으니(18절).
이 사람 입장에선. 정말 속이 쓰리고 아렸을 것 같다.

그래서. 종들에게 명하여.
거리로 나가. 가난한 자들과 몸이 불편한 자들과. 맹인들과 저는 자들을 데리고 오라고 하는데.
이들은 기쁨으로 그 자리에 참여하고자 한다.
"이게 왠 떡이냐" 하는 마음으로 잔치에 참여하였을 것이며.
잔치에 초대해준 주인에게 감사한 마음과 고마운 마음을 가졌을 것이다.

그래서 주인이 말하기를.
"내가 전에 청하였던 사람들은. 하나도 내 잔치를 맛보지 못하리라"고 하는데.
이 안에는. 주인의 복잡다단한 마음이 함께 포함되어 있다.
나를 엿먹인(?) 사람들에 대한. 애증과 분노가 함께 담겨 있으며.
그들을 향한 안타까움과 눈물의 마음도 함께 담겨 있다.
"왜 이들은 내 잔치를 거절하는가"에 대한 슬픔도 담겨 있을 것이며.
"언젠가 그들도. 이 잔치 가운데 참여하기를 바라는"
소망과 긍휼의 마음 또한 함께 담겨 있을 것이다.


그래서 주인은 씁씁한 마음으로 잔치에 참여한 사람들을 바라보는데.
어쩌면 이 마음이. 오늘 이 땅을 살아가는 많은 이들의 마음이 아닐까 싶다.

실제로. 부모가 자식에게 밥을 먹이기 위해서.
아침마다 일어나서. 지극 정성으로 아침 식사를 준비하지만.
그 식사가 자녀들에게. 무시 당하고 외면당할 때가 얼마나 많은가.
"왜 아침부터 나를 깨우고 난리"나며. 타박당할 때도 더러 있으며.
"왜 내가 좋아하는 반찬은 없고. 이런 반찬만 있냐"며. 투정부릴 때도 더러 있는 것 같다.

그래서 아이의 볼멘소리를 들으며.
부모의 속은 시커멓게 타들어 가는데.
이것이 오늘 이 땅을 향한. 우리 하나님의 마음이다.

오늘 내 마음도 그렇다.
매주 설교를 준비하며. 성도들에게 좋은 밥을 먹이기 위해.
기쁨으로 성찬의 식탁을 준비하지만.
때로는 이 식사가. 사람들에게 외면당하고 무시(?)당할 때도 더러 있다.

어떤 친구들은 설교를 귓등으로 듣지 않고.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리는 친구도 있으며.
어떤 친구는. 졸린 눈을 비비며. 의무감에 당위감으로 예배에 참석하는 이들도 있다.

그래서 나는. 좋은 마음으로. 갓지은 쌀밥을. 아이들 입에 넣어주려고 하지만.
때로는 입도 벌리지 않고. 눈도 마주치지 않는 아이들을 보면.
내가 이 아이들과 언제까지 실랑이를 벌려야 하나 하는. 자괴감이 들때도 있으며.
때로는 짓밟힌 나의 인격과 자존심을 바라보며.
속상하고. 마음이 쓰라린 경험을 할 때도 더러 있는 것 같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쁨으로 밥을 아이들을 먹는 아이들을 생각하면.
언제 그랬냐는듯이. 또 기쁨으로 밥을 짓는 나의 모습을 발견하게 되기도 한다.

'한 사람이라도' 기쁨으로 밥을 먹는다면.
그 아이를 위해서라도. 나는 언제든지 기쁨으로 밥을 다시 지을 것이며.
'한 사람이라도' 기쁨으로/소망으로 그 자리 가운데 나아오는 사람이 있다면.
오늘 우리는 언제든지 기쁨으로. 그 아이를 맞이하고.
즐거움 가운데 그 아이를 섬기는 것이다.


그래서 우리는. 오늘도 아침 일찍 밥을 짓기 위해. 부엌으로 들어서는데.
오늘 이 마음이. 나의 마음 가운데 온전히 자리잡기를 간절히 소망한다.

"너희가 피곤하여 낙심치 않기 위하여.
죄인들의 이같이 자기에게 거역한 일을 참으신 자를 생각하라(히 12:3)"는 말씀처럼.
오늘 나와 우리 공동체가. 예수 그리스도의 오래 참으심과 그분의 인내를 생각하는.
그런 나와 우리 공동체 되었으면 좋겠고.

오늘 나와 우리 공동체가.
예수 그리스도의 걸으심과 그분의 길을 생각하며.
감사함으로 이 길을 걸어가며. 끝까지 이 길을 달려가는.
그런 우리 공동체. 그런 나의 삶 되었으면 좋겠다.

그렇기에. 이 아침 하나님 앞에 나아가며.
이 찬양의 고백으로 주님 앞에 서길 원한다.

"모든 능력과 모든 권세. 모든 것 위에 뛰어나신 주님.
세상이 측량할 수 없는 지혜로. 모든 만물 창조하셨네.
모든 나라와 모든 보좌. 이 세상 모든 경이로움보다.
이 세상 모든 값진 보물보다. 더욱 귀하신 나의 주님.

십자가 고통 당하사. 버림 받고 외면 당하셨네.
짓밟힌 장미꽃처럼. 나를 위해 죽으셨네. 나의 주"

"자존심의 꽃이 떨어져야. 인격의 열매가 맺힌다"는.
김창옥 선생님의 말씀처럼.
오늘 나와 우리 공동체가. 우리 주님의 모습을 닮아가는.
그런 하루 되길 소망하며.

오늘 나와 우리 공동체는.
우리 주님의 잔치에. 참여하길 지체하지 않고. 마다하지 않는.
그런 우리 공동체. 그런 나의 삶 되길 간절히 소망하며.
오늘 하루를 겸손히 주께 의탁한다.

(feat. 모든 나라와 모든 권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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